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8일 토요일 저녁
엄마는 새벽마다 사진기를 들고 출사를 나가신다. 아빠는 어두운 새벽 혼자 나가는 엄마가 걱정되어 매니저 역할(기사+짐꾼)을 하기로 하셨다. 엄마가 사진 찍는 동안 조금 심심하다는 아빠께 나는 부탁을 드렸다. 엄마가 사진 찍는 모습이 궁금하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말이다. 아빠가 보내주신 사진을 올려본다.
엄마는 참으로 열정적이다.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본다.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했던 엄마는 우리를 키우면서 전업 주부가 되셨다. 엄마로서의 역할도 열정적으로 하셨다. 청소년기 때 나는 엄마의 열정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 모습이 엄마였다. 엄마는 우리를 다 키우고 난 지금도 열정적으로 사신다. 뒤늦게 시작한 사진을 취미로 하는가 싶었더니 이제는 학교도 다니신다. 뉴스에서나 보던 만학도가 우리 집에 계신다.
엄마는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으셨다. 고등학교에서 일하실 때 담당 과목 외에 음악 감상반 선생님을 하며 작곡가와 작품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셨다. 우리 집에도 항상 음악이 함께 했다. 예술을 즐겼던 엄마는 이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이것을 하기에 늦은 나이인가?' 생각이 들 때 엄마를 떠올린다. 60세가 넘어 사진 공부하는 엄마를 보며 늦은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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