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후기 4 - 처음 만든 방, 도보여행과 순례길. 설레고 벅찼다.

2021. 2. 22. 05:53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2021년 2월 21일 일요일 저녁 6시

 

 

 

순례길 방 세션이 끝났을 때 벅찬 감정이 올라왔다. 가슴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대화하며 정말로 즐거웠다. Moderator로 진행을 해준 레이다에게 고마웠다. 레이다는 따뜻하고 침착하게 대화를 이끌었다. 함께 해준 다른 친구들에게도 참 고마웠다. 

 

 

 

 

 

클럽하우스 - 도보여행과 순례길 방

 

오늘 아침 9시 클럽하우스에서 순례길 방이 열렸다. 며칠 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레이다와 함께 만든 방이었다. 나는 어젯밤 10시에 곯아 떨어졌다가 새벽 3시에 눈을 떴다. 설레어 깼다. 소풍 가는 날 아침을 맞이한 유치원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아침 8시 57분이 되자 마음이 콩닥콩닥. 배고플까 봐 사과 몇 조각을 먹고 방을 열었다. 

 

 

 

 

 

 

 

평어를 쓰며 친구가 되다

 

평어는 클럽하우스에서 알게 된 새로운 문화다. 쉽게 말해 예쁜 반말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이랑 대화했던 말투랄까? '어른들의 놀이터'를 추구하는 클럽하우스에 꼭 맞는 문화다.

 

나는 어제 처음으로 클럽하우스에서 평어를 써보았다. 우연히 다른 사용자가 만든 방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평어를 쓰고 있었다. 20-50대의 나이를 뛰어넘어 모두 친구가 되었다. 그래서 오늘 나와 레이다가 만든 방에서도 평어를 쓰고 싶었다. 레이다에게 물어보니 좋은 생각이라 하였다.

 

 

 

클릭하면 유튜브 사이트로 이동한다. '일부 공개' 영상이라 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다.

 

 

평어의 느낌은 이렇다. 오늘 세션 마지막에 내가 말한 소감이다. 오늘 평어를 처음 써 본 사람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곧 예쁘고 고운 말에 녹아들었다.

 

(참고: 클럽하우스에서 대화 녹음은 금지되어 있다. 나는 내가 말한 부분만 녹음하였다.)

 

 

 

 

우리의 대화

 

산책을 포함한 도보여행을 좋아하는 모두에게 열린 방이었다. 제주 올레길을 걸은 후 스페인 순례길을 계획하는 EF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함께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했다. 생장부터 산티아고까지 걸은 Y는 베드 버그에 물리지 않기 위해 고심해서 숙소를 골랐지만, 결국 베드 버그에 물리게 되어 속상했었단다. 하지만 베드 버그도 순례길에 포함된 것이라는 숙소 주인의 말을 듣고 속상한 마음이 풀렸다고. 까미노 그림일기를 책을 낸 J는 아버지, 언니와 길을 걸었다고 했다. 또 다른 J는 부모님과 길을 걸었다고. 나는 나처럼 부모님과 순례길을 걸은 사람을 만나 반가웠다. C는 스페인 순례길 도착 도시인 산티아고 근처 도시에서 시작해 이틀 동안 걸었다고 했다. K는 갑자기 결정하여 비행기 표를 끊고 순례길을 시작했다. S는 11월에 길을 걸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왔단다. L이 순례길을 걸었을 때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비를 뚫고 비가 들어올 정도였다고. 등산화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E는 우리에게 발가락 양말을 소개했다. 발 구석구석 바세린을 가득 바른 후 얇은 발가락 양말을 신고 일반 얇은 양말을 신으면 오래 걸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하루에 40km 걸었다고 했다. 또 다른 E는 '인진지'라는 발가락 양말 브랜드를 소개했다. 아웃도어 회사에서 일하는 O도 '인진지'를 안다며 발가락 양말에 울양말을 신는 것을 추천했다. 울양말은 냄새가 안 나서 3일에 한 번씩 빨아도 된다고 했다. 우리 모두 발가락 양말을 꼭 신어보자며 대화를 끝냈다. ¡Buen Camino! 순례길 인사를 하며.

 

 

 

 

 

또 만나!

 

두 시간 동안 대화했다. 짧은 시간이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나는 하고 싶은 말을 아꼈다.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많았지만 메모만 해두고 하지 않았다. 괜찮다. 다음에 만나면 되니까. 다음번 만남에는 서로에게 도보여행을 하며 쓴 글과 그림, 사진, 영상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도 만들어 두었다. 

 

 

 

 

 

 

 

순례길 후 창틀에 등산화 말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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