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4일 토요일 베를린
Slow Down Yoga (스트레칭 골반 척추 요가)를 했다. 10일 만이다. 그동안 아침 30분의 여유가 없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적도 있었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날도 있었다.
오랜만에 하니까 더 좋았다. 매일 듣던 요가 동작 설명을 오랜만에 들으니 집중하고 할 수 있었다.
다리를 90도로 올렸을 때 엄청 땅기더라. 요가 유투버의 설명대로 Genieße den Stretch! 다리가 땅기는 느낌을 즐겼다.
오른쪽 다리를 올렸을 때는 괜찮았다. 왼쪽 다리를 올렸을 때 으윽!!! 어제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에서 오랫동안 앉아있어 그랬나? 두 달 전 꼬리뼈와 왼쪽 다리 시작하는 뼈 사이의 근육에 타박상을 입어서인지 (다행히 꼬리뼈가 금이 가거나 깨지지는 않았다고) 왼쪽 골반이 엄청 당기더라. 오랜만에 Slow Down Yoga (스트레칭 골반 척추 요가)를 한 이유도 있을 것이고, 어제 오랫동안 집중하며 앉아있어 꼬리뼈에 무리가 되었을 수도 있다.
며칠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두 달 전 버스에서 미끄러져 꼬리뼈를 다쳐 운이 좋았다고. 덕분에 미리 척추 건강을 챙기고 있으니.
물리치료사는 꼬리뼈뿐 아니라 엉덩이, 골반, 척추도 꾹꾹 눌러(물리치료 마사지) 본다. 꼬리뼈 주변 근육과 엉덩이, 골반이 (3D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함께 마사지를 받는다고. 그렇게 내 골반(Hüfte)을 꾹꾹 눌러보던 여자 물리치료사는 나에게 왼쪽 골반이 gespannt 되어있다고 말했다. 보통 골반은 나처럼 어딘가를 다쳐서 오는 게 아니라 시간이 많이 흘러 꽤 진행된 후에 온다고 했다. 대화를 하고 느낀 점은, 나처럼 꼬리뼈에 타박상(Steißbeinprellung)을 입어 왼쪽 골반이 gespannt 되어 있다는 걸 알았으니 운이 좋았다는 거다.
정형외과 의사와 물리치료사는 꼬리뼈가 척추의 시작이라고 했다. 나는 최근 3년 동안 오래 앉아 공부하는 삶을 살고 있다. 오래 앉아있을 때 가장 무리되는 부분이 척추다. 물리치료를 가서 매주 척추 마사지를 받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 그래서 야무지게 물리치료를 다니고 있다. 꼬리뼈는 두 달 전보다 꽤 좋아졌다. 신나게 웃을 수도 있고 (막 다쳤을 때는 웃을 때도 아팠다) 변기에서 일도 시원하게 보고 (처음엔 방귀 뀔 때도 아팠다) 계단도 자유자재로 오르락내리락한다. 단지 오래 앉아있다 일어났을 때, 감기에 걸렸거나 몸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땅기는 정도이다. 아마 예전 같았으면 물리치료 그만 받고 공부에 집중을 했을 것이다. 해도 해도 할 게 생기는 게 공부니까. 하지만 현재의 나는 야무지게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다. 꼬리뼈가 다치면 오래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척추 건강을 미리 챙기고 싶다. 앞으로의 3년도 오래 앉아 공부하는 삶을 살 테니까.
척추와 골반에 좋은 요가도 시작했다. 요가는 몸 건강뿐 아니라 하루를 긍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운이 좋았다고 :-) 골반이 당기는 요가를 하고 나서 쓴 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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