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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학과 새로운 학문 Uni/외국인 학생 생존기 Studieren

옆방 강아지와 함께 한 마감 :: 독일 대학 글쓰기 센터

by 통로- 2020. 4. 29.

Berlin am Mittwochnachmittag, 28. April 2020 um 17:07 Uhr

 

 

 

 

 

옆방 강아지와 한 마감 이야기라 어느 카테고리에 글을 분류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동안 옆방 강아지 사진은 '함께 사는 즐거움 WG' 카테고리에 올렸고, 글쓰기 센터 면담은 '외국인 학생 생존기'에 적었다. 3월 18일 독일의 전 국민 자가 격리 이후, 학업과 일상이 겹쳐진다. 내 방에 옆방 강아지가 들어와 수줍음과 귀여움을 뽐내는 바람에 공부에 집중을 못한 잠깐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강아지 덕분에 지난주와 달리 오늘은 비교적 적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소논문을 쓸 수 있었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려는 순간 강아지가 귀여움을 뽐냄 ㅋㅋㅋㅋ 사진은 곧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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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 강아지의 미용

 

마감 마감 마감. 소논문 압박을 나누어 받는 법, 글쓰기 센터 면담

 

 


 

 

마감 후

 

 

 

 

 

 

마감을 끝낸 노트북 화면이다. 어지럽다 :) 왼쪽 위는 뽀모도로 앱. 25분 공부하고 5분 쉬고 다시 25분 공부를 한다. 총 4시간을 이렇게 공부한다. 화면 오른쪽은 오늘 함께 공부한 한나와의 스카이프 메시지. 나는 뽀모도로 앱으로 시간을 확인하여 한나에게 los!(시작)과 Pause!(쉬는 시간이야)를 알려준다. 쉬는 시간에는 채팅으로 수다를 떤다. 컨디션이 어떤지, 공부는 잘 되는지. 오후 4시 공부가 다 끝나면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이야기한다.

 

가운데 위에는 소논문(Hausarbeit) 폴더다. 소논문 폴더 안에 글쓰기 센터 면담(Sprechstunde) 폴더가 있다. 면담 폴더 안에는

 
0. 면담 녹음 파일 (선생님께 여쭈어보고 녹음)

1. 온라인 면담 하루 전 글쓰기 센터 선생님께 보낸 파일 (나-> 글쓰기 센터 선생님)

2. 선생님이 면담 전, 면담 중 내 글에 해주신 코멘트가 들어있는 파일 (선생님 -> 나)

3. 선생님의 코멘트를 중심으로 내가 다시 작성한 워드 파일

4. 다음 면담에 선생님께 보낼 워드 파일(다듬은 글) = 1. 면담 하루 전에 글쓰기 선생님께 보내는 파일

 

이렇게 네 가지가 있다. 4번은 새로운 폴더(다음 면담 날짜가 적힌)로 이동해서 1번이 된다.  파일이라 하니까 좀 어색한가? 문서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렇게 글쓰기 면담 폴더을 만든다. 

 

왼쪽 아래는 3번 째 파일(문서)이다. 글쓰기 면담 센터 선생님의 코멘트를 보며 소논문을 수정하고 있다.

 

 


 

면담을 준비하며

 

지난주 면담에는 반쪽 짜리 글을 보내서 아쉬움이 컸다. 오늘은 한 페이지를 다 채워 보냈다 :) 면담에 보낼 글을 작성할 때 세 가지 목표가 있다.

 

1. 양 Eine Seite: 한 페이지 쓰기

2. 질 wissenschaflich Schreiben: 학술적인 표현, 논리적인 구조, 알맞는 내용으로 쓰였는지

3. 구성 혹은 시간 계획 Schreibzeitplan: 소논문 (시간) 계획에 맞는 구성으로 썼는지. '이번 주에 챕터 3을 끝내고 싶다'처럼 계획한 시간에 맞게 소논문을 쓰며 그 구성(챕터 3)에 맞는 글을 썼는지.

 

세 가지를 만족시키면 가장 좋다. 이것을 이상적인 목표로 세운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 현실적은 목표도 세워야 한다. 그것은 바로 '무엇이든 써서 보내기'이다. 몇 줄 혹은 반 페이지도 괜찮다. 한 페이지를 채워서 보내면 더 좋다.

 

이상적인 목표든 현실적인 목표든 어떻게든 해내면, 그러니까 텍스트를 글쓰기 센터에 보내면 면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텍스트를 못 썼을 때도 면담을 한다. 왜 텍스트를 쓰지 못 했는지, 어떤 부분이 어려웠는지.) 지난주에는 반 페이지 밖에 쓰지 못 해 아쉬움이 컸지만, 그 텍스트로 한 면담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면담을 하며 내가 참고 문헌을 잘못 이해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당 챕터 글의 구조도 선생님과 같이 만들어보았다.  

 

 


 

옆방 강아지와 함께하는 마감

 

 

오늘 오후 룸메이트는 가족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비웠다. 룸메이트는 복도에 옆방 강아지 침대와 물그릇, 화장실에는 패드를 깔아 두고 갔다. 옆방 강아지는 내 방에 들어와서 놀더니 다시 복도에 있는 자신의 침대로 갔다. 복도에는 창이 없어 어둡다. 내 방에는 햇빛이 잘 들어온다. 강아지를 내 방에 들여도 되는지 룸메이트에게 문자로 물어보니 괜찮단다. 옆방 강아지에게 가서 '내 방으로 가자'라고 말하니 꿈쩍 하지 않는다.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강아지 침대를 들어 올리려고 하니 살짝 '으르렁' 하더라. 매우 순한 옆방 강아지가 으르렁 하자 나는 조금 놀랐다. 강아지가 내 방에 오기 싫나 보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았다. 강아지에게 자신의 침대는 '자기 영역'이란다. '자기 영역'을 지키는 것은 개의 본능이다. 아무리 순한 옆방 강아지라 해도 영역을 지키려는 본능이 있다. 강아지의 본능과 표현 방식을 모르고 내가 원하는 대로(내 방에는 햇빛이 들어오니까 내 방으로 와) 하려고 했던 것이다.

 

나는 강아지를 키워보지 않아서 강아지의 행동 양식을 잘 모른다. 하지만 앵무새와 함께 산 적이 있어 새의 본능과 표현 방식은잘 안다. 그래서 '앗, 강아지가 원하는 것이 아닌가 보군' 생각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게 되었다. 

 

강아지는 한참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었다. 나는 공부하다 쉬는 시간 화장실을 가거나 부엌에 가려고 복도를 지날 때 강아지에게 말로 나의 행동을 미리 알려주었다.

 

“나 화장실 좀 갈게”

“나 부엌에 갈게” (강아지 침대가 화장실과 부엌 중간에 있었음)

“나 이제 여기서 요리할 거야”

 

 

 

 

 

 

 

 

 

 

 

 

앵무새와 지내며 배운 것이다. 새는 작은 것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놀라면 날갯짓을 하고 날아간다. 그래서 앵무새와 지내면 아주 작은 것이라도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고 책에서 읽었다. 모이를 새로 줄 때 '지금 모이를 갈아줄 거야' 알려주고, 과일을 줄 때도 '과일 줄게'라 말했다. '목욕물을 줄게', '잘 잤니? 새장 문 열어 줄게' 도.

 

 

 

 

 

 

 

 

 

 

방에서 공부를 하는데 '또닥또닥' 강아지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강아지는 슬며시 내 방에 들어와 빨래 건조대 밑에 앉는다. 시간이 지나자 강아지가 내 쪽으로 온다. 수줍게 다가와 책상 주변을 기웃거린다. 나는 강아지에게 인사를 하고 소논문을 계속 썼다. 발에 부드러운 것이 느껴져서 내려다보니 강아지가 내 책상 밑으로 들어와 있더라. 아니, 이거 너무 귀여운 거 아냐? 공부하다 말고 영상을 찍어보았다. 

 

 

 

 

 

그 후 강아지는 침대 밑에 들어가 쉬다 볕이 좋은 곳에서 멍을 때리더니 다시 책상 아래로 와 코 골고 자더라 ㅋㅋㅋㅋ 작은 생명이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어 얼마나 기쁘던지! (참고로 새는 마음의 문을 여는데 한참 걸린다. 옆방 강아지는 마음의 문을 훨씬 빨리 여는 듯.)

 

오후 4시 마감(글쓰기 센터 선생님 이메일로 내가 쓴 글 보내기)을 끝내고 강아지에게 간식을 주었다. 룸메이트가 신발장 위에 올려두고 간 간식이었다. 룸메이트가 알려준 대로 나는 옆방 강아지에게 '앉아. 손. 잘했어' 하고 간식을 주었다. 강아지가 매우 기뻐하더라 :)

 

옆방 강아지는 고양이 같은 구석이 있다. 조용히 옆에 와서 앉아있는 거 하며 쑥스러움이 많고 해가 들어오는 창가에 나른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나는 고양이 같은 강이지와 함께 사니,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기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마감 시간에 쫓겨 스트레스를 받을만하면 옆방 강아지가 책상 밑으로 들어와 눕더라. 귀여워서 마감 스트레스도 잊고 공부한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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