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논문 글쓰기 - 소논문 연결 고리가 자꾸 엉킨다

2021. 8. 16. 15:56독일 대학과 새로운 학문 Uni/외국인 학생 생존기 Studieren

2021년 8월 16일 오후 교수님께 Outline을 보낸 후

거실에서 마늘 까는 엄마와 스마트폰으로 뉴스 보시는 아빠 옆에 앉아서

 

 

 

 

 

오늘 교수님께 보낸 소논문 주제와 개요(Outline and Research Questions)의 일부

 

 

 

 

 

연구 주제: 문화예술교육

 

이번 학기에도 소논문(Term Paper)을 쓴다. 오늘 교수님께 연구 주제와 개요(Research Questions and Outline)를 써서 보냈다. 나는 2주 전부터 책상에 앉아 고민을 했는데 연구 주제와 참고문헌 연결 고리가 자꾸 엉켰다. 쓰고 싶은 주제는 확실하지만 내가 찾는 참고문헌은 연구 주제와 조금 빗나가고 있었다. 나는 사회학자 부르디외의 문화자본 이론(Pierre Bourdieu, Cultural Capital)으로 소논문을 쓰고 싶은데, 내가 찾은 참고문헌은 부동(Raymond Boudon)의 이론을 말하고 있었다.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사회학을 공부하는 음악학도다. 한국에서 음악대학을 다녔고 독일에서 사회학, 음악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사회학(석사)을 전공한다.

 

나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논문을 쓰고 싶다. 이번 학기 소논문은 석사 논문의 준비 단계라 생각하고 비슷한 주제로 쓰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는 주로 정부나 지자체의 펀딩(혹은 사기업)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문화예술이 왜 중요한지 정책결정자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문화예술은 다문화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 간의 결속을 도울 수 있다, 아이들의 인성에 좋은 영향을 준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도 도움이 된다.

 

나는 음악을 전공할 때 문화예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다. 돈을 버는 산업도 아니고 먹고 사는 일과 직접적으로 관련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악은 나에게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지만 과연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회의가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음악을 전공하지 않으니까 문화예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더라. 문화예술은 나에게 거름 같은 존재다. 공부와 일에 치여 휴식이 필요할 때 예술 공연을 보면 삶에 활력이 돈다. 꼭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아도 영화나 좋은 책, TV 프로그램을 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문화예술은 내가 먹고사는 일(학업, 일)을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거름 같은 존재다.

 

문화예술은 예술가를 통해 만들어진다.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있을까? 사회에서 예술가를 위한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을까? 안전망의 예로 예술가를 위한 복지제도, 예술가가 공연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 예술가가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 예술가의 성장을 위한 교육 등을 볼 수 있겠다. 나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예술가가 교육자로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예술가에게 교육 뿐 아니라 공연을 준비할 시간도 확보되어야 한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예술가는 예술가뿐 아니라 교육가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다(교육가로 성장하기 위한 예술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가가 교육기관 소속되어 일하면 복지제도 안에 있을 수 있다(개인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를 위한 복지제도도 존재한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음악을 접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문화예술을 향유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예술가는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그래서 나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논문을 쓰고 싶다.

 

 

 

 

 

 

 

 

 

괜찮아. 부족한 게 당연해

 

여기까지가 내가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다. 부르디외 문화자본 이론도 찾았다. 이론을 증명할 자료(통계 자료와 질적 연구 자료)를 찾아야하는데 쉽지 않다. 괜찮다. 원래 논문 글쓰기에는 이런 지난한 과정이 포함된다. 하루 종일 참고문헌을 찾고 읽어도 내 논문에는 하나도 쓸모없을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해야 논문에 맞는 참고문헌을 발견한다. 그 참고문헌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시 나의 문장으로 다듬어 써야 한다. 마지막에는 내 소논문에서 부족한 점도 지적해야 하고, 앞으로 어떤 연구가 더 되어야 하는지도 제시해야 한다. 

 

괜찮다. 나는 아직 석사생이다. 부족한 게 당연하다. 모르는 게 당연하다. 그래도 논문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하는지 알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논문을 어떤 흐름으로 써야 하는지 알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나의 글은 좋은 논문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좋은 논문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가? 친구의 말대로 나는 기초를 탄탄히 세웠으니까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에는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오늘 쓰는 글은 습작이니까 부족해도 괜찮다. 

 

교수님께 면담 신청을 했다. 글쓰기 센터에도 면담 신청을 해야겠다. 세상에는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많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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