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3 금요일 오후 베를린
정말? 정말 헤르만 헤세 목소리라고?
다른 시인의 시는 좋은 음질로 녹음되어 있었다. 헤르만 헤세의 시는 LP 플레이어로 듣는 음악처럼 공백에 '뿌지지' 하는 소리가 들렸다. 유튜브에 헤르만 헤세의 목소리(Hermann Hesses stimme)를 검색해보았다. 비슷했다.
이틀 전, 2020년 4월 1일
이틀 전 <데미안>을 다시 폈다. 독일어판 <데미안>을 샀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을 거라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 번 덮은 책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틀 전 <데미안>을 다시 폈을 때 푹 빠져서 보았다. '역시 책을 사놓길 잘했어.'
역시나 비결은 소리 내어 읽기였다. 소리내어 읽으면 지루하지 않다. (외국어로 쓰인 책은 잠이 와서 긴 호흡으로 읽기 어렵다) 주인공이 데미안을 만나는 곳까지 읽었다. 데미안이 풀어내는 카인과 아벨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가 '와, 글이 아름답네!' 감탄하며 몇 번을 멈췄다. 글의 소리가 아름다웠다. 왜인지 설명할 수 없지만 문장이 아름답게 들렸다. 헤르만 헤세가 시인이라 그런가?
오늘 2020년 4월 3일
오늘 우연히 독일 문화원 피드를 보다가 베를린에 시문학의 집(Haus für Poesie)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베를린에는 문학의 집(Literaturhaus Berlin) 뿐 아니라 시문학의 집도 있었구나! 반가운 마음이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언어, 나라, 주제 등으로 분류된 시를 읽을 수 있었다. 독일 문화원 피드를 자세히 읽지 않았기 때문에 시낭독을 하는 사람이 시인인지 성우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제목이 재미있는 시(포스팅 아래 링크 추가)를 하나 들어보고는 '직접 쓰지 않았다면 이렇게 낭독 하기는 어렵겠는데?' 생각했다. 내가 알고 있는 독일 시인도 검색해볼까 하며 헤르만 헤세의 이름을 써보았다.
그의 시가 있었다. 다른 시와는 다르게 시낭독 음질이 좋지 않았다. 혹시 헤르만 헤세가 직접 녹음한 것인가? 혹시...? lyrikline 사이트 소개글을 읽어보니 역시나! 시인들이 직접 한 시낭송을 모아두었다고 한다.
DIE PROJEKTIDEE: Ausgehend von diesen Überlegungen begann die Literaturwerkstatt Berlin an den Grundlagen einer Lyrik-Plattform im Internet arbeiten, die an festem Platz regelmäßig vom Autor selbst gesprochene Gedicht-Sammlungen vorstellt. (Quelle: https://www.lyrikline.org/de/about/)
고전 문학 작가들이나 위인전에서 본 사람들이 그렇게 옛날 사람이 아니더라. 알프레드 슈바이처 박사도 1965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말이다. 헬렌 켈러의 연설을 유튜브에서 보았을 때 놀랐다. 책에서만 보던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그녀가 어떻게 설리반 선생님과 소통했는지 영상을 보며 알 수 있었다.
헤르만 헤세도 그렇게 먼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목소리가 남아있었다.
헤르만 헤세 목소리로 그의 시 들어보기
'직접 쓰지 않았으면 이렇게 시낭독 하기는 어렵겠는데?' 생각했던, 제목이 재미있는 시. 시낭독이 매우 재미있다.
독일어판 데미안을 사게 된 이야기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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