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Alltag793 저녁 산책 - 바쁠 이유 없잖아. 날씨도 춥지 않고 2021년 4월 9일 밤 9시 30분 기숙사 1층 출입문이 잠겨 있었다. 열쇠로 아무리 열어봐도 열리지 않았다. 내가 사는 WG(셰어하우스)에 초인종을 눌렀다. 독일어로 "나 Zugang이야. 1층 문이 잠겨있네" 말하니 후안이 "응? 뭐라고?" 영어로 답한다. 앗 후안이었구나. 페루 사람인 후안은 나와 함께 사는 다섯 명 중 유일하게 독일어가 익숙하지 않은 친구다. 나는 후안에게 영어로 상황을 설명했다. 후안이 말하길 자신도 며칠 전 문이 안 열렸다며 열쇠를 여러 번 넣고 돌려보라고 말했다. 열쇠를 넣었다 돌리기를 반복했다. 이거 왜 안 되지? 생각이 들 무렵 오늘 친구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천천히 해.' 평소 마음이 조금 급한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나는 생각했다. '그.. 2021. 4. 10.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얘기해 2021년 4월 8일 목요일 오전 어제 친구랑 줌에서 만났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나 중간에 화장실 갈 때 말할게. 나 꼬리뼈랑 허리가 안 좋아서 오래 못 앉아 있거든. 한 40분 후에 쉬는 시간 갖자 :)" 아직도 오래 앉아있으면 버스 사고로 다친 꼬리뼈가 아프다. 학교 수업 때도 교수님께 양해를 구한다. 하지만 매번 모든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픈 것을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 이야기가 길어지는데다 나는 사고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다. 친구가 대답했다. "괜찮아.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얘기해." 시간 상관없이 쉬고 싶으면 쉬라는 친구 말이 내게 위로가 되었다. 친구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한 말 같았지만 나에겐 깊이 와 닿았다. 내가 스스로에.. 2021. 4. 8. 4월에 내리는 눈 4월에 내리는 눈. 오늘 베를린에 눈이 펑펑 내렸다. 지난 7일 동안 봄, 가을, 겨울 세 계절을 경험했다. 4월 답다. 2021. 4. 7. 시간을 가치있게 쓴 하루 2021년 4월 6일 화요일 저녁 8시 물리치료를 받고 온 날에는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내 어깨와 등 마사지할 때 오일을 발라주시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는 레몬 오일이었고 오늘은 라임 오일이었다. 연휴 6일 째인 오늘 하루를 게으르게 잘 보냈다. 오늘 점심 먹으며 쓴 글을 가져와본다. 감자는 쫄깃쫄깃 애호박은 부드럽다 애호박 향이 은은하다. 수분을 머금은 애호박 씹는 맛이 좋다. 감자칩에 진심인 나는 거의 모든 감자 요리를 좋아한다. 살짝 덜 익은 삶은 감자가 내 입맛에 맞는 듯 🙂 간단 조리법: 물을 끓여 감자를 썰어 넣는다. 감자가 어느정도 익었을 때 애호박을 넣어 잠깐 끓여준다. 연휴 6일 차(이번 학기 교육사회학 페이퍼 내고 내가 나에게 휴가를 주었다) 눈 오는 4월의 베를.. 2021. 4. 7. 이별 매뉴얼 - 이별한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 2021년 4월 5일 부활절 휴일 월요일 오늘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근력 운동을 하고 함께 음악을 들었다. 친구 B가 선곡한 성시경의 는 정말로 아름다운 곡이었다. 느린 왈츠를 추는 느낌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부엌 정리를 하며 를 반복하여 들었다. 가사에서 나의 지난 사랑이 떠올랐다. 이별 후 나의 모습이. 어쩔 줄 몰라하던 내가. 나는 매뉴얼 작성하기를 좋아한다. 공부가 안 되는 날, 잠을 못 잔 날, 교수님 면담이 있는 날, 면담 후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데 지친 날, 시험 전 날, 참고문헌이 너무 어려워 머리가 지끈거리는 날, 소논문을 쓰는 내 글쓰기 실력이 너무 부족해 보일 때 등. 공부를 위해 작성한 매뉴얼이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넘어왔다. 첫 연애를 끝냈을 때 나는 처음 가져보는 감정에 당.. 2021. 4. 5. 연휴 3일 째 - 보스스 보스스 꽃나무 소리 2021년 4월 3일 토요일 저녁 8시 반 베를린 2021년 3월 31일 밤 교육사회학 페이퍼를 냈다. 그동안 달려온 나에게 일주일 휴가를 주기로 했다. 오늘은 연휴 3일 째다. 저녁 8시 반에 피곤한 걸 보니 하루를 아주 잘 보냈나 보다. (나 보려고 쓰는 글이라 사진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 요가와 명상을 했다. 물 한 잔 마시고 아침으로 사과를 먹었다. 10시에 독서모임이 시작되었다. 책 과 기록에 대해 2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2주 전 독서모임에서 내가 했던 짧은 강의에 대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었다. 독서모임 참가자들의 기록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들의 삶의 방향과 가치관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인생의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을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들 눈을 반짝이며 나의 이야기를 듣고 .. 2021. 4. 4.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1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