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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343

반짝이는 순간들 - 친구들과 줌에서 저녁 먹기 2021년 4월 18일 일요일 아침 8시 50분 어제 친구들과 줌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반짝이는 순간이었다. 2021. 4. 18.
나의 아픔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 아플 때 드리는 기도 (독일어) 2021년 4월 14일 수요일 아침 2년 전 버스 사고가 났다. 나는 운이 좋게도 크게 다치지 않았다. 부러진 곳도 없었고 입원하지 않아도 됐다. 꼬리뼈 타박상과 허리를 다쳤을 뿐이었다. 큰 사고가 아니었음에도 내 일상은 달라졌고 나는 자주 실망했다. 내 삶이 그대로 멈춰있는 것만 같았다. 기도를 했다. 미사책 앞에 있던 기도문을 소리 내어 읽으며 오늘 주어진 하루에 감사했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내 인생에서 아름다웠던 시간뿐 아니라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에도 감사했다. 내가 내면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기에. 사고 두 달 후 찬란한 봄날이었다. 일요일 정오 미사를 끝내고 나가는 길 성당 앞에서 파는 작은 기도책을 발견했다. 일상에서 쓰는 독일어로 쓰인 기도문이었다. .. 2021. 4. 14.
듣는 블로그 - 독일 사회학 석사생, 나의 방향, 음악교육, 중남미 빨래 널며, 청소하며, 산책하며, 드라이브하며 들어보세요. 봄날 오후 새소리가 들립니다. 여름학기에 듣는 사회학과 수업을 소개합니다. 제가 어떻게 이 길을 오게 되었는지, 음악교육과 사회학 연결지점은 무엇인지, 중남미 과테말라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소개합니다. (주의: 말하다 틀리면 다시 말합니다.) 2021. 4. 14.
저녁 산책 -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2021년 4월 10일 토요일 저녁 오늘 아침 아버지와 통화했다. 이번 학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내가 부모님 댁으로 보낸 법정 스님 법문집을 읽고 소감을 말씀해주셨다. 나는 통화 마지막에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버스 사고 후 지난 2년 동안 내가 계획한 만큼 학업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아빠에게 모든 걸 다 말하지 않았지만, 버스 사고 초반에는 책상에 5분도 앉아있기 힘들었다고. 하지만 사고 덕분에 건강을 챙기게 되었고 지금은 정말로 건강해졌다고 말씀드렸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공부도 더 즐겁게 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겠냐고. 잘하고 있다고.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까 건강을 항상 먼저 생각하라고 .. 2021. 4. 11.
저녁 산책 - 바쁠 이유 없잖아. 날씨도 춥지 않고 2021년 4월 9일 밤 9시 30분 기숙사 1층 출입문이 잠겨 있었다. 열쇠로 아무리 열어봐도 열리지 않았다. 내가 사는 WG(셰어하우스)에 초인종을 눌렀다. 독일어로 "나 Zugang이야. 1층 문이 잠겨있네" 말하니 후안이 "응? 뭐라고?" 영어로 답한다. 앗 후안이었구나. 페루 사람인 후안은 나와 함께 사는 다섯 명 중 유일하게 독일어가 익숙하지 않은 친구다. 나는 후안에게 영어로 상황을 설명했다. 후안이 말하길 자신도 며칠 전 문이 안 열렸다며 열쇠를 여러 번 넣고 돌려보라고 말했다. 열쇠를 넣었다 돌리기를 반복했다. 이거 왜 안 되지? 생각이 들 무렵 오늘 친구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천천히 해.' 평소 마음이 조금 급한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나는 생각했다. '그.. 2021. 4. 10.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얘기해 2021년 4월 8일 목요일 오전 어제 친구랑 줌에서 만났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나 중간에 화장실 갈 때 말할게. 나 꼬리뼈랑 허리가 안 좋아서 오래 못 앉아 있거든. 한 40분 후에 쉬는 시간 갖자 :)" 아직도 오래 앉아있으면 버스 사고로 다친 꼬리뼈가 아프다. 학교 수업 때도 교수님께 양해를 구한다. 하지만 매번 모든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픈 것을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 이야기가 길어지는데다 나는 사고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다. 친구가 대답했다. "괜찮아.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얘기해."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쉬라는 친구 말이 내게 위로가 되었다. 친구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한 말 같았지만 나에겐 깊이 와 닿았다. 내가 스스로에.. 2021.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