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카드 :: 인생 수업 2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류시화 옮김

2020. 2. 9. 06:14일상 Alltag/시와 글과 영화와 책 Bücher

2020년 2월 8일 토요일 저녁

 

 

 

 

계기: 자원봉사활동 교육을 받던 곳에 있던 책이다. 몸이 불편하거나 치매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 어르신을 도와드리는 자원봉사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 독일 거주 한국인을 위한 웹사이트 '베를린 리포트'서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글을 읽었다.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오셨던 한인 1세대 어르신들은 이제 70세가 넘었다고 한다. 치매에 걸리면 최근에 배웠던 것부터 잊어버려서, 독일어를 잊어버리고 한국어만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병원이나 일상 생활 등 독일어가 필요한 일이 있어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글을 보았다. 독일어 기초반이었던 나는, 언젠가 독일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면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베를린에 와서 자원봉사단체에 연락을 했고 2개월 동안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았던 교실 책장에 있던 책이다. 

 

교육은 독일 사회보장제도, 치매, 자신을 알아가기 등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졌다. 교육을 받으며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함께 수업을 들었던 자원봉사 교육생 덕분이다. 교육생들은 1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서로 다른 삶의 시기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나의 10대는 어떠했고 60대는 어떠할지 떠올렸다. 두 번째로는 자원봉사자교육에서 나이들어감에 대해 배우면서다. 삶의 가장 마지막에 마주할 나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와닿았다.

 

(독일 문화원 인터뷰 - 타국에서 맞는 노년)

 

 

 


독서카드:

1.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더 행복해지거나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이해하고 자기 자신과 더 평화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도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당신만의 여행이다. (15)

 


 

나는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양손을 옆으로 내려놓았습니다. 운전대를 놔버린 것입니다. 삶에, 그리고 죽음에 순순히 나 자신을 맡겼습니다. 뒤이어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습니다.

얼마 후, 사방이 고요해지고, 나는 눈을 떴습니다. 너무나 놀랍게도 나는 하나도 다치지 않고 멀쩡했습니다. 내 앞에 있던 차는 박살이 났고, 뒤 차 역시 완전히 부서진 상태였습니다. 내 차는 그 중간에서 마치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내가 몸의 긴장을 푼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했습니다. 근육이 긴장하면 심한 부상을 입을 확률이 훨씬 터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으로 그곳을 떠났습니다. 단지 다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 이상의, 더 큰 의미를 지닌 경험이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내가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고, 그것을 바꿀 기회도 얻었습니다. 이제는 손바닥 위에 부드러운 깃털이 놓인 것처럼 평화롭게 손을 편 채로도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나 자신을 가까이 느씰 수 있었습니다." (17)

 

인간 모두의 깊은 내면에는 자신이 되기를 갈망하는 어떤 존재가 있습니다. 그 존재에 가까이 다가갈 때, 우리는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17)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어느 순간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것은 근본적인 배움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절망이라는 어둠 속에서 남은 생 동안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만 했습니다. 이 배움이 모두 즐거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삶을 더 의미 있게 해준다는 것을 누구나 깨딛습니다. 그렇다면 그 배움을 얻기 위해 꼭 삶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할 까요? 지금 이 순간 그 배움을 얻을 수는 없을까요?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이 배움들은 무엇을까요? 수십 년 동안, 죽음을 앞둔 이들과 아직 살아 있는 이들을 치료하면서 우리는 인간에게 필요한 배움들이 결국은 누구에게나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들은 두려움, 자기 비난, 화, 용서에 대한 배움입니다. 또한 삶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배움, 사랑과 관계에 대한 배움입니다. 놀이와 행복에 대한 배움도 있습니다.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갑자기 더 행복해지거나 부자가 되거나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기 자신과 더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난 내 삶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더 즐겁다"라고 누군가는 말했듯이, 삶의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삶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삶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19)

 

우리는 저마다 배움을 얻기 위해 이 세상에 왔습니다. 아무도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당신만의 여행입니다. (19)

 

 

 


 

인생 수업 1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류시화 옮김

 

인생 수업 3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류시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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