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손 교수가 묘사하는 둘째가 어린 시절의 나와 똑같았다. 나는 숙제하기도 싫고 학원 가기도 싫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바보될 각오가 되어있다는 의미다.
요즘 번역 수업을 들으며 바보되는 기분이 자주 든다. 리사 손 교수의 강연을 들으니 그것 또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더라. 내가 듣는 번역 수업은 번역의 기술을 배운다기보다, 일단 야생에 풀어놓고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을 배운다. 선생님이 무엇인가 먼저 알려주는 것 없이 내 번역(과제)에서 틀린 것을 지적하고, 나는 왜 그렇게 했는지 답해야한다. 그래서 자주 바보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
독일 대학에서도 바보되는 경험을 자주한다. 너무 자주하다보니 익숙해져서 이제 '나는 바보다' 생각하고 토론에 참가한다. 생각보다 교수님과 학생들은 내가 하는 말(의도)을 잘 알아듣는다. 신기할 정도다. 내가 바보처럼 말해도 토론 주제 안에서 말하니, 그들은 문맥을 파악해 이해한다. 어쩌면 나는 생각보다 아주 바보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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