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한 엄마 -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한성희

2020. 10. 27. 09:35일상 Alltag/가족 Familie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한성희

 

 

 

계기: 유튜브 닥터 프렌즈에 소개된 책이다.

 

감상: 책을 읽으며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육아서를 읽을 때는 나를 이해하게 되더니, 한성희 작가가 딸에게 쓴 책을 읽으며 우리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지난 글에서 우리 엄마는 공감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썼다. 덕분에 엄마는 남 눈치 안 보고 즐겁게 사신다. 할 말은 하고 남들 잔소리는 그냥 흘려들으신다(얼마나 대단한 능력인지!).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자식들에게 양보하지 않고 똑같이 나누어 드신다. 희생하는 엄마보다 행복한 엄마가 계셔서 기쁘다. 나도 행복한 엄마가 될 테니까. 

 

 

 

 


 

 

독서카드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한성희

 

 

 

인생에는 중요한 전환점이 있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것, 여자에서 엄마가 되는 것, 엄마에서 다시 '나'로 돌아오는 것. 이 모든 게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 같지만 우리는 역할 변화에 따를 전환점을 거쳐야만 한다. (25/486)

 

내가 괴롭고 힘들어도 조금만 희생하면 모두 편안하니까 내 목소리를 줄이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참고,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 한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그렇게 살아왔다. 자식을 위하느라, 남편을 위하느라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화병이 생기든 말든 자신을 방치한 채로 말이다. 심지어 세상은 그것이 진정한 모성이라고 강요하기까지 했다.(27/486)

 

 

 

 

 

 

너는 씩씩하게 잘 커 주었고 내게 많은 기쁨을 안겨 주었다. (22/486)

 

모든 엄마가 그러하듯 엄마가 생각하는 너의 미래, 엄마가 생각하는 '너'를 만들어 가느라 너에게 쓸데없는 걱정과 부담을 안겨 주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22/486)

 

그러나 너는 엄마의 방향을 번번이 빗나갔고, 중·고등학교를 가고, 대학교에 들어가고, 미국에 유학을 가기까지 좌충우돌하는 가운데서도 너만의 길을 걸어갔다. (23/486)

 

사실 돌이켜 보면 그것은 나의 욕심이었다. 내가 너의 앞날을 미리 생각해 두었는데, 네가 그 길을 가야만 행복할 텐데, 하고 단정한 나의 오만이었던 것이다. (23/486)

 

 

 

 

 

 

너도 태어날 때 많이 울었겠지? (31/486)

 

그러니 서른 살이 되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는가?"에 대해서만 셈하지 말고, 그 시간을 잘 견뎌 낸 자신을 위로하고 애도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그 과정에서 눈물이 나면 기꺼이 울 일이다. 눈물에 인색한 사람은 자신에게도 인색해질 수밖에 없다. (42/486)

 

 

 

 

 

 

그런데 과연 세상에 헛된 일이라는 게 있을까? 바람 한 점에 날아가 버리는 모래성을 쌓았다고 해서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모래성을 쌓아 본 사람만이 모래성을 잘 쌓는 데 필요한 모래와 수분의 양을 가늠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법도 알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경험이 가져다주는 진짜 지식인 것이다. (45/486)

 

지금은 삽질이 손실로만 보일 수도 있지만 삽질의 콘텐츠가 차곡차곡 쌓이면 어느 순간 그것이 성공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도 있고, 미처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한 편의 땅도 갖지 못한 청춘일수록 삽질은 꼭 해야 할 신성한 노동이다. 하고 싶은 게 뭔지 잘 모르겠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뭔지도 모르겠다면 일단 뭐든 해 봐야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이건 내가 남들보다 더 잘하는 것 같은데?". "이건 내가 잘 못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어" 등등의 결론 말이다. 그처럼 경험치가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선택을 하는 데도 유리해질 것이다. (46/486)

 

그런데 대학에 들어와 수업을 들으면서 바빠진 뒤로는 더 이상 옷 만드는 놀이를 할 수 없었다. 공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마당에 바느질 하며 몇 시간을 내리 보내는 건 정말 쓸모없는 일처럼 보였으니까. 그런데 그때 쌓은 바느질 실력이 다 큰 다음 엉뚱한 곳에서 쓰이더구나.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처음 환자의 상처를 봉합하는 시술을 하게 되었는데 뜻하지 않은 칭찬을 듣게 되었던 거다. 진짜 처음 해 보는 게 맞느냐면서. (48/486)

 

 

 

 

 

나는 가끔은 삐삐처럼 살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치 보지 말고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살아 보는 시간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혼자 있는 시간에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한번 살아봐야 한다. 그래야 인생에 후회가 적다. 그래야 세상 탓, 남 탓 안 할 수 있다. (226/486)

 

 

 

 

사랑도 몸소 부딪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버리는지,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비참함이 무엇인지, 그렇게 아파도 사랑을 놓지 못하는 바보가 된다는 게 어떤 건지, 그럼에도 홀로 있는 것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왜 더 행복한지를 아는 것. 이런 것들은 사랑이라는 고약한 레슨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이 레슨을 통해 우리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 잘 알게 된다. 왜 그에게 끌렸는지, 왜 그렇게 싸웠는지, 끝내 마음에 채워지지 않은 갈증은 무엇이었는지를 깨닫는다. 그렇게 미처 몰랐던 나를 알게 되면 상대방도 나처럼 상처 입은 사람임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사랑은 경험을 통해서만 성숙의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 (242/486)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246/486)

 

첫째 날에는 "이 남자와 대화가 되는가?"

둘째 날에도 "이 남자와 대화가 되는가?"

셋째 날에도 "이 남자와 대화가 되는가?"

철학자 니체는 "결혼할 때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라. 다 늙어서도 그와 대화를 잘할 수 있겠는가? 결혼해서 그 이외의 것들은 다 일시적인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265/486)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일수록 타인과 맺는 관계도 안정적이다. (28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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