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 -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2021. 5. 1. 04:33일상 Alltag/베를린 순례길 Berliner Jakobsweg

2021년 3월 28일

 

 

나는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 재능 덕분에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더 큰 장점이 있다. 삶의 여정에 의미를 부여하며 즐겁게 그 길을 간다는 것. 

 

지난주에 책을 쓰는 모임에 등록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었다. 2021년 4월 1일부터 5개월 동안 매주 두 편씩 글을 써서 한 권의 책을 완성할 계획이다. 

 

책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는 지난 5년간의 내적 성장기이다. 순례길을 처음 걸었던 2015년과 두 번째로 길을 시작한 2020년 사이 이야기이다. 5년 동안 내 삶에는 여러 변화가 있었다. 어렵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내 안의 반짝이는 별들을 발견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나의 길을 담담하게 가기로 했다.

 

내가 과연 책을 쓸 수 있을까?

 

지난 5년의 시간은 현재의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다. 황현산 선생의 말처럼 나의 사소한 사정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내가 읽어 즐거운 책을 쓰고 싶다. 가족과 친구들이 읽고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 

 

 


 

 

나에게 글 쓸 용기를 준 책을 소개한다.

 

 

 

당신의 사소한 사정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밥하기보다 쉬운 글쓰기. 이 야릇한 말은 최근에 전영주 시인이 발간한 책의 제목이다. [...] 오랫동안 글을 써왔고 그와 관계된 일을 직업으로 삼았으니 초보자라고 할 수 없는 나 같은 사람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내가 왜 그 일을 하는지, 새삼스럽게 묻게 된다.

 

저자는 당신이 잘 아는 것, 사소한 것, 당신의 실패와 변화에 대해 쓰라고 말한다. 사소한 것과 우리가 잘 아는 것은 사실 같은 것이다. 일상에 묻혀 살아온 사람이 거창한 지식을 갖기는 어렵다. 까다롭고 복잡한 이론체계에 친숙해진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 한 주부가 여성주의에 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지만, 자기 친정이 어떻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구별하여 키웠는지는 그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없다. 인간의 심성이니 무의식이니 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공부한 적은 없지만 사흘 동안 입을 다물고 있는 남편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그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 이 모든 것들은 다 사소한 것들이다. 사소하다는 것은 세상의 큰 목소리들과 엄밀한 이론체계들이 미처 알지 못했거나 감안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소한 것들은 바로 그 때문에 독창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

 

우리의 실패와 변화도 이 사소한 것들과 세상의 거창한 이론들이 맺게 되는 관계와 다른 것이 아니다. 우리는 늘 실패한다. 우리가 배웠던 것, 세상의 큰 목소리들이 확신에 차서 말하는 것들과 우리의 사소한 경험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고 엇나갈 때 우리는 실패한다. 우리들 개인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가 저 큰 목소리들 앞아서는 항상 '당신의 사정'이다. [...]

 

그런데 우리는 그 실패의 순간마다 변화한다. 사람들마다 하나씩 안고 있는 이 사소한 당신의 사정들이 실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치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사정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 그 변화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있다. [...] 

 

글쓰기가 독창성과 사실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바로 당신의 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의 '사소한' 사정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당신이 쓰고 있는 글에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은 자신의 사소한 경험을 이 세상에 알려야 할 중요한 지식으로 여긴다는 것이며, 자신의 사소한 변화를 세상에 대한 자신의 사랑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전자책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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