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손수 준비하신 야무진 저녁 밥상

2021. 10. 31. 20:11일상 Alltag/가족 Familie

2021년 10월 마지막 날 우리 집 내방

 

60대인 우리 아빠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영양제나 따로 드시는 약도 없이 매우 건강하시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능력을 가지셔서 그런 걸까?


저녁에 나는 방에서 공부하다가 잠깐 부엌에 갔다. 캄캄한 부엌 식탁에 과일과 달걀, 빵이 놓여있다. 정성스레 자른 감과 무화과, 삶은 달걀, 내가 에어 프랑스 비행기에서 받아온 빵까지. 야무진 조합이다. 입가에 미소가 나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계신 아빠께 여쭈어보았다.

"아빠, 이거 아빠 저녁이야?"
"응"


아빠는 과일과 삶은 달걀 외에도 견과류, 멸치, 김을 저녁으로 드신다. 아빠는 몇 년 전부터 소식을 해야 건강하다며 저녁을 간소하게 드시기 시작했다. 참고로 엄마는 다이어트를 하시느라 저녁을 안 드신다.


몇 주 전 나는 아빠와 아빠 단골 식당에 방문했다. 언니 집 앞 상가에 있는 밥집인데 반찬이 다양한 시골밥상집이었다. 아주 맛있었다. 아빠는 반찬을 골고루 드신다. 집에서 식사를 하실 때도 냉장고에 있는 모든 반찬이 식탁에 등장한다.



안개가 낀 어느 새벽 부모님이 분주히 준비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안개 사진 찍으러 나가시는 모양이었다. 엄마가 새벽 출사 갈 때 아빠는 엄마의 매니저로 함께 가신다. 매니저가 하는 일은 운전과 짐 들어주기. 가끔 모델도 하신다. 쉽게 말하면 궂은 일 하기다. (엄마는 모델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다.)

나는 분주하게 준비하시는 부모님께 아침 인사를 하고 부엌으로 갔다. 식탁에 앙증맞은 쇼핑백이 있어 들여다보니 아빠의 아침 도시락이다. 새벽 5시에 도시락을 싸셨다니! 우리 아빠 대단하다. 아빠의 아침 식사는 떡과 삶은 달걀, 과일이다. 아빠는 아침을 안 먹는 엄마를 챙기주시려고 이쑤시개를 두 개 넣은 것 같았다.

부모님과 함께 먹은 점심상이다. 밑반찬을 찍어보았다. 여기에 찌개나 구이류(생선 혹은 고기)가 추가된다.





어느 날 새벽에 찍은 아빠의 아침상. 아빠는 아침에 드실 것을 냉장고와 냉동실에서 꺼내 밀폐용기 그릇에 넣어 식탁에 올려두시고 천천히 아침 준비를 하신다. 달걀과 사과 토마토는 냉장고에서, 가래떡은 냉동실에서 나왔다. 오이는 부모님이 가꾸는 텃밭 출신이다.

나도 아빠처럼 식사하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빠가 드시는 것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 다행히 나도 건강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건강한 삶의 투명한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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