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 - 나만의 서점 만들기 2 (북 소믈리에)

2019. 12. 4. 06:15일상 Alltag/작은 행복 kleines Glück

2019년 12월 3일 화요일 베를린

 

 

 

제목이 거창하다. 북 소믈리에라니!

 

와인 한 잔이 주량이라 와인 소믈리에 되기는 어려우니까, 북 소믈리에를 해보기로 했다. 집에는 꼭 필요(주로 전공책)하고 소중한 책만 있다. 몇 권 없는 책을 고르고 골라 전시해본다.

 

12월 3일 북 소믈리에

위층은 크리스마스 칸이다. 며칠 전에 산 Flow 잡지 12월 호, 크리스마스 카드, 미니 트리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내보았다. 아래층에 북 소믈리에를 해보았다.

 

(왼쪽부터)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혜민

지난주 아는 동생과 공원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요즘 나의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고. 동생이 말하길,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이는 건 너무 어렵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 나는 나를 좋아하지만, 안 보이는 곳에 숨겨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의식적으로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부족한 모습도 나니까, 부족한 면을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사람이 완벽해요! 조금 부족한 모습이 더 매력적이잖아요.'라 말하지만, 나의 부족한 부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어렵다.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를 시작했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 크리스마스 초콜릿

선물하려고 산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11월 말에 카드와 함께 보냈어야 했지만... 크리스마스 카드는 언제나 늦어진다 -_- 12월 20일에 보낼 예정. 초콜릿 가방 그림이 정말 예쁘다.

 

- Empirische Sozialforschung, Andreas Diekmann

독일 대학에서 사회과학 양적 방법론(설문조사, 통계 등)을 배울 때 보는 책이다. 보통 방법론 수업은 1학년 1학기에 듣는다. 그때 샀던 책이다. 너무 어려워서 읽어볼 엄두를 못 냈다. 몇 년 후 방 정리를 하다 다시 책을 펼쳐보았다. 안 보는 책이니 버리거나 팔려고. 서문을 보는데 '어? 이해가 가네!!', 목차를 보는데도 다 이해가 가더라.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알고 있어야 했다. 방법론 시험공부를 얼마나 했는데!! 방법론 시험은 한 번 떨어진 후 재시험을 봐서 진짜 열심히 공부했다. 알고 있는 것이 당연했지만,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는 내가 신기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던 책이 아니었나! 

메모를 했다. 공부가 어렵고 나의 전공 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이 책을 펼쳐보기로. 며칠 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을 꺼내 내게 말했다. ‘아니야. 너 많이 알고 있어. 방법론 책 봐. 책 보며 공부해야 할 시절에는, 책을 이해 못해서 강의 자료(ppt, Folien)만 달달 외웠잖아. 이제는 책 다 이해하는 걸! 잘하고 있어. 너 많이 알고 있으니까 걱정 마!’

 

- Ich bin hier bloß die Katze, Hanna Johansen

기부 가게인 옥스팝샵에서 산 책이다. 책이 얇고 글씨가 커서 샀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이야기다. 매우 흥미롭다. 특히 고양이가 강아지 꼬리 흔드는 모습을 묘사하는 부분이 정말 재미있다! 12월 말 고양이 키우는 분의 크리스마스 홈파티에 초대받았다. 시끌벅적한 파티는 아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저녁을 먹고, 고양이가 있는 집에서 조용히 수다를 떠는 파티다. 그때까지 즐겁게 공부하려고 책을 꺼냈다. '크리스마스 때 즐겁게 놀 거니까 그전까지 열심히 공부하자!' 나는 공부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늘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전공 용어(독일어, 영어)는 아직도 어렵고, 그 내용으로 학술적 글을 쓰기란 더 어렵다. 그래서 남들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해야하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놀 계획을 세워두고 매일 조금씩 기뻐하며 공부하기로 했다. 

 

(2019년 12월 4일 수요일 아침, 2019년 12월 9일 월요일 오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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