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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343

글쓰기 근육 2022.09.05 월요일 저녁 베를린 어제는 글쓰기 모임 마감날이었다. 이번 주에는 내가 단어를 하나 선택해서 썼다. 나는 '순례길'이라는 단어를 골랐다. 스페인 순례길과 베를린 순례길에 대해 썼다. 힘을 좀 풀고 썼다. 너무 꼼꼼하지 않게(나는 한 꼼꼼한다), 너무 다듬지 않고 썼다. 마지막 문단에 전체 글을 정리할 문장을 더 쓰는 게 좋을 것 같았지만, 그냥 내가 쓸 수 있는 만큼 쓰고 마감을 지켰다. 글쓰기 모임 2기를 시작하며 나는 약-강-약-강 템포로 글을 쓰기로 했다. 잘 지켜지고 있다. 첫 번째 마감 때는 가볍게 글을 썼고, 지난번 마감 때는 시간을 많이 들여 글을 썼고, 이번 마감 때는 비교적 시간을 덜 들인 글을 썼다. 힘을 조절하며 쓰니 글쓰기에 부담이 덜하다. 순례길에 대한 글은 블.. 2022. 9. 6.
가을 새벽 - 2022년 8월의 마지막 날, 내가 찾는 것은 이미 내 안에 있구나 2022년 8월의 마지막 날 베를린 새벽 5시 새벽에 일어났다 오랜만에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정확히는 4시 50분이다. 화장실에 가려고 잠깐 일어난 게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일어났다. 위아래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한 후 화장실에 다녀왔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이 흰 벽에 남긴 수묵화를 보며 명상을 시작했다.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 후 천천히 입으로 내뱉었다. 요가를 하며 찌뿌둥한 어깨를 폈다. 하루만 지나면 9월이다. 가을이 왔다. 지난주 30도까지 올라갔던 기온은 이제 20도로 내려왔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8월의 마지막 날이니 8월을 복기해보기로 한다. 8월: 쉼과 하루 루틴 8월 목표는 쉼과 하루 루틴 만들기였다. 1년 넘게 해오던 아침 루틴 모임을 8월 .. 2022. 8. 31.
글쓰기 모임 - 두 번째 글 마감 2022년 8월 28일 일요일 밤 11시 베를린 일요일 밤 11시, 두 번째 글을 마감했다. 나는 지난주부터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다. 8주 동안 8편의 글을 쓴다. 이번 주 글 주제는 '매개체와 글'이었다. 나는 가수 이소라의 에 대해 썼다. 2011년 노래를 처음 들었다. 10년이 지나 2021년(작년)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글로 옮겨 보았다. 작년에 노래를 다시 듣고 그 이후로도 졸종 들었으니 일 년 동안 숙성된 글이었다. 어떤 글은 그 순간 써야하는 글이 있다. 그 순간 쓰고 싶은 글이 있다. 어떤 글은 숙성된 후 나온다. 생각이 모이고 모여 글이 된다. 오늘 쓴 글은 후자 쪽이었다. 글쓰기 전 주제를 고르는 시간이 있었다. 메모를 옮겨와 본다. - Essie Jain: 아.. 2022. 8. 29.
볼 수 있다는 것 - 헬렌 켈러, 사흘만 볼 수 있다면 2022년 8월 21일 일요일 저녁 베를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성년기 초반에 며칠 정도 눈이 멀거나 귀가 머는 경험을 하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둠은 시각의 소중함을, 정적은 소리를 듣는 즐거움을 일깨워줄 것입니다." (헬렌 켈러 -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전자책 480/521, 옮긴이:박에스더) 새벽에 일어나 깜깜한 방과 복도를 지나 화장실에 갈 때 나는 헬렌 켈러가 제안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몇 초 정도 눈이 멀었다고 말이다. 3년 전 전자도서관에서 헬렌 켈러의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수필을 발견했다. 글에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번역도 아름다웠다. 나는 책을 낭독했고 지금도 종종 녹음해 둔 낭독을 듣는다. 아침에 일어나기 귀찮을 때, 무엇인가 해야 하는데 괜히 하기 .. 2022. 8. 25.
글쓰기 - 나를 알아가고 사랑하는 과정 2022년 8월 23일 새벽 베를린 몇 개월 동안 블로그에 글이 드문드문 올라왔다. 이별했기 때문이다. 나를 챙기느라 바빴다. 보이는 글(블로그)은 쓰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글은 꾸준히 썼다. 5월부터 시작한 글쓰기 모임과 매일 새벽마다 갔던 미사 후에 글을 썼다. 글을 쓰며 미소 짓고 웃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눈물을 흘렸다. 전에 썼던 블로그 글 한 편을 오늘 읽었다. '건강해서 다행이야'라는 글이었다. 내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 이야기였다. 글 마지막에 나는 나를 격려한다. 이별해도, 시험에서 떨어져도, 실패해도 괜찮다며. 건강하니까 가능한 일이었다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노력했고, 사랑했고, 공부해서 시험을 보았고,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건강한 덕분이라고. 과거의 나는 .. 2022. 8. 23.
무더운 여름밤 2022.08.17 목요일 베를린 무더운 여름밤이다. 한국은 폭우, 유럽은 가뭄으로 피해가 큰 요즘이다. 독일은 아주 덥다. 어젯밤에는 너무 더워서 나는 자다가 몇 번이나 깼다. 현재 시각은 밤 10시 45분. 화장실에 가면서 보니 옆방 후안도 아직 깨어있다. 방문을 열어두고 책상에 앉아있는 후안. 어제 후안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부엌에서 점심을 만들며 후안이 물었다. 후안: 오늘 컨디션 어때? 나: 좋지! 너는 어때? 후안: 나는 잠을 늦게 잤어. 너무 더워서 잠이 안 오는 거야. 새벽 4시까지 깨어있었어. 나: 4시까지? 하긴... 어제 너무 덥긴 했지. 나도 새벽 2시에 잠들었어. 어제저녁에 산책 나갔다 왔는데 너무 덥더라. 습도도 높았어. 후안: 맞아. 습도가 너무 높았어. 나: 목요일까지만 .. 2022.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