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8일 제출하는 어버이날 기념 문집

2021. 1. 28. 20:15일상 Alltag/가족 Familie

 

2021년 1월 28일 목요일 점심 베를린

 

어버이날 기념 문집

 

2021년 5월 8일에 제출할 글이 생겼다. 어버이날 기념 문집이다. 엄마 아빠께 카톡으로 종종 내가 쓴 글을 보내드린다. 부모님은 내 글을 읽을 때마다 기뻐하신다. 

 

책을 만들 계획은 작년 이맘때 세웠다. 가족 여행을 준비하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았다. 여행 중 웃을 일도 많았다. 그 이야기를 모아 부모님께 선물 드리기로 했다.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어 3년 후 아빠 생신 때 선물 드리기로 하고 에버노트에 부모님 이야기를 모았다. 부모님과 통화를 끝내고 그 내용을 기록하기도 했고 문득문득 부모님과의 추억이 떠오를 때마다 글을 썼다.

 

굳이 3년을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년 후 독립출판으로 완성된 책을 만드는 대신 매년 어버이날에 문집을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그 글을 모아 독립출판을 해도 되니 말이다. 이미 블로그에 쓴 가족 글이 많고!

 

 

 

 

 

 

 

 

함께 책 읽는 아빠와 나

 

지난주 인터넷 서점에서 김신일 교수의 <교육사회학>을 부모님 댁으로 주문했다. 학기 말에 쓰는 교육사회학 수업 소논문에 도움이 될 책이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주문하며 부모님께

"엄마 아빠도 읽어보세요. 후기 보니까 책이 술술 읽힌대요."

말씀드렸다. 아빠는 경제학을 전공하셔서 내가 공부하는 사회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으시고, 엄마는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셨으니 흥미 있어 하실 내용이었다. 

 

책과 함께 마른김을 보내 달라는 부탁을 드리려 오늘 오전 부모님께 전화했다. 수다스럽게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사진 찍으러 가는 길인 것 같았다. 아빠는 엄마의 매니저 역할을 하며 운전을 하고 계셨다. 아빠가 말씀하시길 <교육사회학> 책을 벌써 반이나 읽으셨다고 한다. 역시 우리 아빠다. 무엇이든 정성을 다하신다. 내가 책을 읽어보시라 부탁하니 아빠는 정말로 책을 읽고 계셨다. 제4장 <한국교육제도의 변천> 은 당신이 어릴 적 학교 다닐 때가 생각난다며 이해가 잘 된다고 하셨다. 엄마께도 여쭈어보았다.

"엄마는 시간이 없어." 

예상했던 답이었다. 엄마는 새벽에 나가 사진을 찍고 밤 늦게까지 사진 편집하시느라 시간이 없다.

 

 

 

 

 

 

 

 

문집 만들기

 

통화가 끝나고 카톡으로 부모님께 내가 작년에 썼던 글을 보내드렸다. 책을 함께 읽는 아빠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응원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모님께 카톡으로 보내드린 글을 모아 문집을 만들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워드를 켜고 글과 사진을 옮겼다. 소논문 표지를 응용해 문집 표지를 만들었다. 책 표지 편집은 한 번도 안 해봤지만 소논문 표지 작업은 매우 익숙하다. 

 

 

 

소논문 표지 가장 위에는 작은 글씨로 학교 이름과 학과, 세미나 이름, 교수 이름을 적는다. 부모님께 선물할 문집 표지에는 내가 소속된 학교 이름 대신 우리 가족, 세미나 이름 대신 어버이날 선물, 교수 이름 대신 부모님 성함을 썼다. 예전부터 생각해온 책 제목을 중앙에 큰 글씨로 썼다. 아래에는 제출일 2021년 5월 8일,  내 이메일 주소, 학번 대신 작은딸, 내 이름을 적었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워드 파일에 글을 차곡차곡 채워 12장 소논문 분량으로 문집을 만들어보려 한다. 태어나 가장 일찍 준비하는 어버이날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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