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를 만난다고 한다. 나는 인생에서 세 번의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 같다.
그중에 한 분이 고모님. 파테메 언니처럼 어른이 되어 만난 가족이다.
2018/04/28 베를린 :: 어른이 되어 만난 가족 - 이란언니 파테메 Fatemeh
독일에 오려고 결정했을 때 독일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딸을 타국에 혼자 보내는 것이 걱정되었던 부모님은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엄마의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께 연락했다. 가톨릭 계열의 중·고등학교를 나온 엄마는 담임 선생님(수녀님) 한 분과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왔다. 수녀님은 같은 수녀회 수녀님 한 분을 소개해주셨는데 그 수녀님의 조카가 70년대에 간호사로 독일로 오셨다고 했다.
이렇게 인연이 되어 고모님이 살고 계시는 동네와 가까운 뒤셀도르프(Düsseldorf)로 오게 되었다. 내가 뒤셀도르프에 도착하던 날 고모님, 고모부께서 공항으로 마중 나오셨다. 독일에서 첫날밤을 고모님 댁에서 따뜻하게 보냈다.
뒤셀도르프에서 어학원을 다니고 학교 원서를 쓰던 1년 반 동안, 고모님은 나를 종종 초대하셨다. 맛있는 한국 음식도 해주시고 좋은 이야기도 해주셨다. 한 번은 고모님 댁에서 고모님의 조카를 만난 적이 있다. 식사하다가 고모님이
“통로도 나보고 고모라고 해~ 내 조카 하자.”
이렇게 나는 고모님의 조카가 되었다. 바로 ’고모’라고 부르는 것은 조금 어려워서 ‘고모님’이라 부르기로 했다.
괴팅엔에서 공부를 시작하고부터는 고모님 댁에 자주 갈 수 없었다. 그래도 매번 카톡으로 안부를 여쭈었다. 고모님은 내가 아팠을 때 좋은 약을 추천해주셨고 고민이 많았을 땐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독일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은 없지만, 가끔 외국인으로 사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오랫동안 독일에 사신 고모님은 나의 고충을 잘 이해해주신다. 유쾌한 고모님과 통화하며 웃고 나면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고모님 댁에 다녀왔다. 나를 위해 맛있는 것을 잔뜩 준비해주신 고모님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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