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9일 목요일 베를린
일요일에 포럼이 끝나고 월, 화, 수 연속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과 일정이 있었다. 오늘은 꼭 쉬기로 했다. 목요일은 쉬는 날로! :)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 감을 깎아서 먹었다. 점심으로는 어제 사온 초밥 롤과 P 선생님께 선물 받은 김치를 먹었다.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오후에는 유튜브에서 ‘강형욱의 캐스트 쇼’를 보고 있다. 가수 크러쉬와 함께 사는 강아지 두부와 로즈가 나온다. 창밖을 바라보니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다닌다. 행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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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김치를 선물해주신 P 선생님 이야기
어제는 베를린 한국독립영화제에 다녀왔다. 지난달 베를린을 걸으며 바빌론(Babylon)이라는 멋진 영화관을 발견했다. 꼭 영화를 보러 오기로 생각하고는 잊고 있었다. 지난주에 베를린 한국독립영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P 선생님께 연락드렸다.
P 선생님은 봉사활동을 하며 만난 분이다. 글 쓰는 일을 하는 P 선생님은 요즘 많이 바쁘다고 하셨다. 내일 아침 8시부터 미팅이 있다고 하시는 선생님 얼굴에 피곤하지만 행복함이 가득했다. 우리는 안부를 물으며 작은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왕십리 김종분’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다. 작은 상영관에 사람이 하나 둘 들어오더니 영화가 시작할 즈음에는 사람이 가득 찼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영화관 앞 카페에 갔다. 따뜻한 레몬생강차를 시켜두고 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요즘 글 쓰는 이야기, 다음달 나오는 책 이야기, 구상하는 새 프로젝트, 동기부여, 독일에 오게 된 계기, 가족에 대해 얘기해주셨다. 나는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며 독일 생활, 정체성, 글쓰기 모임, 복근, 요즘 해 먹는 요리에 대해 말씀드렸다.
카페를 나와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며 선생님은 당신의 꿈을 말씀해주었다. ‘함께 성장하는 일’에 가치를 두는 선생님께 꼭 맞는 꿈이었다. 나도 내 꿈을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언젠가 우리가 함께 일할 때가 있을 거라고 하셨다. 나는 지하철 역으로 가시는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내 주변에는 함께 성장하는 일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있다. 집에 걸어가는 길 그 사람들 한 명 한 명 얼굴이 떠올랐다. 문학, 예술, 글쓰기, 교육을 통해 함께 성장하려는 사람들이다. 가까운 미래에 나는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될 것이다. 그때 나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지속 가능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자원(돈)이 필요하겠지? 나는 박물관과 NGO에서 일하며 펀딩 받는 곳과 그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 그쪽을 조금 더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나에게는 평생 교육에서 문화예술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평생교육을 연구하는 기관에서 일해보는 것도 좋겠다. 연구소에서 일하기 위해 화요일마다 가는 통계 수업을 즐겁게 들어보아야지.
좋은 영화와 좋은 대화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마음이 따뜻해졌다. 영감을 주는 작품과 동기부여를 해주는 사람을 꾸준히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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