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매뉴얼 - 1. 어떤 글을 쓸까? 2.게으름이 찾아왔을 때

2020. 6. 26. 03:40일상 Alltag/시와 글과 영화와 책 Bücher

 

드디어 북스타그램이란 것을 시작했다. 인스타 초보인데 계정은 세 개다 ㅋㅋㅋㅋ

 

1. 내 방 사진가: 코로나 이후 방 사진을 찍음. 요즘 쉬는 중.

2. 간단 요리사: 한참 즐겁게 하다가 요즘 쉬는 중.

3. 북스타그램: 짧은 책 감상문과 인용구를 소개.

 

블로그에 올렸던 책을 인스타로 정리하면서 책 매뉴얼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북스타그램 이름이 Zugangsbuch 이다. Zugang은 독일에서 나의 별명이다. das Buch은 책이다. Zugangsbuch은 Zugang의 책이라는 뜻도 되지만, 서점에서 손님이 "이 책이 있나요?" 물어보았을 때 서점 직원이 컴퓨터에 책 제목을 입력하는 책 목록 데이터베이스라는 뜻도 된다. 원래 이 단어를 알고 있어 북스타그램 계정 이름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 만들고 나서 '혹시 이런 단어도 있나?' 찾아보니 있더라. 아무튼!!! 나는 북스타그램을 나의 책 데이터뱅크로 이용해보기로 했다. 

 

언젠가는 블로그에 책 매뉴얼 목록을 만들어보고 싶다. (유학 생활, 독일어로 논문 글쓰기 매뉴얼도 만들고 싶음. 계획은 많음!) 오늘은 첫 시작으로 두 가지 책 매뉴얼을 올려본다. 

 


1. 게으름이 찾아왔을 때: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유시찬

어떤 마음의 움직임도 모두 좋은 것이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마음속에 게으름이 찾아왔을 때, 부지런한 마음으로 바꾸려고 무작정 덤벼든다면 에너지를 소모하고 마음고생만 할 뿐입니다. 반면 마음속에 게으름이 휘몰아칠 때 일단 그 자체를 아름답고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면 다음 단계에서 훨씬 나은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게으른 마음을 평온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부지런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설사 마음이 금방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마음을 품은 채 자신이 할 일을 묵묵히 해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8쪽)

 

 

2. 블로그에 어떤 글을 써야할지 모르겠을 때: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밥하기보다 쉬운 글쓰기. 이 야릇한 말은 최근에 전영주 시인이 발간한 책의 제목이다. [...] 오랫동안 글을 써왔고 그와 관계된 일을 직업으로 삼았으니 초보자라고 할 수 없는 나 같은 사람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내가 왜 그 일을 하는지, 새삼스럽게 묻게 된다.

저자는 당신이 잘 아는 것, 사소한 것, 당신의 실패와 변화에 대해 쓰라고 말한다. 사소한 것과 우리가 잘 아는 것은 사실 같은 것이다. 일상에 묻혀 살아온 사람이 거창한 지식을 갖기는 어렵다. 까다롭고 복잡한 이론체계에 친숙해진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 한 주부가 여성주의에 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지만, 자기 친정이 어떻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구별하여 키웠는지는 그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없다. 인간의 심성이니 무의식이니 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공부한 적은 없지만 사흘 동안 입을 다물고 있는 남편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그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 이 모든 것들은 다 사소한 것들이다. 사소하다는 것은 세상의 큰 목소리들과 엄밀한 이론체계들이 미처 알지 못했거나 감안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소한 것들은 바로 그 때문에 독창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실패와 변화도 이 사소한 것들과 세상의 거창한 이론들이 맺게 되는 관계와 다른 것이 아니다. 우리는 늘 실패한다. 우리가 배웠던 것, 세상의 큰 목소리들이 확신에 차서 말하는 것들과 우리의 사소한 경험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고 엇나갈 때 우리는 실패한다. 우리들 개인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가 저 큰 목소리들 앞아세는 항상 '당신의 사정'이다. [...]

그런데 우리는 그 실패의 순간마다 변화한다. 사람들마다 하나씩 안고 있는 이 사소한 당신의 사정들이 실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치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사정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 그 변화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있다. [...] 

 

글쓰기가 독창성과 사실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바로 당신의 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의 '사소한' 사정을 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당신이 쓰고 있는 글에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한다.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은 자신의 사소한 경험을 이 세상에 알려야 할 중요한 지식으로 여긴다는 것이며, 자신의 사소한 변화를 세상에 대한 자신의 사랑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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