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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과테말라 음악교육 인턴 Guatemala

과테말라에서 배운 것 - 마음가짐

by 통로- 2018. 10. 6.


블로그의 장점은 그때 그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볼 수 있다는 것. 오랜만에 과테말라 폴더 글을 읽었다.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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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에 가득한 베그버그 자국을 보면서... 치질로 잘 앉지도 먹지도 못하는 상황에 불만이 가득할 때 즈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테말라에서 보내는 5주가 거의 지나가는데 언제까지 베드버그와 치질로 불평불만만 할 것인지? 


베드버그 자국이 매일 새로 생겨날 때, 아무도 베드버그라고 인정해 주지 않았을 때 (두 명 의사에게 갔는데도 정확한 원인을 몰랐다. 내가 보기엔 100% 베드버그인데...) 엄마랑 통화하며

"엄마, 나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통로야, 지금은 네가 독일로 돌아가고 싶겠지만 독일에 가면 분명히 과테말라가 그리울거야. 이 시간을 즐기렴."


빨간 점이 매일 새로 올라오고 치질 고통이 엄청나다. 그래도 나는 이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싶다. 홈스테이 집을 바꿀 수 없고 치질이 바로 낫지 않는 것이라면 내 마음을 바꿔봐야겠다. 이것이 나의 다짐이었다.



내 생일파티(점심식사). 바이올린 학생, 함께 독일에서 온 마라이케, 스페인어 선생님, 함께 일했던 악기 선생님들이 함께 했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1. 원했던 인턴십을 하고 있다. 행복한 나라 과테말라에서!

2. 학생들은 나와 즐겁게 공부한다. 보람차다. 

3.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도 모두 좋은 분이다. 아직 서투른 부분이 많은 나를 도와 주신다.

3. 마을 사람들이 친절하다. 이 마을에 처음으로 온 한국인이라 유명인이 되었다! 어딜가나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4. 스페인어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 매일 네이티브와 대화하니 정말 빨리 배운다. 이 마을에서 스페인어 못 하는 사람이 나 뿐이라 무조건 스페인어로 말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긍정적인 점이 눈에 들어오더라. 마음가짐, 행복은 나의 결정이라는 것. 이것이 과테말라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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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돌아와서 열심히 학교 다니고 시험을 보았다. 과테말라에 있었을 동안 못한 공부와 소논문을 써야해서. 과테말라 인턴십 가기 바로 직전이 시험기간이었는데 그 때 예방주사를  맞으러 다녔다. 여러 종류 예방주사를 1, 2차 맞으러 다니다 보니 (직접 약국에 가서 주사를 사와야 하는 예방주사도 있었음) 시험 공부를 집중해서 할 수 없었고, 예방 주사를 맞은 후에는 힘이 빠져서 그날 공부를 잘 못했다. 그렇게 과테말라 가기 직전에 본 시험 두 개에 떨어졌다 ㅠ_ㅠ 또 과테말라 인턴을 했던 방학 동안 써야하는 소논문을 (교수님 허락 받고) 미뤘기 때문에 인턴십 이후 써야하는 소논문도 생겼다. 덕분에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늦게 졸업하게 되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과테말라의 경험 덕분에 인생의 방향을 더욱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었다. 석사 지원때도 과테말라에서 보고 배운 것을 참고했다.


석사 시작하면 다시 한 번 인턴할 기회가 생기니 정말 기쁘다. 오늘도 힘내서 논문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