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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식구의 추석상 - 매일 추석 요리 하나씩
2021년 9월 19일 일요일 오전 우리집 거실 얼마만에 한국에서 보내는 추석인지! 이번 추석은 세 식구만 조촐하게 보낸다. 언니네는 A시에 살고 동생은 B시에 살기 때문이다. 평범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도 있지만 나는 모처럼 맞는 추석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다. 추석 며칠 전부터 엄마께 먹고 싶은 음식을 알려드렸다. 나: 우리 추석 음식을 많이 하지는 말고 하루에 하나씩 먹을까? 하루는 잡채, 하루는 전, 하루는 갈비찜 이렇게. 엄마가 흔쾌히 승락을 하셨다. 나는 포스티잇에 장보기 목록을 적어 엄마께 드렸다. 어제 오후 부모님은 장을 보러 다녀오셨다. 집에 들어오신 아빠가 말씀하셨다. 아빠: 작은딸 덕분에 소갈비찜을 먹네! 얼마만에 먹는 건지 모르겠어! 기쁘게 웃으시는 아빠. 부모님이 사오신 소갈비를 ..
2021.09.19 -
일요일 아침 풍경
2021년 9월 19일 일요일 아침 우리집 거실 일요일 새벽 6시 눈이 떠졌다. 밖에서 보스락 보스락 소리가 들린다. 화장실에 가려고 방문을 열고 나갔다. 아버지가 옆 방에서 무엇인가 보스락 보스락 찾고 계셨다. 어두운 새벽빛이 비치는 방에서. 부지런한 아침형 부모님과 함께 사는 주말 아침 풍경이다. 새벽에 아버지는 잠 자는 딸을 배려하여 발걸음도 조용히 내딛으신다. 나: 굿모닝! 아빠께 인사하고 나는 다시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아침 9시에 깼다. 밖이 조용하다. 거실에도 부엌에도 아무도 없다. 문이 열려있는 안방을 보니 그곳에도 부모님은 계시지 않았다. 아침 일찍 등산을 가신 모양이었다. 9시 15분이 되자 엄마가 들어오셨다. 10분 후 아빠도 오셨다. 부모님은 성당에 가기 위해 분주하게 ..
2021.09.19 -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 부모님, 동생, 언니네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정오 A집 거실 나는 일찍 독립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타지에 살게 되었고 그 도시에서 대학을 다녔다. 졸업 후에는 독일에서 어학 공부를 했고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오랜 시간 가족과 떨어져 지냈다. 네 달 전 코로나 덕분에 한국에 왔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온라인 시험을 보았다. 지금은 소논문을 쓰고 있다. 한국에 와서 가장 좋은 점은 가족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 특히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집을 떠났던 중 3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다. 부모님을 이해하는 마음이 깊어졌다. 나물 반찬을 즐겁게 하는 엄마, 등산 갔다가 죽순을 따오는 엄마, 집 앞 작은 텃밭을 열심히 돌보는 아빠, 손주들을 알뜰살뜰 챙기는 아빠, 이모인 나에게 모빌 선물을 ..
2021.09.17 -
독일어 팟케스트 - Bildungsgerechtigkeit in der Kindertagesbetreuung
15.09.2021 구독해서 읽는 블로그다. 나는 교육에 관심이 많다. 사회학 전공을 하면서 교육사회학을 세부전공으로 하고 있다. 좋은 팟캐스트가 있어서 올려본다. Bildungsgerechtigkeit in der Kindertagesbetreuung Ein Interview mit Professor Timm Albers zu den Faktoren und Lösungswegen bei Bildungsungerechtigkeit und für mehr Chancengleichheit in der Kindertagesbetreuung. Luca Mollenhauer bespricht mit Professor Timm Albers der Universität Paderborn, welche Fakto bl..
2021.09.15 -
Term Paper 기말 페이퍼 - 오늘 한 글자도 못 썼지만 괜찮아
2021년 9월 15일 수요일 오후 6시 오늘 할당된 공부를 끝냈다. 요즘 나는 기말 페이퍼를 쓰고 있다. 공부하며 연구 노트를 작성한다. 오늘 어떤 공부를 했고 나의 컨디션은 어땠는지. 연구 노트를 쓰고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더 남아있을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생산적인 날은 아니었다. 글을 하나도 못 썼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널 논문을 읽었고 이해했고 기말 페이퍼에 쓸만한 내용을 표시했다. 무엇인가 했으니 됐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아빠 차를 타고 언니가 살고 있는 A시로 왔다. 나는 앉아만 있었는데도 3시간 장거리 운전에 피곤했다. 언니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조카 얼굴을 잠깐 본 후 언니 집 건너편에 있는 우리 집으로 왔다. 낮잠을 잔 후 공부를 시작했다. 머리가 아팠다. 잠이 부족해..
2021.09.15 -
수도원에서 보내는 하루
2021년 9월 9일 목요일 밤 9시 수도원에서 보내는 첫날이다. 저녁 식사 중 맞은편에 계신 수녀님이 물어보셨다. "왜 피정에 오시게 되었어요?" 나는 6년 전 스페인 순례길을 시작한 이야기부터 작년에 걸었던 베를린 순례길, 이번 여름 한국에서 걸었던 순례길을 말씀드렸다. 길 위에서 나를 찾았듯, 수도원에 머무르며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데미안에 나온 구절처럼.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다. Das Leben jedes Menschen ist ein Weg zu sich selber hin, der Versuch eines Weges, die Andeutung eines Pfades. (데미안, 헤르만 헤세 Demian, Hermann Hes..
202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