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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의 일기, 이해인 - 베를린의 작은 섬

by 통로- 2019. 4. 21.

아픈 날의 일기

 

- 이해인 -

 

2

나의 몸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네

 

나의 마음이

나의 몸을 

아프게 하네

 

둘이서 하나인걸

알면서도

잊고 살았지

 

내가 잊고 있더라도

둘이서 좀 

잘 지내지 그랬니?

 

따져도 따져도

그들은 말이 없네

 

 

(출처: 이해인, 나를 키우는 말)

 

 

 

 

베를린 생활 초반 지독한 감기에 걸려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다. 몸살이었다. 낯선 방에 혼자 있으며 뒤셀도르프 이모님께 전화드렸다. 전화가 끝나자 눈물이 나왔다. 아프니까 마음도 쉽게 울적해지더라. 

 

방 안에서는 혼자였지만 문을 열고 나오면 혼자가 아니었다. 룸메이트가 있었다. 경영을 공부하는 룸메이트는 내가 이사 온 첫 며칠간 두꺼운 이불을 빌려주었다. 도도 씨는 해열진통제 약을 주었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며 따뜻함을 느꼈다. 덕분에 베를린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이곳은 작은 섬 같다. 거대한 도시 베를린의 아늑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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