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Alltag/베를린 순례길 Berliner Jakobsweg20 순례길 - 모두가 필연적이었다 2021년 8월 7일 토요일 오전 카페 in B 스페인, 베를린, 한국 순례길 아침 일찍 등산을 다녀와 샤워하고 선풍기에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걷기'를 검색하다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었는데 알고 보니 순례길 책이었다. 나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카페로 왔다. 누군가는 순례길을 인생의 버킷 리스트로 생각한다. 누군가는 매해 스페인 순례길로 떠난다. 누군가는 순례길 위에 산다. 나에게 순례길은 이별과 실패를 경험하고 떠나는 곳이다. 이별이 이별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기 위해 걷는다. 나는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나는 사랑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며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2021. 8. 7. 베를린 순례길 - 아, 나 책 쓴다고 했었지! 부랴부랴 8편의 글을 모았다 2021년 4월 30일 금요일 저녁 4월의 마지막 날 금요일인 오늘 베를린 순례길을 걸었다. 평소에는 주말에 순례길을 걷는다. 어제부터 주중에도 걷기 시작했다.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을 때는 걷는 게 최고다. 순례길을 걸으면 내 인생의 방향을 떠올리게 된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려놓을 것은 무엇인지. 나는 9개월 전 매뉴얼을 만들어놓았다. 고민이 있거나 실패를 했을 때 무조건 순례길로 오기로. 순례길이라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집 앞에서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길이다. 오늘은 작년에 순례길에서 녹음했던 일기를 들으며 걸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그때도 했더라. 고민의 성격은 달랐지만 본질은 같았다. 오늘 나의 결론은 '고민할 수 있어 좋다. 베를린 순례길을 처음 걸었.. 2021. 5. 1. 책 쓰기 -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2021년 3월 28일 나는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 재능 덕분에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더 큰 장점이 있다. 삶의 여정에 의미를 부여하며 즐겁게 그 길을 간다는 것. 지난주에 책을 쓰는 모임에 등록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었다. 2021년 4월 1일부터 5개월 동안 매주 두 편씩 글을 써서 한 권의 책을 완성할 계획이다. 책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는 지난 5년간의 내적 성장기이다. 순례길을 처음 걸었던 2015년과 두 번째로 길을 시작한 2020년 사이 이야기이다. 5년 동안 내 삶에는 여러 변화가 있었다. 어렵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내 안의 반짝이는 별들을 발견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나의 길을 담담.. 2021. 5. 1. 베를린 순례길 :: 또 다시 실패할 나에게 - 9개월 전 편지 2021년 4월 29일 목요일 순례길 걸은 시간: 11-17시 오늘 베를린 순례길을 걸었다. 아침 루틴을 할 때 순례길에 가야할 것 같았다. 마침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어머니와 통화하고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배낭 없이 가볍게 나왔다. 열쇠, 마스크, 핸드폰, 장갑, 모자, 목도리, 작은 우산만 챙겼다. 작년 11월에 이사 온 집에서 작년 7월에 시작한 순례길 시작점까지 걸었다. 9개월 전의 나를 만났다. 실패에 마음 아파 그 길을 시작했던 9개월 전의 내가. 순례길을 걸으며 내가 그동안 순례길에서 남긴 음성 메모를 들었다. 그중 하나가 '또다시 실패할 나에게'였다. 9개월 전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였다. 오늘의 나에게. 9개월 전 나는 실패에 마음이 너무 쓰라렸다. 순례길 3일 차.. 2021. 4. 30. 베를린 순례길 -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일상으로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저녁 (22:00-00:20) 오늘은 토요일이다. 주말은 순례길을 걷는 날이다. 산책을 하러 갔다가 순례길을 걷고 왔다. 베를린에서 시작하는 순례길을 짧게 소개해본다. 2020년 7월 나는 학업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혼자 시무룩하게 집에 있고 싶지 않아서 걷기 시작했다. 항상 다시 가보고 싶었던 순례길을 집 앞에서 시작했다. 5개월 동안 주말마다 걸었다. 주중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과제를 했다. 주말 아침에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그 전날 혹은 전주에 도착한 도시에서 순례길을 시작했다. 하루에 5-20km 걷고 싶은 만큼 걸었다. 11월이 되자 날이 추워져 순례길을 이틀에서 하루로 줄였다. 11월 말에는 시작 도시가 너무 멀어졌다. 도착 도시까지 2-3시간이 걸렸다. 집에서 .. 2021. 3. 21. 클럽하우스 독일 순례길 모임 - 순례길 다큐, 스위스 독일어, 지도와 앱 2021년 3월 17일 저녁 베를린 클럽하우스에 독일어로 진행되는 순례길 모임이 있다. S와 P가 정기적으로 여는 방이다. 오늘 방에 들어온 B의 프로필을 보니 유튜브 영상 소개가 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순례길 검색을 하며 발견했던 영상이었다. 오! 유튜버를 클럽하우스에서 만나다니! 독일 순례길 모임(Stammtisch)에서는 주로 정보를 공유한다. 코로나 이후 순례길 알베르게가 열렸는지, 갈리시아 여행 정보는 어떤지. 3주 전 처음으로 독일 순례길 모임에 참가했을 때 나는 긴장을 했다. 각 잡고 앉아서 앱을 들었다. 오늘은 침대에 앉아 블로그를 켜 놓고 편하게 듣는다. 순례길 방 대화에 집중을 안 하고 있다가 "질문이 뭐였지?" 묻는 여유도 생겼다. 오늘 모임에는 스위스 사람이 둘이나 들어와 스위스 .. 2021. 3. 1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