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Alltag793

거울 속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 메타 인지 (세바시, 리사 손) 리사 손 교수가 묘사하는 둘째가 어린 시절의 나와 똑같았다. 나는 숙제하기도 싫고 학원 가기도 싫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바보될 각오가 되어있다는 의미다. 요즘 번역 수업을 들으며 바보되는 기분이 자주 든다. 리사 손 교수의 강연을 들으니 그것 또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더라. 내가 듣는 번역 수업은 번역의 기술을 배운다기보다, 일단 야생에 풀어놓고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을 배운다. 선생님이 무엇인가 먼저 알려주는 것 없이 내 번역(과제)에서 틀린 것을 지적하고, 나는 왜 그렇게 했는지 답해야한다. 그래서 자주 바보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 독일 대학에서도 바보되는 경험을 자주한다. 너무 자주하다보니 익숙해져서 이제 '나는 바보다' 생각하고 토론에 참가한다. 생각보다 교.. 2020. 9. 20.
게으름이 찾아오는 시기 - 나만의 매뉴얼 (베를린 순례길, 떼제, 글쓰기) 2020년 9월 19일 토요일 늦은 오후 베를린 P 지난 5일 동안 게으름이 찾아왔다. 예전에는 게으름이 찾아오면 의지로 이겨내고자 했다. 하지만 이제는 게으름을 그냥 둔다. 다 이유가 있어 찾아온 거니까. 마음 저 깊은 곳에는 '이 시기에 게으르면 안 되는데' 목소리가 아직도 남아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변화는 천천히 찾아오니 말이다. 게으름이 오기 전 이미 알고 있었다. 게으름이 올 것이라는 걸. 최근 몇 년 게으름을 분석해보니 다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 1. 신체적 에너지를 소진했다. 2. 부담되는 일이 있다. 게으름은 왜 왔을까? 1. 신체적 에너지를 소진했다 -> 작은 번아웃 신체적인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버렸을 때 게을러진다. 몸의 당연한 반응이다. 작은 번아웃이라 할 수 있다. 학기 초 너무 열.. 2020. 9. 20.
새벽 일기 - 베를린에서 시작하는 순례길 15일 차, 넷플릭스 <래처드> 2020년 9월 19일 토요일, 순례길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되는 날. 새벽 4시 30분 베를린 P 글을 쓸 수 있어 좋다. 글을 즐겨 쓴다는 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어떤 생각이 들 때 글로 써보는 상상을 한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볼까, 어떤 구조로 써볼까 등. 메모 앱 짧게 기록하기도 하고, 기록할 잠시의 시간도 없을 때는 음성메모 앱에 녹음한다. 베를린에서 시작하는 순례길에서 기록한 생생한 음성 녹음이 핸드폰에 쌓여간다. 어서 기록을 해야 하는데!! 베를린에서 시작하는 순례길을 걸은 지 두 달이 되었다. 벌써 15일이나 걸었다(주말마다 걷고 있다). 5년 전 부모님과 걸었던 110km 순례길에 5일이 걸렸다. 5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 그 시간은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2020. 9. 19.
듣는 블로그 :: 너를 두고, 나태주 2020년 9월 8일 화요일 저녁 베를린 Zugang 통로 · 너를 두고, 나태주 너를 두고 - 나태주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1. 유튜브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를 읽어주는 영상을 보았다. 우리 아버지도 나에게 이런 마음이시겠구나 생각했다. 나도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해야지. 2. 이해인 수녀님의 산문을 읽다가 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덕분에 나태주 시인의 작품들도 읽게 되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아름답고.. 2020. 9. 9.
가까운 행복, 해인글방 :: Carl Busse, Über den Bergen 2020년 9월 8일 찬란한 가을날 산 너머 저쪽 -칼 부쎄 산 너무 저 쪽 하늘 멀리 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기에 아! 나는 다른 사람들과 찾아갔다가 눈물 지으며 돌아왔네 산 너머 저쪽 더 멀리 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이해인 수녀님 방송 '해인글방'을 보다가 좋은 시를 들었다. 시인 이름이 독일어 같아서 검색해보니 독일 사람이더라! 시를 독일어로 직역해서 구글에 검색하다가 독일어 시를 발견했다. Über den Bergen - Carl Busse Über den Bergen, weit zu wandern, Sagen die Leute, wohnt das Glück, Ach und ich ging im Schwarme der andern, Kam mit verweinten Augen zurüc.. 2020. 9. 8.
독서 후 실천 :: 핸드폰 연락처 지우기 - 몸에도 미니멀리즘, 황민연 2020년 9월 7일 월요일 저녁 우연히 검색을 하다 발견한 블로그. 공지사항에 블로거가 쓴 책이 소개되어 있었다. 전자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다가, 핸드폰 연락처를 정리했다. 책이 정말 흥미롭다.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다. 작가가 자연식물식을 하며 단순한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다. 제인 구달 박사의 인용구도 담겨있었다. 나는 10년도 더 전에 을 읽고 처음으로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핸드폰 연락처 정리했다. 93명으로 줄었다! :-) 2020.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