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감정, 나를 분리하기

2019. 7. 15. 23:26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2019년 7월 15일 베를린

 

점심을 먹고 기분이 좀 가라앉았다. 오전에 있었던 일과 점심 식사를 함께 했던 친구의 이야기가 머리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냥 집에 갈까 했지만 계획대로 도서관에 왔다.

 

책상에 앉아 에버노트 '하루 일기' 페이지를 펴고 글을 썼다. 나의 감정, 생각. 그리고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상황을 글로 써보니 정리가 되었다. 

 

생각과 감정을 나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단다. 혜민스님 글에서 읽었다. 생각과 감정은 잠시 지나가는 것인데 그것이 나라고 생각하며 고민을 자꾸 이어하는 것이다.

 

글을 쓰고 나니 내가 보였다. 생각과 감정 말고 나 자신이 보였다.

 

옆에 앉아있던 학생에게 "Kannst du bitte kurz auf meine Sachen aufpassen?" 물어보니 멋진 미소로 고개를 끄덕인다. 2층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고 일 보고 물을 담아 4층으로 올라와 스트레칭도 했다. 그리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생각과 감정, 나를 분리할 수 있는 '글쓰기'라는 도구가 있어 기쁘다. 

 

 


우리의 본성은 하늘과 같아서
생각이란 구름, 감정이란 천둥,
기억이라는 노을이 지지만
하늘의 본성은
그것들을 허락하고 변화함을
다만 지켜볼 뿐입니다. 
 
생각, 감정, 기억의 날씨는
일어났다 사라지지만
하늘의 마음 공간은
변함없이 여여(如如)합니다. 
 
_혜민 두 손 모아 (출처: 혜민스님의 따뜻한 응원, 카카오스토리)


 

 

+ 덧붙이는 글: 몸이 피곤할 때도 기분이 가라앉는다. 지난주에 다른 도시에 다녀오는 길, 베를린행 기차를 기다리는데 멍.... 팟캐스트를 들었다. 나를 돌보는 법에 대해! 팟캐스트를 들으며 '아, 피곤해서 그런 거구나.' 한숨 푹 자니 다시 나로 돌아왔다. 

 

+ 덧붙이는 글 2: 물도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셔야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 물론 화장실에는 자주 가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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