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숨쉬는 SOEP (das Sozio-oekonomische Panel)

2022. 10. 19. 05:10독일 대학과 새로운 학문 Uni/외국인 학생 생존기 Studieren


2022년 10월 18일 저녁 베를린



신나는 이야기를 하나 하고 자야겠다. 나는 사회학 석사 과정에 있다. 겨울학기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개강 둘째 날이고 SOEP 수업이 있었다. SOEP은 독일의 패널 조사이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에게 하는 설문조사다. 설문지, 전화 인터뷰, 이메일, 사이트에서 설문에 답할 수 있다. 같은 사람이 답한다. 예를 들어 내가 패널 설문조사에 답한다면,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 … 2022년 동안 계속 답하는 것이다.

SOEP은 독일어로 das Sozio-oekonomische Panel, 영어로 the German Socio-Economic Panel이라 한다.

독일어 설명: Das Sozio-oekonomische Panel (SOEP) ist eine der größten und am längsten laufenden multidisziplinären Panelstudien weltweit, für die derzeit jährlich etwa 30.000 Menschen in knapp 15.000 Haushalten befragt werden. (Quelle: DIW: Deutsches Institut für Wirtschaftsforschung)

영어 설명: The Socio-Economic Panel (SOEP) is one of the largest and longest-running multidisciplinary household surveys worldwide. Every year, approximately 30,000 people in 15,000 households are interviewed for the SOEP study. (DIW Berlin: the German Institute for Economic Research)

이번 학기에 SOEP 수업이 열렸다. 무지 반가웠다. 학사 논문에서 SOEP 연구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만난다


가고 싶은 나라도, 하고 싶은 연구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듣고 싶은 수업도 언젠가는 만난다. 사회학을 공부하며 개발 협력 현장에서 일하고 싶었다. 인턴 할 곳을 찾다가 과테말라 음악교육 NGO를 발견했다. 과테말라에서 일하며 '개발 협력 현장이 이런 거구나!' 알았다. 진로를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할지 감이 왔다. 학사 논문을 쓰면서 내가 하고 싶은 연구 주제를 만났다. 음악과 교육과 사회학의 연결고리를 찾아 논문을 썼다. 학사 논문을 쓰며 여러 참고 문헌을 읽었다. 참고 문헌을 쓴 연구자를 석사 수업에서 교수님으로 만났다. 학부 과정 때부터 EU가 궁금해서 책을 읽고 콘퍼런스에 참여했다. 석사 와서 EU 수업을 들었다. 전공 필수 과목이었다. EU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많고 많은 협정, EU 구성원은 누구인지, 투표는 어떻게 하는지 등 EU에 관련된 어마어마한 내용을 공부했다.

오늘은 수업에서 SOEP을 만났다. 학사 논문을 쓰면서 SOEP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흥미로운 데이터라고 생각했다. 석사 때도 SOEP 데이터로 논문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SOEP에 대해 잘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참이었다.

괴팅엔 대학에서 학사 과정 때 연구방법론 수업을 들었다. SOEP이 das Sozio-oekonomische Panel을 의미한다는 것, SOEP 특징을 외워서 객관식 시험을 봤다. SOEP 말고도 수많은 조사 방법를 외워야 했다. 괴팅엔에서 시험 문제로 달달 외웠던 SOEP을 오늘 베를린 대학 석사 수업에서 만나니 기분이 묘했다. 에세이 책에서 글로 만난 작가를 직접 만난 느낌이랄까? 살아 있는 SOEP을 만난 느낌이었다. 실제로 SOEP 안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1984년부터 시작된 SOEP 연구는 매년 같은 사람들이 질문에 답한다. 같은 사람들이 답하는 게 중요하다. 한 사람의 40년을 추적하며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5,000여 가구로 시작된 연구는 이제는 22,000여 가구가 답하고 있다(2022년 기준). 가구는 함께 사는 사람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은 한 가구다. 셰어하우스에 사는 사람들도 한 가구다. 독일 통일 후 1990년도에는 동독 가구가 추가되었다. 이후로 이민자 가구, 난민 가구, 고소득자(0.1%) 가구, 동성 부부(연인)와 아이가 사는 가구 등이 추가되었다. 사회가 변하며 생기는 다양한 가구를 조사하기 위함이다.

엄마와 아빠와 아이가 사는 가족에서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하면, 성인이 된 아이와 함께 사는 사람도 SOEP 조사 대상에 들어간다. 성인이 된 아이가 셰어하우스에 산다면 룸메이트, 연인과 산다면 연인이 SOEP 질문지를 받게 된다. 물론 원하는 경우에만 질문지에 답한다.






연구 목적으로만 볼 수 있는 데이터


SOEP 데이터는 아무나 볼 수 없다. SOEP을 담당하는 연구소(DIW: Deutsches Institut für Wirtschaftsforschung)에서 질문에 답하는 사람에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SOEP 데이터를 학문적으로만 쓰겠다고. SOEP 데이터를 마케팅 목적으로 쓸 수 없다. 누구나 볼 수 없다. 데이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사람이 답했는지 짐작이 되기 때문이란다. 법으로 보호된다.

내가 듣는 수업에서도 그렇다. 학교 컴퓨터로만 SOEP 데이터를 볼 수 있다. 개인 노트북은 쓸 수 없다. 내가 SOEP 데이터로 석사 논문을 쓰려면 지도교수가 서약서를 써야 한다고 한다. 내가 SOEP 데이터를 연구 목적이 아닌 다른 곳에 이용했을 시 지도교수가 법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무시무시하다.

오늘 수업에서 만난 교수님은 SOEP을 만드는 연구소 DIW에서 일하셨던 분이었다. 오! SOEP을 담당하는 곳에서 일하셨다니! 어쩐지 교수님이 애정을 담아 SOEP 설명하시더라. 수업 끝나고 집에 오면서 구글에 검색해보니 교수님 인터뷰가 있었다. 한 학기 동안 즐겁게 SOEP을 배워야지!




오늘은 여기에서 글을 마친다. 만약 '도대체 SOEP에서 어떤 질문을 하는 거지? 그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거지?' 생각한다면 당신은 내 글을 흥미롭게 읽은 사람이다. 내가 글에서 빠뜨린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시 SOEP에 대해 글을 쓴다면 그때 소개하겠다. 그때까지 못 기다리겠다면 직접 SOEP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된다.



SOEP 홈페이지 (독일어) https://www.diw.de/de/

DIW Berlin: Forschungsbasierte Infrastruktureinrichtung 'Sozio-oekonomisches Panel (SOEP)'

Das Sozio-oekonomische Panel (SOEP) ist eine der größten und am längsten laufenden multidisziplinären Panelstudien weltweit, für die derzeit jährlich etwa 30.000 Menschen in knapp 15.000 Haushalten befragt werden.Bei den Befragten ist die Studie unte

www.diw.de




SOEP 홈페이지 (영어) https://www.diw.de/en/

DIW Berlin: Research Infrastructure 'Socio-Economic Panel (SOEP)'

The Socio-Economic Panel (SOEP) is one of the largest and longest-running multidisciplinary household surveys worldwide. Every year, approximately 30,000 people in 15,000 households are interviewed for the SOEP study. The SOEP is also a research-driven inf

www.diw.de




Quelle: DIW: Deutsches Institut für Wirtschaftsfor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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