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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16

[듣는 블로그] 독서카드 ::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읽은 날짜: 2020.12.16 작성 날짜: 2021.04.24 본래 사랑은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다. 사랑은 한 사람과, 사랑의 한 '대상'과의 관계가 아니라 세계 전체와의 관계를 결정하는 '태도', 곧 '성격의 방향'이다. [...] 만일 내가 참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게 된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 2021. 4. 25.
이별 매뉴얼 - 이별한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 2021년 4월 5일 부활절 휴일 월요일 오늘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근력 운동을 하고 함께 음악을 들었다. 친구 B가 선곡한 성시경의 는 정말로 아름다운 곡이었다. 느린 왈츠를 추는 느낌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부엌 정리를 하며 를 반복하여 들었다. 가사에서 나의 지난 사랑이 떠올랐다. 이별 후 나의 모습이. 어쩔 줄 몰라하던 내가. 나는 매뉴얼 작성하기를 좋아한다. 공부가 안 되는 날, 잠을 못 잔 날, 교수님 면담이 있는 날, 면담 후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데 지친 날, 시험 전 날, 참고문헌이 너무 어려워 머리가 지끈거리는 날, 소논문을 쓰는 내 글쓰기 실력이 너무 부족해 보일 때 등. 공부를 위해 작성한 매뉴얼이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넘어왔다. 첫 연애를 끝냈을 때 나는 처음 가져보는 감정에 당.. 2021. 4. 5.
혹시 나 좋아하면 말해줘. 나는 확실히 알고 시작하는 게 좋아 "혹시 나 좋아하면 말해줘. 나는 확실히 알고 시작하는 게 좋아." 나는 썸을 타고 있는 친구에게 말했다. 이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히 매일 연락을 하고, 함께 산책을 하고 시시콜콜 이야기도 나누는데 우리 사이에 대해 그 누구도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 내가 말을 하자마자 그 아이는 답했다. "좋아해." 나는 '아니, 무슨 말을 이렇게 바로 하나?' 생각했다. 그리고는 나도 답했다. "나도 좋아해." 폴킴 를 들으며 떠오른 기억이다. 글을 쓰다 보면 처음엔 나의 이야기를 하고 그다음엔 가족, 함께 사는 사람들, 친구 이야기를 하게 된단다. 나도 그렇다. 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가족에 관한 글도 쓰게 되었다. 나를 이루고 있는 많은 부분이 부모님에게서 .. 2021. 3. 3.
아빠, 오늘 아빠랑 통화해서 정말 좋았어 2021년 2월 22일 화요일 밤 아빠는 내가 어떤 사람 만나면 좋겠어? 나: 아빠는 내가 어떤 사람 만나면 좋겠어?" 아빠:.... 나는 아버지가 이런 대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아버지에게는 예시가 필요했다. 나: 그러니까 지난번에 OOO 선생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더라고. 일상을 함께 할 때 편한 사람을 만나면 좋다고. 같이 장을 보고, 거실에 앉아 책을 볼 때 편안한 사람. 아빠: 가치관도 비슷하면 좋겠지? 서로에게 솔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을 만나도 함께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 아버지는 인생을 함께하면 좋은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해주셨다. 내가 어릴 적 들어 본 이야기였다. 아빠와 통화를 끝내고 든 생각. 아! 아빠는 연애를 한 번만 했지. 그것도 소개팅을 통해 .. 2021. 2. 23.
스페인 순례길 - 이별이 이별은 아니야. 실패도 실패가 아니야. 2021년 2월 17일 수요일 밤 오늘 저녁 웹엑스(Webex)에서 친구 G를 만났다. 웹엑스는 줌(Zoom)과 비슷한 화상 회의 프로그램이다. 오늘 우리는 스페인 순례길에 대해 말하기로 했다. 나는 아직 순례길을 가보지 않은 G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며 며칠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순례길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어 기뻤다. 첫 45분은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했다. 내가 장을 보느라 약속을 10분 늦추었기 때문에 G는 나에게 무엇을 샀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과일, 야채, 과자, 냉동 채소를 샀다고 말했다. 우리는 어디에서 장을 보는지, 가계부는 어떻게 쓰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 적게 소유하는 삶, 독일과 한국에서 인기 있는 책 장르는 무엇인지, 괴테와 한국 소설가 이야기를 했다. 나의 순례길.. 2021. 2. 18.
사랑하며 배운 것들 2020년 12월 27일 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하기 인간관계에서 나를 가장 많이 성장시킨 것은 단연 사랑이다. 사랑은 나의 부족함, 비겁함, 이기적임 등 밑바닥을 마주하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사랑하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를 사랑하며 그를 이해했고 그의 어린 시절과 그의 가족, 그의 세계를 이해했다. 상대에게 내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험도 놀라웠다. 내가 나일 수 있었다. 나조차 사랑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그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었다. 사랑의 온도 활활 타오르는 사랑도 해보았고 따뜻한 사랑도 해보았다. 활활 타오르는 사랑을 할 때는 사랑만 보였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만큼 그도 나를 사랑해주길 바랐다. 나는 자주 설레었고 이유 없이 .. 2020.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