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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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아침 루틴 (1) - 일찍 잠들 준비하기, 나를 기쁘게 하는 세 가지
2022년 2월 17일 베를린 1년 전부터 아침 루틴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매달 목표를 세우고, 매일 사진과 글로 인증한다. 그 사진과 글을 블로그에 모았다. 2022년 2월 목표는 일찍 잠들 준비 하기였다. 일찍 잠들기가 아니고 잠잘 준비만 했다. 잠이 들고 말고는 내가 어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주 목표 2022년 1월 24일 - 30일 1. 밤에 잠들기 2. 산책하기 2. 글쓰기 루틴 익숙해지기 - 시작만 하기. 앉아만 있기. 생산성은 다음주부터! 2022년 1월 31일 - 2월 6일: 9시 침대로, 아침 일기 1. 저녁 9시 침대로 가기 2. 일주일에 한 번 새벽에 일어나 아침 일기 3장 쓰기 3. 일주일 세 번 팔 근력 운동하기 2022년 2월 7일 - 13일 1. 저녁 9시에 잠잘 준비 후..
2022.02.27 -
함께 사는 즐거움 - 어쩌다 독일어 선생님
2021년 12월 7일 화요일 저녁 노크 소리가 들렸다. 나: Ja! 방문 앞에 후안이 서 있다. 물어볼 게 있단다. 나: 잠시만, 나 지금 부엌에 가야 해. 국이 끓고 있을 거야. 너도 부엌으로 올래? 후안: 독일어 글쓰기 숙제를 봐줄 수 있어? 저녁 9시, 10시도 괜찮아. 나: 그래! 나 오늘 할 일 많기는 한데 시간 있을 거야. 일단 가방 싸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후안: 그래! 너 시간 될 때 알려줘. 세 시간 후 화장실 청소까지 다 끝낸 나는 후안 방문을 똑똑 두드렸다. 나: Ich hab heute leider nicht so viel Zeit. Ich kann aber kurz über deinen Text schauen. 후안:.....? 나: Oh! (웃는다 ㅎㅎ) Today I don'..
2021.12.08 -
알록달록한 구슬을 모으는 사람
2021년 9월 3일 금요일 새벽 6시 in B 내 말을 듣던 친구가 말했다. "네 이야기를 들으니 힐링받는 느낌이야. 나도 사실 나를 비주류라고 생각했어." 어제 친구를 만났다. 우리는 화덕 피자와 리조또를 맛있게 먹은 후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길을 걸어 카페로 향했다. 따뜻한 캐모마일 차와 자몽에이드를 앞에 두고 대화를 이어갔다.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악기는 더 이상 하지 않느냐고.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사회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음악을 그만둔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보니까 음악이 나를 많이 형성했더라고. 어릴 때부터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났고 세상을 보았거든. 나의 여러 습관도 음악 덕분에 생겼고, 음악 덕분에 다양한 경험도 해보았어. 음대 다니며 들었던 교양수업, 교환학..
2021.09.03 -
베를린 순례길 :: 또 다시 실패할 나에게 - 9개월 전 편지
2021년 4월 29일 목요일 순례길 걸은 시간: 11-17시 오늘 베를린 순례길을 걸었다. 아침 루틴을 할 때 순례길에 가야할 것 같았다. 마침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어머니와 통화하고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배낭 없이 가볍게 나왔다. 열쇠, 마스크, 핸드폰, 장갑, 모자, 목도리, 작은 우산만 챙겼다. 작년 11월에 이사 온 집에서 작년 7월에 시작한 순례길 시작점까지 걸었다. 9개월 전의 나를 만났다. 실패에 마음 아파 그 길을 시작했던 9개월 전의 내가. 순례길을 걸으며 내가 그동안 순례길에서 남긴 음성 메모를 들었다. 그중 하나가 '또다시 실패할 나에게'였다. 9개월 전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였다. 오늘의 나에게. 9개월 전 나는 실패에 마음이 너무 쓰라렸다. 순례길 3일 차..
2021.04.30 -
나의 아픔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 아플 때 드리는 기도 (독일어)
2021년 4월 14일 수요일 아침 2년 전 버스 사고가 났다. 나는 운이 좋게도 크게 다치지 않았다. 부러진 곳도 없었고 입원하지 않아도 됐다. 꼬리뼈 타박상과 허리를 다쳤을 뿐이었다. 큰 사고가 아니었음에도 내 일상은 달라졌고 나는 자주 실망했다. 내 삶이 그대로 멈춰있는 것만 같았다. 기도를 했다. 미사책 앞에 있던 기도문을 소리 내어 읽으며 오늘 주어진 하루에 감사했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내 인생에서 아름다웠던 시간뿐 아니라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에도 감사했다. 내가 내면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기에. 사고 두 달 후 찬란한 봄날이었다. 일요일 정오 미사를 끝내고 나가는 길 성당 앞에서 파는 작은 기도책을 발견했다. 일상에서 쓰는 독일어로 쓰인 기도문이었다. ..
2021.04.14 -
저녁 산책 -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2021년 4월 10일 토요일 저녁 오늘 아침 아버지와 통화했다. 이번 학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내가 부모님 댁으로 보낸 법정 스님 법문집을 읽고 소감을 말씀해주셨다. 나는 통화 마지막에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버스 사고 후 지난 2년 동안 내가 계획한 만큼 학업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아빠에게 모든 걸 다 말하지 않았지만, 버스 사고 초반에는 책상에 5분도 앉아있기 힘들었다고. 하지만 사고 덕분에 건강을 챙기게 되었고 지금은 정말로 건강해졌다고 말씀드렸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공부도 더 즐겁게 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겠냐고. 잘하고 있다고.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까 건강을 항상 먼저 생각하라고 ..
202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