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날의 일기
- 이해인 -
2
나의 몸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네
나의 마음이
나의 몸을
아프게 하네
둘이서 하나인걸
알면서도
잊고 살았지
내가 잊고 있더라도
둘이서 좀
잘 지내지 그랬니?
따져도 따져도
그들은 말이 없네
(출처: 이해인, 나를 키우는 말)
베를린 생활 초반 지독한 감기에 걸려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다. 몸살이었다. 낯선 방에 혼자 있으며 뒤셀도르프 이모님께 전화드렸다. 전화가 끝나자 눈물이 나왔다. 아프니까 마음도 쉽게 울적해지더라.
방 안에서는 혼자였지만 문을 열고 나오면 혼자가 아니었다. 룸메이트가 있었다. 경영을 공부하는 룸메이트는 내가 이사 온 첫 며칠간 두꺼운 이불을 빌려주었다. 도도 씨는 해열진통제 약을 주었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며 따뜻함을 느꼈다. 덕분에 베를린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이곳은 작은 섬 같다. 거대한 도시 베를린의 아늑한 섬.
이어지는 글
2019/05/05 독서 일기 :: 기다리는 행복, 이해인 (1)
2019/10/05 해인글방 - 머리카락의 기도, 이해인
2019/11/09 나의 어린 시절 - 낮잠 자고 일어나 이해인 수녀님의 '나무가 크는 동안' 시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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