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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얘기해

by 통로- 2021. 4. 8.

2021년 4월 8일 목요일 오전

 

 

 

 

커튼에 비친 아침 햇살. 눈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

 

 

어제 친구랑 줌에서 만났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나 중간에 화장실 갈 때 말할게. 나 꼬리뼈랑 허리가 안 좋아서 오래 못 앉아 있거든. 한 40분 후에 쉬는 시간 갖자 :)"

 

아직도 오래 앉아있으면 버스 사고로 다친 꼬리뼈가 아프다. 학교 수업 때도 교수님께 양해를 구한다. 하지만 매번 모든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픈 것을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 이야기가 길어지는데다 나는 사고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다.

 

친구가 대답했다.

 

"괜찮아.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얘기해."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쉬라는 친구 말이 내게 위로가 되었다. 친구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한 말 같았지만 나에겐 깊이 와 닿았다.

 

내가 스스로에게 해주지 못한 말이라 그랬나 보다.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쉬라니. 나는 언제나 시간을 정해두고 쉬는 사람이다. 쉬는 이유도 그다음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다. 뽀모도로로 공부하는 이유도 같다. 25분마다 5분씩 쉬어주어야 두 시간을 앉아서 공부할 수 있다. 

 

 

 

 

 

 

 

나는 40분이 아닌 25분 후 친구에게 말했다.

 

"나 이제 쉬어야 할듯. 스트레칭하고 화장실 다녀올게."

 

친구가 말한 대로 나는 쉬고 싶은 만큼 쉬었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몸을 쭉쭉 뻗어 스트레칭을 했다. 다시 앉아 친구와 대화를 이어갔다. 따뜻하고 편안한 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