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 :: 고마운 인연 - 사회과학부 글쓰기 센터

2021. 8. 17. 14:57독일 대학과 새로운 학문 Uni/외국인 학생 생존기 Studieren

2021년 8월 17일 화요일 오후 거실 책상

 

 

 

 

 

 

문화예술교육, 논문 글쓰기 - 소논문 연결 고리가 자꾸 엉킨다

2021년 8월 16일 오후 교수님께 Outline을 보낸 후 거실에서 마늘 까는 엄마와 스마트폰으로 뉴스 보시는 아빠 옆에 앉아서 연구 주제: 문화예술교육 이번 학기에도 소논문(Term Paper)을 쓴다. 오늘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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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교수님께 보낸 연구 주제와 소논문 개요(Research Questions and Outline) 피드백을 받았다. 교수님은 내 Outline의 부족한 점을 알려주며 좋은 피드백을 해주셨다. 내가 쓸 소논문이 기대된다고 말씀하셨다. 많이 부족한 Outline이었을 텐데 나는 교수님께 감사했다. 사실 Outline을 작성하면서 소논문 주제와 이론, 참고문헌 연결고리가 잘 안 맞아서 고민이 많았다. 이번 주 수요일에 교수님 면담에서 여쭈어 볼 계획이다.

 

생각해보니 독일에서는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독일 대학에서 공부하며 모르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도움을 자주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회과학부 글쓰기 센터

 

독일 괴팅엔에서 학부 과정을 할 때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곳은 글쓰기 센터였다. 논문 글쓰기를 전혀 모르던 나에게 '학술적 글쓰기 세계'의 문을 열어준 곳이다. 사회과학부 글쓰기 센터 Frau Bleisteiner 선생님은 나를 오랫동안 지켜보신 분이다. 내가 사회학과 전공수업에서 막스 베버 Max Weber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Die protestantische Ethik und der Geist des Kapitalismus> 소논문을 쓸 때였다. 나는 베버의 책을 다 읽고 소논문에 필요한 인용구를 독일어와 한국어로 정리했다. 머리로는 참고문헌 내용을 이해했지만 소논문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인터넷에서 발견한 사회과학부 글쓰기 센터에 이메일을 보냈고 첫 면담 일정을 받았다. 우연히 알게 된 곳에서 큰 도움을 받게 될지 과거의 나는 알았을까? 사회과학·경영대 2층에 있던 작은 연구실에서 나의 논문 글쓰기 세계가 시작되었다. 

 

첫 면담 때 나는 Frau Bleisteiner 선생님께 말씀 드렸다.

 

나: 참고문헌도 다 읽었고 어떤 내용인지도 알겠는데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그럼 알고 있는 내용을 한 번 말해볼래요?

 

나는 내 머리에 든 것을 하나하나 풀어내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내가 말하는 것을 종이 위에 적으셨다. 몇 분간의 내 이야기가 끝났을 때 선생님은 당신이 적은 것을 나에게 보여주셨다. 그것은 내 소논문 목차가 되었다.

 

나는 매주 면담에 갔다. 어떤 날은 글을 많이 써서 간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글을 하나도 못 써서 간 날도 있었다. 한 문장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 면담에 들고 갔는데 선생님도 고개를 저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라고 말씀하셨다. Ersetzung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문장이었다. 막스 베버가 글을 어렵게 쓰기로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이었구나!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Ersetzung이란 단어는 현대 독일어에서 잘 쓰지 않는다고 하셨다. Ersetzung 말고도 막스 베버의 글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베버는 글은 복잡하게 쓰지만 논리 구조가 매우 명확하다. 그의 책을 읽으며 구조에 대해 많이 배웠다.)

 

어느 날 문득 글쓰기 센터에서 받는 면담이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다녔던 비올라 레슨과 비슷했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연습해 가던 비올라 레슨처럼 일주일 동안 좌충우돌 글을 써서 가는 글쓰기 센터 면담이 익숙했다. 글쓰기 센터에서 나의 논문 글쓰기 실력은 무럭무럭 자랐다. 주제는 어떻게 정하는지, 참고문헌은 어떻게 고르는지, 논문 글쓰기에는 어떤 단계가 있는지, 글쓰기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목차는 어떻게 쓰는지, 인용구는 어떻게 쓰는지, 논리 구조를 맞추는 방법, 읽는 사람이 편한 글은 어떻게 쓰는지, 소논문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 마음가짐은 어떻게 하는지, 교수님 면담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등 그곳에서 나는 글쓰기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았다. (기본기가 탄탄하다고 해서 내가 지금 훌륭한 논문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아직도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나를 잘 이끌어주신 선생님 덕분에 나는 겁내지 않고 논문 글쓰기를 하게 되었다.) 막스 베버의 소논문이 끝날 무렵 선생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선생님: 학사 논문 시작하면 또 면담 오세요!

 

나: 네, 감사합니다.

 

 

 

 


 

할 이야기는 많지만 오늘은 여기에서 마치겠다. 학사 논문 이야기, 독일 대학에서 만난 다른 고마운 분들 이야기를 시리즈로 만들어야지. 이제 나는 교수님께 받은 피드백을 보며 소논문 쓰기를 시작해야겠다 :)

 

 

 

면담 후 글쓰기 계획표를 쓰며 우선순위를 세워보았다

 

 

면담이 끝나고 면담 내용을 정리한 것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면담 내용 정리, 글을 쓰며 떠오른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어보았다

 

 

 

 

논리 구조에 맞게 글을 쓰기 위해 매 챕터당 주어진 질문(논리 구조)에 답해본 것

 

 

 

 

 

베를린으로 떠나는 나에게 선생님이 써주신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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