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9일 일요일 저녁 베를린
과테말라에서 받은 생일 편지를 발견했다. 며칠 전 과테말라에서 함께 일했던 바이론과 연락했던 참이었다. 그곳에서 지냈던 시간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2016년 생일은 과테말라에서 맞이했다.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이라, 먼저 내 생일임을 알리고 사람들(같이 일하는 선생님들, 가르쳤던 학생들, 스페인어 선생님 등)을 초대했다. 생일 하루 전날 레슨 장소인 학교에 가니 동료 선생님들이 나게 무슨 일이 있다며 방에서 좀 기다려보란다. 그리고는 나를 큰 교실로 데려갔다. 풍선과 케이크가 보였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나만을 위한 생일 콘서트를 준비한 것이다.
나는 항상 누군가를 위해 연주를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2016년 3월 18일은 나만을 위한 작은 음악회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들뜨고 행복했다.
개구장이 꼬마 학생이 평소와는 다르게 멋지게 차려입고 클라리넷 연주를 하더라. 매우 진지하게 타이타닉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을! 감동스러움과 동시에 매우 귀여웠다 :-D
룸메이트자 첼로 선생님인 마라이케와 트럼펫 선생님 알렉스는 마림바 연주를 했다. 그다음은 첼로 연주였다. 감동적인 작은 음악회였다.
연주회가 끝나고는 야외에서 박 터뜨리기 비슷한 놀이를 했다. 과테말라에서 하는 생일 놀이라 했다. 생일을 맞이한 사람이 높은 곳에 메달려 있는 종이로 만든 큰 인형(초등학교 운동회 박처럼)을 나무 막대기로 때려서 터뜨리면 사탕이 우수수 떨어진다. 생일 파티에 온 모든 사람들이 사탕을 줍느라 난리가 난다.
Aula Musical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축하 인사를 하며 나를 안아주었다. 레슨하는 학생 뿐 아니라 얼굴만 알던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학생들과도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플룻을 가르쳤던 학생이 준 생일 편지. 상장처럼 멋지게 만들어 주었다. 과테말라에서 나는 '매우 기초 생존 스페인어'를 구사하고 있어서... 편지 내용은 이해하지 못했다. 3년이 지난 지금(기초반 끝냈음)은 조금 나아졌지만 편지를 완벽히 이해할 정도는 아니다. 사전에서 단어를 찾아가며 읽었다. 나를 응원하는 마음이 가득한 편지였다! :-)
글씨가 예뻐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연필 자국이 보인다. 반듯하게 쓰기 위해 연필로 줄을 그었나 보다.
과테말라 남쪽에 위치한 산 후안 꼬말라빠 San Juan Comalapa는 마야의 후손이 사는 곳이다. 그곳에서 입는 전통옷에 있는 문양.
앙증맞은 꽃도 있다.
'어느 날 > 과테말라 음악교육 인턴 Guatemala' 카테고리의 다른 글
"Otro más, por favor" Me gustó hablar con Ruth (0) | 2020.05.31 |
---|---|
과테말라에서 배운 것 - 마음가짐 (0) | 2018.10.06 |
과테말라 준비 - 독일대학 :: 해외 인턴십 PROMOS 장학금 지원하기 (DAAD) (0) | 2018.04.14 |
과테말라 NGO 문화예술교육 인턴십 이야기 (0) | 2016.03.26 |
과테말라 - 베드버그였을까? 처음은 언제나 어렵다 (2) | 2016.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