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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793

까마귀에게 점심을 뺏겼다 2019년 5월 4일 토요일 오후 누룽지에 된장국 블럭을 넣고 참치를 올려 그럴싸한 사랑니 발치 환자식을 만들었다. 뜨거운 음식은 잇몸에 좋지 않으니 죽을 식히려고 창가에 두었다. 침대에 앉아 블로그를 쓰다가 문득 창가를 보는데 엄청 큰 검은 물체가 있었다. 깜짝 놀라 소리지르자 까마귀도 놀라 뒷날갯짓을 하며 날아간다. 너무 놀랐다. 아주 큰 까마귀였다. 내 책가방만큼 컸다. 까마귀가 날아가고 나 니 '까마귀도 나를 보고 놀랐겠구나. 내가 까마귀보다 훨씬 크니까!' 혹시 내가 검고 큰 까마귀의 외모에 놀란 게 아닌 가 싶었다. 어제는 참새에게 점심으로 먹던 식빵도 나누어 주던 나인데. 검은 외모로 판단한 것은 아닌지. 작은 참새도, 작은 앵무새도, 큰 까마귀도 다 같은 생명체가 아닌가! (나는 작은 앵무.. 2019. 5. 5.
독일어가 아름다웠다 - 데미안 Demian: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 Hermann Hesse 2019년 5월 4일 토요일 베를린 2019년 4월 20일, 사랑니를 빼고 며칠 쉬던 어느날 혜민스님 책을 읽었다. 첫 장에서 내 마음을 흔든 데미안의 인용구를 읽었다.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다. Das Leben jedes Menschen ist ein Weg zu sich selber hin, der Versuch eines Weges, die Andeutung eines Pfades. Each man's life represents a road toward himself, an attempt at such a road, the intimation of a path. 헤르만 헤세는 독일 사람이니 독일어로 읽고 싶었다. 번역을 해서 검색하다 독일어 문장을 발견했.. 2019. 5. 4.
토요일 아침 요가 2019년 5월 4일 토요일 베를린 Slow Down Yoga (스트레칭 골반 척추 요가)를 했다. 10일 만이다. 그동안 아침 30분의 여유가 없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적도 있었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날도 있었다. 오랜만에 하니까 더 좋았다. 매일 듣던 요가 동작 설명을 오랜만에 들으니 집중하고 할 수 있었다. 다리를 90도로 올렸을 때 엄청 땅기더라. 요가 유투버의 설명대로 Genieße den Stretch! 다리가 땅기는 느낌을 즐겼다. 오른쪽 다리를 올렸을 때는 괜찮았다. 왼쪽 다리를 올렸을 때 으윽!!! 어제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에서 오랫동안 앉아있어 그랬나? 두 달 전 꼬리뼈와 왼쪽 다리 시작하는 뼈 사이의 근육에 타박상을 입어서인지 (다행히 꼬리뼈가 금이 가거나 깨.. 2019. 5. 4.
세계 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앞둔 B에게 - 마지막 편지, 구본형 2019년 4월 8일, 인생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날이었다. 지하철에서 '마지막 편지' 책을 읽다가 울컥했다. 학교로 향하는 길 햇빛이 찬란했다. 가슴이 뜨거워졌고 눈물이 나왔다. 인생을 먼저 시작한 선배가 나를 위로해주며 응원해주는 것 같았다. 나의 결정이 맞았다고. 잘 해왔다고. 지금도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거라고. 그동안 작은 퍼즐 조각 같았던 순간순간의 깨달음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기분이었다. '세계 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앞둔 B에게'는 마음속 깊이 와 닿는 글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인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저작권법에 위배되니 몇 줄만 적는다. 1. 아무런 책임질 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즉 방랑을 할 때는 미래에 대하여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다음 두 가지에 대해서는 .. 2019. 5. 4.
동네 식수대와 토끼 2019년 5월 2일 목요일 베를린 베를린에 살게 된지 갓 5개월 째인 나는 처음 경험하는 게 많다. 익숙해지면 보이지 않게 될 작은 것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잇몸이 다시 부어 '맛있는 음식은 당분간 못 먹겠군' 시무룩해하던 찰나 동네 식수대를 발견했다. 5개월 동안 왔다갔다 했던 곳인데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멋진 식수대에서는 물이 졸졸 나오고 있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 토끼를 만났다. 담장 밖에 있던 토끼는 내가 카메라를 꺼내자 놀라서 담장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곤 움직이질 않는다 -_- 토끼를 찍고 있으니 여유 자적 걷고 있는 회색 등을 가진 까마귀도 보인다. 2019. 5. 3.
사랑니 발치 2주차 다시 식빵 모드로 돌아왔다... 치과에서 실밥을 빼고 왔다. 2주 전 아래 사랑니를 빼며 잇몸을 자른 부위를 꿰매었던 곳이다. 5일 동안 푹 쉬며 오트밀과 식빵만 먹었다. 다시 학교에 나가며 부드러운 음식을 먹었는데... 조심해서 먹었지만 일반 음식을 먹다 보니 잇몸이 전체적으로 다시 부었다. 앞니로만 음식물을 씹으니 위쪽 잇몸까지 부어 아프다. 부운 잇몸으로 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을 앗아간 사랑니 발치... 5일 동안 쉬어주고 좋아졌다가 다시 잇몸이 붓게 되니 속이 상했다. 나는 다시 식빵 모드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식빵 한쪽이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1. 좋은 치과 선생님을 만나 사랑니를 잘 뺐고 2. 회복이 잘 되었으며 3. 다시 식빵 모드로 돌아왔으니 자연스럽게 다이어트가 될 .. 2019.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