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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793

독서노트 - 경주, 걷기와 말들 (김제우, 김지연, 신지호) 2021년 6월 24일 목요일 오후 단소집 거실 서재 계기: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빌려준 책이다. 친구와 나는 좋아하는 책이 비슷하다. 어느날 친구가 책을 읽다가 내 생각이 났다며 연락을 해왔다. 친구는 이 책을 읽고 경주를 걸었다. 나에게 경주 양동마을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정말로 멋지더라. 책을 읽으며 공감가는 내용이 너무나 많았다. 너무나 많아서 일단 독서노트부터 작성하기로 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기록하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아서 독서노트를 못 쓸 것 같기에. 친구의 밑줄과 나의 밑줄이 같을 때 반갑더라. 함께 책을 읽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독서노트 그중에서 내가 가장 깊이 동의한 미덕은 걷기가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르 보르통은 에서 그 사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걷기는 기.. 2021. 6. 24.
독서노트 - 이근후,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2) 2021년 6월 24일 오후 단소집 계기: 한국 집에 있던 책이다. 아버지가 보신 책. 아버지는 책을 정말로 깨끗하게 보신다. 나는 좋은 책이 생기면 색연필로 알록달록 밑줄 긋고, 책 여백에 내 생각을 쓴다. 내가 독일에서 가져온 책, 한국에 와서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한 책, 부모님 댁에 있던 책을 작은 집에 가져왔다. 시험이 끝난 오늘 나에게 보상을 하기로 했다. 시간을 선물하기로 했다. 아버지가 책을 읽는 자리에 앉아 옆에 읽고 싶은 책을 잔뜩 쌓아두었다. 나는 책을 잔뜩 쌓아두고 읽을 때 행복하다. 쌓아둔 책은 다 읽지 못하지만 좋은 책이 내 곁에 가득한 이 순간이 참 좋다. 독서노트 정신분석학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하는 가설이 '정신결정론'이다. 그 어떤 행동에도 원인이 있다는 가설이다. 쉽게 .. 2021. 6. 24.
텅 빈 충만 - 나의 시간, 요가, 낮잠, 엄마와 대화, 아빠와 통화, 주말 계획, 사과와 오이, 시험 공부, 친구들 2021년 6월 17일 우리집 내 방 텅 빈 충만 Keywords: 나의 시간, 요가, 낮잠, 엄마와 대화, 아빠와 통화, 주말 계획, 사과와 오이, 시험 공부, 거실 서재, 단호하고 상냥한 거리두기, 친구들 참고 문헌처럼 키워드를 정리하고 글을 써보겠다. 이렇게 키워드를 먼저 쓰면 오늘 기억에 남는 일을 빼먹지 않고 쓸 수 있을테니까. 오늘은 텅 빈 충만을 느낀 날이었다. 텅 빈 충만은 법정 스님 책 에서 가져온 단어다. 잠들기 전 친구와 통화를 하기로 했다. 약속 시간에 맞춰 거실 책상을 정리하고 방으로 왔다. 피에르 쌍소 를 몇 장 읽고 블로그를 열었다. 오늘을 기록하기 위해. 친구와 약속 시간이 되어버려서 일기는 못 쓰나 했다.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잠시 다른 곳에 전화를 해야한다고. 나는 오히.. 2021. 6. 17.
느린 하루 - 식구, 일상적인 대화, 엄마가 숨겨놓은 도토리 옷 2021년 6월 15일 밤 11시 40분 우리집 하루를 여유롭게 보낸 날이다. 어제 수업이 새벽 1시에 끝났다. 새벽 1시 반에 잠이 들었고 평소처럼 5시 반 즈음 눈이 떠졌다. 새벽 6시에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근력운동을 했다. 조금 수다를 떨다가 다시 잠들었다. 11시 즈음 일어나 침대에서 아침 요가를 했다. 거실로 나가 부모님께 아침 인사를 드리고 명상, 저녁 요가, 확언 명상을 했다. 소파에 앉아계시던 엄마가 물었다. "영상에서 요가 동작을 설명해주는 거니?" 독일어 요가 영상을 틀어놓으니 엄마가 궁금하셨나 보다. 확언 명상까지 마치고 독일어 기도문을 읽었다.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삑삑삑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텃밭일을 하시던 아빠가 돌아오셨다. 우리는 엄마가 미리 준비해.. 2021. 6. 16.
한국에 온 지 한달 - 자가격리, 구호식품, 격리 해제 후 부모님 댁으로, 텃밭 2021년 6월 11일 오전 한국 따뜻한 오후 해가 나는 날 베란다에 빨래를 말리며 한국에 왔다는 걸 실감한다. 한국에 와서 2주 자가격리를 하며 머물렀던 곳은 내가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익숙한 부모님 집도 아니었고 내가 자고 나란 도시도 아니었다. 하지만 엄마의 반찬과 아빠가 청소해놓으신 깨끗한 집을 보며 부모님의 사랑을 느꼈다.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참 잘 챙겨 먹었다. 배달음식을 시켜 먹지 않고 엄마의 건강한 밑반찬과 아빠가 가꾸신 텃밭 상추를 매끼 먹었다. 한국에 온 지 한 달이 돼가는 지금도 비슷한 조합으로 식사를 한다. 질리지 않는다. 매번 먹어도 맛있다. 베란다 창을 청소했다.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토요일에는 온라인 독서 모임에 참가했다.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거의 매.. 2021. 6. 11.
집이 참 좋다 - 아빠와 작은 딸 2021.05.23 https://youtu.be/dYofZ8eFA2U 집이 참 좋다. 집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인 일요일 아침 7시 30분부터 아빠의 경쾌한 설거지 소리와 엄마의 빨래 계획 소리가 들린다. 나는 전날 친구와 통화하다가 새벽 3시가 넘어서 잠들었다. 일요일 아침을 알리는 부모님 대화에 결국 나는 7시 반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가 격리하며 2주 동안 못한 빨래를 분류했다. 엄마께 세탁기 사용법을 배웠다. 나의 아침 루틴은 요가와 명상, 아침 식사 준비다. 요가와 명상을 끝내고 사과랑 토마토를 꺼내려고 냉장고 문을 열려고 하니 아버지가 내게 무엇을 꺼낼 건지 물어보신다. 내가 답했다. "사과랑 토마토 먹으려고." "옆에 냉장고 문 열어봐." 아빠가 미리 아침을 준비해두셨다. 와...! 진짜 .. 2021.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