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정형외과에 다녀왔다. 월요일 버스에서 미끄러져 꼬리뼈를 다쳤기 때문이다. 진료를 받고 물리치료와 (치질 방석과 비슷하게 생긴) 방석을 처방받았다. 심각한 것은 아니고 한두 달 정도 불편하게 지내면 괜찮아진다고 한다.
오후에는 치과에 다녀왔다. 왼쪽 위 어금니에 아무래도 충치가 생긴 것 같았다. 진료를 받아보니 왼쪽 위 사랑니가 썩은 것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사랑니를 뺄 건지 물었다. 나는 사랑니 뽑을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되었었다. 꼭 오늘 뽑아야 하냐고 물어보니 이미 충치가 많이 진행돼서 빨리 뽑는 것이 낫겠단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사랑니를 뽑기로 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 진료실 라디오 볼륨을 더 크게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음악에 집중하면 덜 불안할 것 같아서. 볼륨 조절이 잘 안 되어 간호사 선생님이 몇 번이나 우리에게 "이제 음악 소리가 커졌나요?" 물어보았지만 볼륨은 커지지 않았다. 그 상황이 재미있어서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과 나는 한바탕 웃었다.
의사 선생님이 마취 주사를 놓은 후 사랑니를 한 번 누르고 더 세게 한 번 더 누르니 끝났다. 사랑니가 빠졌는지도 몰랐다. 정말이지 멋지고 실력 있는 선생님이셨다. 내가 멍 때리고 앉아 있자 "Sie haben toll gemacht! 정말 잘했어요!" 칭찬을 해주신다. 치과에서 칭찬을 들은 것이 얼마인지! 유치원 때 이후로 처음이다. 나도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하나도 안 아팠다고.
집에 오는 길 마트에 들러 건강한 음식 재료와 식탁에 둘 튤립(사진 오른쪽 위. 줄기 밖에 보이지 않네...)도 샀다. 집에 오는 길 튤립 꽃다발을 들고 걸어오니 사랑니 뺀 기념 꽃다발 같았다.
Haferflocken 오트밀. 치과에서 오늘은 커피, 술,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하라고 해서 오트밀을 사왔다. 그러니까 사랑니 뺀 환자식이다. 오트밀은 아침에 먹어도 좋고 죽 대용으로도 딱이다!
감성 냄비 재등장
물에 Haferflocken을 넣고 약불에서 끓인다
Haferbrei 꾸덕꾸덕하게 되었다. 죽처럼 먹고 싶다면 물을 넉넉히!
아침에는 간단하게 컵에 넣어 먹어도 좋다.
Haferbrei만 먹으니 너무 심심해서 Fischstäbchen과 치즈스틱 등장 ㅎㅎ
새롭게 시작해 본 영상일기. 독일어 말하기 기록용으로 처음 찍어봤다. 그러다 손으로 일기 쓰기 귀찮을 때 비디오로 찍었다. 보통은 밤에 찍지만 며칠 전부터 밖에 나갔을 때 아무도 없으면 영상일기를 찍는다. 셀카 모드로 찍는 것이 쑥스럽긴 하다. 하지만 오늘은 남은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므로 (ㅎㅎ) 영상을 남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찍은 것이 아니라서 노메이크업이 기본 ㅋㅋㅋ 사람이 지나가면 잠시 멈추고 풍경을 찍는 척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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