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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들 - 틱낫한, 너는 이미 기적이다 2022.11.16 수요일 아침 베를린 기적들 (틱낫한) 우리 주변에서 온갖 기적들로 생명이 피어난다. 물 한 그릇, 햇살 한 줄기, 나뭇잎 한 장, 애벌레, 꽃, 웃음, 빗방울 소리. 깨어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기적을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숱한 기적들의 총합이다. 가지각색 모양과 색깔을 보는 눈, 벌의 잉잉거리는 소리와 천둥소리를 듣는 귀, 온 우주와 티끌 하나를 아울러 궁리하는 뇌, 모든 생명체들의 맥박과 함께 같은 리듬으로 두근거리는 심장. 일상의 고된 일과로 피곤하고 낙심해 있을 때는 이런 기적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그것들은 늘 거기 그렇게 있다. - 너는 이미 기적이다 (틱낫한 지음, 이현주 옮김. 불광출판사) 아침에 읽는 책. 오늘이 세 번째 날이다. 오늘 하루를 선물.. 2022. 11. 16.
무청나물 성공! 2022.11.14 월 오후 베를린 오늘 점심 때 무청나물을 만들었다. 데친 무청에 된장, 참기름, 꿀을 넣었다. 지난 토요일에 무를 샀을 때 무청이 많았다. 무청을 데친 다음 된장과 참기름과 꿀을 넣고 무쳤다. 작년에 엄마가 해주시던 나물 맛과 비슷해서 기분 좋게 먹었다. 작년에 반 년 동안 한국 부모님집에서 지낼 때, 엄마는 다양한 나물을 만들어주셨다. 아버지가 나물을 좋아하셔서 어머니께서 나물을 자주 만드신다. 부모님은 작은 텃밭을 즐겁게 가꾸신다. 텃밭에서 자란 가지, 부추, 깻잎, 무, 배추, 상추로 어머니는 나물을 만드신다. 뒷산에서 따온 고사리와 죽순으로도! 나는 독일에 돌아와서 나물이 그리웠는데 오늘 만들어보니 어렵지 않다. 나물에 된장을 많이 넣은 것인지 조금 짰지만 처음 한 나물 치고는.. 2022. 11. 14.
노트북을 못 쓴다 2022년 11월 12일 토요일 저녁 베를린 노트북을 일주일째 못 쓰고 있다. 포럼에서 노트북 충전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숙소였던 호텔에 물어보았고 포럼 장소였던 연방 국회 건물에도 문의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포럼 담당자가 포럼이 열렸던 회의실에 직접 가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단다. 나는 노트북 충전기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내게 일주일 시간을 주기로 했다. 최선을 다해 찾아보고 안 되면 사기로 했다. 충전기를 잃어버렸을 때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충전기에 내 연락처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 나는 물건을 잘 잃어버려서 물건에 이름을 써둔다. 하지만 노트북 충전기에는 연락처 스티커를 붙여두지 않았다. 정품으로 맥북 충전기를 다시 사려면 사면 10만원 정도 할 것이다. 예상 못한 지출이라 마.. 2022. 11. 13.
목요일 - 아무것도 안 하는 날,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 2022년 10월 9일 목요일 베를린 일요일에 포럼이 끝나고 월, 화, 수 연속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과 일정이 있었다. 오늘은 꼭 쉬기로 했다. 목요일은 쉬는 날로! :)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 감을 깎아서 먹었다. 점심으로는 어제 사온 초밥 롤과 P 선생님께 선물 받은 김치를 먹었다.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오후에는 유튜브에서 ‘강형욱의 캐스트 쇼’를 보고 있다. 가수 크러쉬와 함께 사는 강아지 두부와 로즈가 나온다. 창밖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다닌다. 행복한 순간이다. ——- 맛있는 김치를 선물해주신 P 선생님 이야기 어제는 베를린 한국독립영화제에 다녀왔다. 지난달 베를린을 걸으며 바빌론(Babylon)이라는 멋진 영화관을 발견했다. 꼭 영화를 보러 오기로 생각하고는 잊고 있었다. 지난.. 2022. 11. 11.
한독주니어포럼 4 - 내가 만난 사람들 2022년 11월 6일 저녁 베를린한독주니어포럼 12일 차오늘은 포럼 마지막 날이었다. 같은 조 친구들끼리 아침 식사를 했다. 우리 조 친구들 말고도 포럼 참가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작별 인사를 했다. 나중에 또 만나자고 말했다. 대부분 참가자는 오전 10시에 체크아웃을 하며 떠났다. 나는 비행시간이 늦은 친구와 카페로 가서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한 시간 동안 즐겁고 깊고 진지한 이야기를 했다. 11시 즈음에는 다른 친구 둘이 와서 대화를 이어갔다. 12일 동안 포럼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 식사하러 가는 버스 옆자리에 앉은 사람, 독일 외무부 세미나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통로를 사이에 두고 앉은 사람, 주니어•시니어 .. 2022. 11. 7.
한독주니어포럼 3 - 오늘 하루 기억에 남는 순간 2022년 10월 30일 밤 10시 베를린 한독주니어포럼 사전세미나 5일 차1. 오전에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 갔다. 베를린 장벽에 그림을 그린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작가를 직접 만나다니! 정말 신기했다. 이스트 갤러리 뒤쪽 강가를 하늘이와 함께 걸었다. 친구 하늘이에게 괴팅엔 블로그를 소개해주었다. 하늘이도 괴팅엔 아시아마트 알리만을 알고 있었다. 괴팅엔에서 라면이 가장 싼 가게! 팽이버섯이 단 돈 1유로인 곳! (지금은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3년 전 가격이다.) 오랜만에 괴팅엔 추억을 나누어 즐거웠다. 2. 베를린에서 포츠담으로 가는 길. 옆에 앉은 브릴레와 대화했다. 나의 상처를 마주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했다. 각자 다른 시기에 이 과정을 겪게 되는데 브릴레와 나는 비.. 2022. 10. 31.
한독주니어포럼 2 - 오늘 하루 기억에 남는 순간 2022.10.28 금요일 밤 11:57분 베를린 한독주니어포럼 사전 세미나 3일 차. 오늘도 어제처럼 하루가 슝 지나갔다. 어제 잠들기 전에 일기를 쓰고 잠들고 싶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했다. 지금도 무지 피곤하다. 하지만 오늘 인상 깊었던 일 3가지만 작성하고 잠들겠다. 1. 포럼에서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난다. 저녁 먹으러 가는 버스에서 옆에 앉은 친구와 이야기했다.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블로그에는 내가 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쓰겠다. 친구에게 말하지 않고 친구가 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둘 다 책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나는 에세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삶을 이야기하는 글을 즐겨 읽는다고. 일상 이야기도 즐겨 읽고,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 2022. 10. 29.
한독주니어포럼 1 - 늦으면 뭐 어때! 2022년 10월 26일 밤 11시 베를린 두 번째 한독주니어포럼 2022두 번째 참가하는 한독주니어포럼이다. 오늘 느끼고 생각한 것은 오늘 가장 생생하니까 일기를 쓰고 잠드려 한다. 지금은 밤 11시. 내 옆에는 방을 같이 쓰는 친구 E가 잠들어있다. 나는 작년에도 한독주니어포럼에 참가했다. 작년에는 서울에서 열렸고 이번 해에는 베를린에서 열린다. 이번 해는 한독포럼 20주년이다. 주니어포럼은 10주년이다. 한독포럼은 시니어포럼,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하는 포럼이다. 주니어포럼은 한국과 독일의 젊은 사람들이 의견을 나누는 포럼이다. 한독포럼과 한독주니어포럼에서는 한국과 독일의 정치, 경제, 사회를 주제로 토론이 이어진다. 한독주니어포럼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나는 음악을 공부하다가 사회학을 공부하게.. 2022. 10. 27.
느린 사람 - 나답게 살기 2022년 10월 19일 저녁 베를린 나는 느리다. 무엇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느리다고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 고심하여 내린 결정은 후회가 적다. 느리게 배우지만 시간과 정성을 들인 덕분에 진짜 내 것이 된다. 빠른 성장이 미덕인 사회에서 나는 내 느린 속도를 부끄럽게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느려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게 나니까. 있는 그대로의 나도 참 괜찮으니까. 느리게 가면 좋은 점이 많다. 쉬엄쉬엄 가다 보면 꾸준히 갈 수 있다. 하늘을 보고 꽃을 보고 귀여운 아기 참새도 보며 걸으니 웃을 일이 많다. 결정을 내릴 때 충분히 생각하니 내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내가 느리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내 사정을 설.. 2022. 10. 20.
살아 숨쉬는 SOEP (das Sozio-oekonomische Panel) 2022년 10월 18일 저녁 베를린 신나는 이야기를 하나 하고 자야겠다. 나는 사회학 석사 과정에 있다. 겨울학기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개강 둘째 날이고 SOEP 수업이 있었다. SOEP은 독일의 패널 조사이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에게 하는 설문조사다. 설문지, 전화 인터뷰, 이메일, 사이트에서 설문에 답할 수 있다. 같은 사람이 답한다. 예를 들어 내가 패널 설문조사에 답한다면,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 … 2022년 동안 계속 답하는 것이다. SOEP은 독일어로 das Sozio-oekonomische Panel, 영어로 the German Socio-Economic Panel이라 한다. 독일어 설명: Das Sozio-oekonomische Pane.. 2022. 10. 19.
[내향인으로 일하는 법] 독서카드 ::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1) 2022.10.15 새벽4-5시 베를린 요즘 산책하며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생각한다. 밥벌이에 대해 말이다. 나는 느리게 성장하고 싶다. 꾸준하게. 나는 외향적이지만 내향적인 면도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독립적인 면도 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편안하고 행복한지 생각해본다.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부터 방향을 잡고 가다 보면 언젠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맞는 환경에서 하고 있지 않을까? 반가운 책을 발견해 기록한다. 내향적인 사람이 일하는 법에 대한 책이다. 처음으로 보는 주제였다. 내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독서카드 ::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모라 애런스-밀리 나는 지난 10년 동안 집에 있기를 .. 2022. 10. 15.
동생이 나보고 가식적이라고 했다 2022년 10월 5일 목요일 저녁 베를린 동생과 나는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다. 동생이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는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며 타지로 떠났다. 그 이후로 계속 떨어져 살았다. 나는 동생이랑 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동생은 나랑 산 기억이 거의 없단다. 너무 어려서 생각이 잘 안 난다고 했다. 우리는 10년을 따로 살았다. 동생은 군대 가기 전 독일에 사는 우리집에 놀러왔다. 3주 동안 동생과 나는 둘이서 유럽 여행을 했다. 여행하며 서로를 새롭게 알아갔다. 여행 마지막에 싸웠다. 10년 동안 따로 살다보니 우리는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 군대에 다녀와서 동생은 독일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우리는 자주 만나고 대화하다 보니 친해졌다. 동생이 말했다. 동생: 나는 처음에 누나가 너무 가식적.. 2022.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