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3일 토요일 저녁 8시 반 베를린
2021년 3월 31일 밤 교육사회학 페이퍼를 냈다. 그동안 달려온 나에게 일주일 휴가를 주기로 했다. 오늘은 연휴 3일 째다. 저녁 8시 반에 피곤한 걸 보니 하루를 아주 잘 보냈나 보다. (나 보려고 쓰는 글이라 사진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 요가와 명상을 했다. 물 한 잔 마시고 아침으로 사과를 먹었다. 10시에 독서모임이 시작되었다. 책 <불렛저널>과 기록에 대해 2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2주 전 독서모임에서 내가 했던 짧은 강의에 대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었다. 독서모임 참가자들의 기록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들의 삶의 방향과 가치관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인생의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을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들 눈을 반짝이며 나의 이야기를 듣고 주옥같은 조언을 해주었다. 나는 큰 가르침을 얻었다.
오후 1시에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플랭크를 했다. 어제부터 내 핸드폰에서 클럽하우스 앱이 잘 안 된다. 다른 아이들은 평소처럼 클럽하우스에서 만나고 C가 나를 위해 줌에 들어왔다. 플랭크 70초 세 번, 복근 운동 3세트(15번씩)를 끝냈다. 친구들과 수다 떨며 산책 준비를 했다. 조깅 바지를 입고 등산 잠바를 입었다. 6개월 전 시작한 베를린 순례길 복장이었다. 등산 잠바는 5년 전 스페인 순례길에서도 입었다.
날씨가 환상적이었다. 초가을 날씨였다. 시원한 바람이 조깅하는 나를 배웅했다. 바람 덕분에 큰 힘 들이지 않고 뛸 수 있었다. 친구들에게 보내기 위해 개나리 사진을 찍었다. 베를린에도 봄이 왔구나! 지난번 산책하며 가보지 못한 옆 동네를 걸었다. 베를린 특유의 건축물이 많았다. 사진을 찍었다. 나는 지난달부터 친구들과 산책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이름은 <망아지 프로젝트>. 친구 중 한 명이 매일 한 시간 씩 산책을 하는데, 자기 별명이 망아지라고. 우리는 <망아지 프로젝트>를 하며 매일 산책 사진을 공유한다. 친구들과 산책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나가기 귀찮은 날도 친구들 사진 보고 나간다. 요즘은 무조건 나가야 하는 날씨다. 봄이 왔으니까! 오늘 아침 독서모임에서 들었던 주옥같은 이야기(keeping)를 떠올리며 즐겁게 걸었다. 한 시간 걷고 집에 돌아왔다. 오후에는 유튜브에서 이수영 씨가 나오는 토크쇼를 보았다.
저녁을 먹었다. 그저께 만들어 둔 맛있는 채소 볶음밥, 가지와 적색 배추를 넣은 따뜻한 미소국, 샐러드를 먹었다. 채소 볶음밥을 입에 넣는 순간 "음~ 너무 맛있어" 어깨가 절로 흔들어지는 맛이었다. 소박한 밥상이었다. 창밖 봄 하늘을 보며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고 계란을 사러 마트에 갔다. 내일 친구들과 <부활절 삶은 계란 꾸미기> 대회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마트 가는 길 눈이 부시게 아름다은 봄의 노을을 만났다. 부활의 <친구야 너는 아니>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마트로 향했다.
'연휴를 제대로 즐기고 있구나. '
연휴, 여유, 나, 친구들, 즐거움. 나를 행복하게 하는 단어를 떠올려보았다.
"보스스- 보스스-"
봄나무 꽃들이 서로 바람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마트에서 두부, 감자칩, 토마토소스(Alnatura), 치실, 머리끈, 아이크림(DM), 계란, 사과, 바나나, 오렌지, 애호박, 대파, 샐러드 채소, 양송이버섯, 쌀, 치킨 너겟을 샀다. 마트 초콜릿 칸이 텅텅 빈 걸 보니 부활절 연휴가 시작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바코드를 직접 찍으며 계산을 하고 배낭, 캔버스 가방, 과일 넣은 비닐봉지를 들고 집에 걸어왔다. 집에 와서 계란과 과일, 야채를 냉장고에 넣었다. 치킨 너겟은 냉장고에 넣었다. 토마토소스와 쌀은 선반에 넣었다. 감자칩은 방으로 가져와 감자칩 보관함에 넣었다. 정리를 하며 <Aber du weißt den Weg> 노래를 흥얼거렸다. 아이크림 향을 맡아보니 좋았다. 거울 앞 선반에 두었다. 치실도 서랍에 정리해두었다.
시간을 보니 저녁 9시 반이다. 노곤하다. 잠 잘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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