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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lltag/가족 Familie66

아버지가 손수 준비하신 야무진 저녁 밥상 2021년 10월 마지막 날 우리 집 내방 60대인 우리 아빠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영양제나 따로 드시는 약도 없이 매우 건강하시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능력을 가지셔서 그런 걸까? 저녁에 나는 방에서 공부하다가 잠깐 부엌에 갔다. 캄캄한 부엌 식탁에 과일과 달걀, 빵이 놓여있다. 정성스레 자른 감과 무화과, 삶은 달걀, 내가 에어 프랑스 비행기에서 받아온 빵까지. 야무진 조합이다. 입가에 미소가 나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계신 아빠께 여쭈어보았다. "아빠, 이거 아빠 저녁이야?" "응" 아빠는 과일과 삶은 달걀 외에도 견과류, 멸치, 김을 저녁으로 드신다. 아빠는 몇 년 전부터 소식을 해야 건강하다며 저녁을 간소하게 드시기 시작했다. 참고로 엄마는 다이어트를 하시느라 저녁을 안 .. 2021. 10. 31.
조카와 춤을 2021년 10월 8일 오후 4시 20분 조카네 조카와 신나게 춤을 추었다. K-pop과 라틴음악에 맞추어! 둘째 조카는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이다. 조카는 학교에 다녀온 후 학원과 운동을 다닌다. 금요일에는 수학 학원과 수영장에 가는 날이다. 오늘은 수학 학원이 취소되어 시간이 남았다. 나는 조카와 함께 포스트잇으로 비행기를 만들었다. 조카의 설명을 들으며 흰 종이를 곱게 접었다. 조카가 말하길 종이비행기 날개를 90도로 접어주면 비행기가 빙글빙글 돌지 않고 잘 날아간단다. 비행기를 날린 후 언니의 유치원 앨범을 함께 보았다. 조카는 사진 몇 장을 보더니 흥미를 잃었다. 나는 조카에게 사과가 먹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조카는 좋다고 했다. 사과를 먹으며 조카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았다. "이모랑.. 2021. 10. 8.
일희일비 一喜一悲 2021년 9월 25일 토요일 저녁 토요일 저녁 외출을 나가신 부모님께서 돌어오셨다. 엄마는 어두운 거실 구석에 놓여있는 체중계에 조심스레 올라가셨다. 실망이 가득한 얼굴로 체중계에서 내려오시는 엄마. 나는 엄마 얼굴을 보는데 웃음이 나왔다. 엄마는 어제까지만 해도 신나게 자랑을 하셨던 터였다. 이렇게 운동을 해서 살이 빠졌다, 조금만 더 하면 목표 몸무게까지 갈 것이다 말씀하셨던 엄마. 참고로 우리 엄마는 다이어트 전문가인데 자꾸 살이 다시 찐다. 말로만 전문가이지 실상은 쪘다 빠졌다 하는 평범한 다이어터다. 체중계 숫자를 보고 아쉬움이 가득한 엄마의 표정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나: (크게 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나를 보고 웃으심 ㅋㅋㅋㅋㅋㅋㅋ) 나: 엄마, 그러니까 내가 일희일.. 2021. 9. 25.
세 식구의 추석상 - 매일 추석 요리 하나씩 2021년 9월 19일 일요일 오전 우리집 거실 얼마만에 한국에서 보내는 추석인지! 이번 추석은 세 식구만 조촐하게 보낸다. 언니네는 A시에 살고 동생은 B시에 살기 때문이다. 평범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도 있지만 나는 모처럼 맞는 추석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다. 추석 며칠 전부터 엄마께 먹고 싶은 음식을 알려드렸다. 나: 우리 추석 음식을 많이 하지는 말고 하루에 하나씩 먹을까? 하루는 잡채, 하루는 전, 하루는 갈비찜 이렇게. 엄마가 흔쾌히 승락을 하셨다. 나는 포스티잇에 장보기 목록을 적어 엄마께 드렸다. 어제 오후 부모님은 장을 보러 다녀오셨다. 집에 들어오신 아빠가 말씀하셨다. 아빠: 작은딸 덕분에 소갈비찜을 먹네! 얼마만에 먹는 건지 모르겠어! 기쁘게 웃으시는 아빠. 부모님이 사오신 소갈비를 .. 2021. 9. 19.
일요일 아침 풍경 2021년 9월 19일 일요일 아침 우리집 거실 일요일 새벽 6시 눈이 떠졌다. 밖에서 보스락 보스락 소리가 들린다. 화장실에 가려고 방문을 열고 나갔다. 아버지가 옆 방에서 무엇인가 보스락 보스락 찾고 계셨다. 어두운 새벽빛이 비치는 방에서. 부지런한 아침형 부모님과 함께 사는 주말 아침 풍경이다. 새벽에 아버지는 잠 자는 딸을 배려하여 발걸음도 조용히 내딛으신다. 나: 굿모닝! 아빠께 인사하고 나는 다시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아침 9시에 깼다. 밖이 조용하다. 거실에도 부엌에도 아무도 없다. 문이 열려있는 안방을 보니 그곳에도 부모님은 계시지 않았다. 아침 일찍 등산을 가신 모양이었다. 9시 15분이 되자 엄마가 들어오셨다. 10분 후 아빠도 오셨다. 부모님은 성당에 가기 위해 분주하게 .. 2021. 9. 19.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 부모님, 동생, 언니네 2021년 9월 17일 금요일 정오 A집 거실 나는 일찍 독립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타지에 살게 되었고 그 도시에서 대학을 다녔다. 졸업 후에는 독일에서 어학 공부를 했고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오랜 시간 가족과 떨어져 지냈다. 네 달 전 코로나 덕분에 한국에 왔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온라인 시험을 보았다. 지금은 소논문을 쓰고 있다. 한국에 와서 가장 좋은 점은 가족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 특히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집을 떠났던 중 3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다. 부모님을 이해하는 마음이 깊어졌다. 나물 반찬을 즐겁게 하는 엄마, 등산 갔다가 죽순을 따오는 엄마, 집 앞 작은 텃밭을 열심히 돌보는 아빠, 손주들을 알뜰살뜰 챙기는 아빠, 이모인 나에게 모빌 선물을 .. 2021.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