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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793

2021년 크리스마스 초콜릿 달력 - 고마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선물 2021년 11월 23일 새벽 6시 베를린 내방 새벽에 눈이 떠졌다. 5시다. 침대에서 한 시간 더 머무르기로 했다. 기상 시간이 6시이기 때문이다. 눈을 붙이고 잠을 잤다. 다시 눈을 뜨니 6시다. 첫 번째 아침 루틴인 감사한 일 세 가지를 떠올렸다. 카톡을 열어보니 아버지 문자가 와 있다. 오늘 아버지는 나 대신 수녀님께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을 전해주러 가셨다. 나는 두 달 전 한국의 수도원에서 2박 3일을 보냈다. 절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듯 수도원에서는 피정을 한다. 수도원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1인 피정이 진행되었다. 피정 프로그램을 진행하셨던 수녀님께서는 나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주셨다. 덕분에 나는 3일 동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지금은 내가 한국에 없으니 아버지께서 나 대신 크리.. 2021. 11. 23.
머리숱이 많아 기쁘다 2021년 11월 22일 월요일 저녁 베를린 내방 오늘 저녁 사워를 하고 머리를 말렸다. 다 말린 후 헤어드라이기를 서랍에 넣고 머리를 만져보았다. 머리숱이 꽤 많다. 기뻤다. 머리숱이 많아 이렇게 기뻤던 적이 있었던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어보세요 몇 개월 전 나는 이별을 했다. 예상치 못했던 이별이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나는 상대를 직접 만나 예의를 갖추어 이별했다. 우리 관계에서 좋았던 점과 그를 만나며 내가 배우게 된 점을 말했다. 그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었다. 그가 말하길 나도 그에게 좋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좋은 사람과 좋은 만남을 갖고 좋게 헤어졌지만 이별 후 폭풍은 컸다. 모든 이별이 그러하리라. 나는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많이 걷고 열심히 근력 운동을 했다... 2021. 11. 23.
독서 편지 :: 이창복 - 어제보다 늙은, 내일보다 젊은 2021년 11월 21일 일요일 오후 베를린 내방 "무슨 책 읽었어? 나한테도 조금만 책 내용이랑 네 생각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주말에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좋겠다고. -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 나는 전자책을 읽을 때 주로 '밀리의 서재'라는 사이트를 이용해. 한 달 구독료를 내면 원하는 만큼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거든. 책을 여러 권 동시에 읽는 나에게 알맞은 플랫폼이야. 며칠 전에 을 읽었어. 은퇴한 독문학과 이창복 교수의 책이었어. 글이 참 좋더라. 책에 나온 구절을 소개할게. "가끔 자식들과 함께 식사할 때 10년 후의 꿈과 20년 후의 세상을 말하는 젊은 그들의 대화는 마치 나와는 관계없는 딴 세계의 동화처럼 들리고, 나는.. 2021. 11. 21.
우와! 진짜 맛있다 - 동태를 넣은 미소국 (독일 마트에서 산 냉동 동태) 2021.11.16 점심 베를린 우와! 진짜 맛있다! 이렇게 간단한데 이렇게 맛있다고? 동태 미소국을 먹고 처음 뱉은 말이다. 나는 늦가을이 되면 점심으로 국을 끓여먹는다. 국이 먹고 싶다. 독일에서 겨울을 나기 위한 몸의 신호랄까? 작년 이맘 때도 다양한 국을 끓여 먹었다. 가장 간단한 국이 미소국이더라. 야채를 넣어 끓인 후 미소를 풀고 바로 먹을 수 있으니까. 만두가 먹고 싶을 때는 미소국에 만두를 넣었다. 냉장고에 있는 어떤 재료를 넣어도 맛있는 국이 되었다. 이번 해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동안 한국에 있었다. 한국집 점심에는 산해진미가 올라온다. 산해진미란 별 것 아니고 풀, 고기, 생선이 올라온다는 이야기다. 부모님은 점심을 가장 맛있게 드시는데 텃밭 채소로 만든 나물, 냉동 고등어, 불.. 2021. 11. 16.
우리의 대화가 너에게 위로가 된다면 2021년 11월 14일 일요일 아침 베를린 최근 몇 개월 동안 친구들을 만나 깊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았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을 많이 못 만났지만 이번 해에는 줌이나 온라인 모임을 통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6개월 간 한국에서 지내며 오랜 친구와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깊게 대화하다 보면 각자의 상처가 나오기 마련이다. 아마도 내 나이가 내 안의 상처를 마주할 수 있는 나이고, 친구들의 나이도 그러한 것 같다. 누군가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면 다른 이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나는 크고 작은 상처를 마주한 지 2년 반 정도가 되었다. 독일에서 버스 사고가 나고 삶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공부를 할 수 없었다. 앉아 있으면 .. 2021. 11. 14.
우정 -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2021년 11월 13일 새벽 3시 베를린 시차 적응이 아직 안 되어 이 시간에 깨어있다... 며칠 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셋은 10개월 전 우연한 기회로 만나 지금은 매일 근력 운동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가 처음 만나 우정을 쌓던 시간은 마치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만났던 때 같았다. 매일 만나 소소한 일상을 나누었다. 성인이 되어 이렇게 우정을 쌓을 수 있다니! 신기했다. 친구 B: 나는 있잖아. 원래 듣는 사람이었거든. 그런데 너희들과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 나: 그랬구나! 나는 오히려 말하는 걸 좋아했는데 너희들이랑 있으며 많이 들어보려고 했어. 친구 B: 정말? 나는 네가 원래 잘 듣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는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와 대화할 때 하고 싶은 .. 2021.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