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순례길15

1년 전 심은 작은 씨앗 - 법 공부 2021년 8월 16일 저녁 6시 우리 집 거실 순례길과 법 공부 1년 전 나는 학업에서 실패를 겪고 베를린 순례길을 시작했다. 길을 걸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았다. 내 손에 쥐어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 오히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떠오른 게 법 공부였다. 독일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며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는 법학이었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에이, 내가 어떻게 법학을 공부해.' 하고 말았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법 공부가 다시 떠올랐다. 순례길에서 돌아와 로스쿨을 검색해보았다. 한국 로스쿨과 미국 로스쿨은 너무 멀게 느껴졌고 유럽의 이웃 나라 로스쿨은 준비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독일에는 로스쿨이 없으니까. 네덜란드 로스쿨을 알아보았다. 어떤 전공이.. 2021. 8. 16.
순례길 - 모두가 필연적이었다 2021년 8월 7일 토요일 오전 카페 in B 스페인, 베를린, 한국 순례길 아침 일찍 등산을 다녀와 샤워하고 선풍기에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걷기'를 검색하다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었는데 알고 보니 순례길 책이었다. 나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카페로 왔다. 누군가는 순례길을 인생의 버킷 리스트로 생각한다. 누군가는 매해 스페인 순례길로 떠난다. 누군가는 순례길 위에 산다. 나에게 순례길은 이별과 실패를 경험하고 떠나는 곳이다. 이별이 이별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기 위해 걷는다. 나는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나는 사랑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며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2021. 8. 7.
베를린 순례길 :: 또 다시 실패할 나에게 - 9개월 전 편지 2021년 4월 29일 목요일 순례길 걸은 시간: 11-17시 오늘 베를린 순례길을 걸었다. 아침 루틴을 할 때 순례길에 가야할 것 같았다. 마침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어머니와 통화하고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배낭 없이 가볍게 나왔다. 열쇠, 마스크, 핸드폰, 장갑, 모자, 목도리, 작은 우산만 챙겼다. 작년 11월에 이사 온 집에서 작년 7월에 시작한 순례길 시작점까지 걸었다. 9개월 전의 나를 만났다. 실패에 마음 아파 그 길을 시작했던 9개월 전의 내가. 순례길을 걸으며 내가 그동안 순례길에서 남긴 음성 메모를 들었다. 그중 하나가 '또다시 실패할 나에게'였다. 9개월 전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였다. 오늘의 나에게. 9개월 전 나는 실패에 마음이 너무 쓰라렸다. 순례길 3일 차.. 2021. 4. 30.
베를린 순례길 -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일상으로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저녁 (22:00-00:20) 오늘은 토요일이다. 주말은 순례길을 걷는 날이다. 산책을 하러 갔다가 순례길을 걷고 왔다. 베를린에서 시작하는 순례길을 짧게 소개해본다. 2020년 7월 나는 학업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혼자 시무룩하게 집에 있고 싶지 않아서 걷기 시작했다. 항상 다시 가보고 싶었던 순례길을 집 앞에서 시작했다. 5개월 동안 주말마다 걸었다. 주중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과제를 했다. 주말 아침에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그 전날 혹은 전주에 도착한 도시에서 순례길을 시작했다. 하루에 5-20km 걷고 싶은 만큼 걸었다. 11월이 되자 날이 추워져 순례길을 이틀에서 하루로 줄였다. 11월 말에는 시작 도시가 너무 멀어졌다. 도착 도시까지 2-3시간이 걸렸다. 집에서 .. 2021. 3. 21.
아빠, 오늘 아빠랑 통화해서 정말 좋았어 2021년 2월 22일 화요일 밤 아빠는 내가 어떤 사람 만나면 좋겠어? 나: 아빠는 내가 어떤 사람 만나면 좋겠어?" 아빠:.... 나는 아버지가 이런 대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아버지에게는 예시가 필요했다. 나: 그러니까 지난번에 OOO 선생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더라고. 일상을 함께 할 때 편한 사람을 만나면 좋다고. 같이 장을 보고, 거실에 앉아 책을 볼 때 편안한 사람. 아빠: 가치관도 비슷하면 좋겠지? 서로에게 솔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을 만나도 함께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 아버지는 인생을 함께하면 좋은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해주셨다. 내가 어릴 적 들어 본 이야기였다. 아빠와 통화를 끝내고 든 생각. 아! 아빠는 연애를 한 번만 했지. 그것도 소개팅을 통해 .. 2021. 2. 23.
클럽하우스 후기 4 - 처음 만든 방, 도보여행과 순례길. 설레고 벅찼다. 2021년 2월 21일 일요일 저녁 6시 순례길 방 세션이 끝났을 때 벅찬 감정이 올라왔다. 가슴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대화하며 정말로 즐거웠다. Moderator로 진행을 해준 레이다에게 고마웠다. 레이다는 따뜻하고 침착하게 대화를 이끌었다. 함께 해준 다른 친구들에게도 참 고마웠다. 클럽하우스 - 도보여행과 순례길 방 오늘 아침 9시 클럽하우스에서 순례길 방이 열렸다. 며칠 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레이다와 함께 만든 방이었다. 나는 어젯밤 10시에 곯아 떨어졌다가 새벽 3시에 눈을 떴다. 설레어 깼다. 소풍 가는 날 아침을 맞이한 유치원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아침 8시 57분이 되자 마음이 콩닥콩닥. 배고플까 봐 사과 몇 조각을 먹고 방을 열었다. 평어를 쓰며 친구가 되다 평어는 클럽하.. 2021.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