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16 머리숱이 많아 기쁘다 2021년 11월 22일 월요일 저녁 베를린 내방 오늘 저녁 사워를 하고 머리를 말렸다. 다 말린 후 헤어드라이기를 서랍에 넣고 머리를 만져보았다. 머리숱이 꽤 많다. 기뻤다. 머리숱이 많아 이렇게 기뻤던 적이 있었던가?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어보세요 몇 개월 전 나는 이별을 했다. 예상치 못했던 이별이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나는 상대를 직접 만나 예의를 갖추어 이별했다. 우리 관계에서 좋았던 점과 그를 만나며 내가 배우게 된 점을 말했다. 그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었다. 그가 말하길 나도 그에게 좋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좋은 사람과 좋은 만남을 갖고 좋게 헤어졌지만 이별 후 폭풍은 컸다. 모든 이별이 그러하리라. 나는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많이 걷고 열심히 근력 운동을 했다... 2021. 11. 23. 대화법 - 나에게 그렇게 들렸네 2021년 8월 29일 일요일 아침 한국 내방 내가 언제 이 대화법을 익히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남자 친구를 만나며 이 대화법을 자주 사용했으니 그 언저리가 아닌가 싶다. 나는 어떤 상황과 감정이 주어졌을 때 상대에게 말한다. 나: 너가 나에게 이렇게 말을 했지. 나는 네가 그런 의도가 아니었던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나에겐 그렇게 들렸네. 내가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아. 너 나에게 그런 의도로 말한 거 아니지? 상대: 아니야, 전혀 그런 의도는 없었어. 나: 나도 그럴 거라 생각했어. 네가 나에게 굳이 그럴게 말할 의도는 없었을 테니까. 내가 알고 있는 너는 그럴 사람이 아니거든. 내가 이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너의 말을 그렇게 받아들였나 봐. 예시를 들어보겠다. 밤늦게 학교.. 2021. 8. 29. 우리 집에 웃음이 돌아왔다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아침 9시 20분 우리 집 내방 (09:20-10:05) 우리 집에 웃음이 돌아왔다. 내가 웃으니까 부모님도 웃으신다. 아빠는 주말 아침 오이와 당근을 썰고 계신다. 엄마는 검은 머리로 셀프 염색을 하고 사진 수업에 갈 준비를 하신다. 조금 독특한 블라우스를 입고 머리 드라이에 화장까지 마친 엄마. 바쁜 발걸음으로 거실과 안방을 오가신다. 아빠: 멋진 옷이네! 엄마: 이 옷 뚱뚱해 보이나? 나: 엄마가 뚱뚱하지 않은데 왜 뚱뚱해 보이겠어? 엄청 스타일리시해! 우리집에 웃음이 돌아왔다. 지난 2주 동안 우리 집에는 웃음이 사라졌다. 내가 이별을 하고 기분이 많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며 하는 이별이 이런 것이구나 실감했다. 전 남자친구들은 부모님과 함께 살았었.. 2021. 8. 14. 순례길 - 모두가 필연적이었다 2021년 8월 7일 토요일 오전 카페 in B 스페인, 베를린, 한국 순례길 아침 일찍 등산을 다녀와 샤워하고 선풍기에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걷기'를 검색하다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었는데 알고 보니 순례길 책이었다. 나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카페로 왔다. 누군가는 순례길을 인생의 버킷 리스트로 생각한다. 누군가는 매해 스페인 순례길로 떠난다. 누군가는 순례길 위에 산다. 나에게 순례길은 이별과 실패를 경험하고 떠나는 곳이다. 이별이 이별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기 위해 걷는다. 나는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나는 사랑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며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2021. 8. 7.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 자기 자신 속에 살아 있는 것을 준다는 것 2021년 4월 28일 수요일 저녁 발췌: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말한다면,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 물질적인 영역에서는 준다는 것은 부자임을 의미한다. 많이 '갖고' 있는 자가 부자가 아니다. 많이 '주는' 자가 부자이다. 하나라도 잃어버릴까 안달을 하는 자는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아무리 많이 갖고 있더라도 가난한 사람, 가난해진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부자이다. 그는 자기를 남에게 줄 수 있는 자로서 자신을 경험한다. 생존에 꼭 필요한 것 외에는 모든 것을 빼앗긴 자만 이 뭔가를 주는 행위를 즐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준.. 2021. 4. 29.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 나는 상대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2021년 4월 28일 수요일 저녁 7시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말한다면,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반년 전에 에리히 프롬의 을 읽었다. 나에게 가장 와 닿은 부분은 '사랑은 주는 것'이라는 문장. 나는 사랑을 떠올리면 주로 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던 시점 한 친구가 있었는데 나는 그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우리는 스터디 모임에서 만났고 매일 오전, 오후, 저녁 함께 공부했다. 스터디 그룹은 시간이 되는 친구들이 모이는 곳이라 세 명, 다섯 명, 두 명 등 매번 모이는 숫자가 달랐다. 그 친구와.. 2021. 4. 2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