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8일 월요일 베를린
어젯밤에는 12시가 넘어 잠들었다. 흥미로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새벽 5시가 넘어 일어났다. 역시나 방광 덕분에 :-) 아침마다 소변이 마려워 일어난다.
지난번에 생존 수면시간이 6시간이라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생존 수면 시간 5시간이다. 5시간만 자도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물론 잠깐 멍해지는 상태도 오지만 나에게는 '잠을 충분히 못 잔 날을 위한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다! 오늘은 중간중간 낮잠(Power napping)을 잘 것이다. 관건은 어디서 자느냐다. 괴팅엔은 낮잠 잘 수 있는 곳 리스트(잠깐 앉아서 자기, 수면실에서 자기, 도서관 1인실에서 자기, 사회과학대학 도서관 구석 큰 쿠션에서 자기 등)가 머릿속에 있다. 베를린은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잠시 쪽잠은 잘 수 있을 것이다.
어젯밤과 오늘 새벽에는 구본형 소장님의 책을 읽었다. 블로그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괴팅엔 블로그의 모티브가 된 블로그!)의 최윤섭 님 브런치에서 구본형 소장님의 책을 알게 되었다. 한국 대학교 전자 도서관에 구본형 소장님의 책 세 권이 있었고 그중 '마지막 편지'를 읽었다. 참으로 따뜻한 책이었다. 마치 나에게
"참 잘하고 있네. 어렵고 힘들다는 거 이해하네. 하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어 얼마나 행복한가? 잘 될 거라 믿네."
응원을 해주시는 것 같았다.
나는 젊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아주 많은 우연한 사건들' 속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용기라고 생각하네. 지나고 보니 인생은 결국 여러 크고 작은 사건들로 짜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계획대로 일이 이루어져 기쁘기도 하고, 오래 준비하고 바라던 일이 무산되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삶에 당황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지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사건들이 곧 인생의 내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네.
누군가의 삶이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되려면 그 사건들이 흥미진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은 커다란 사건만을 추구하라는 뜻은 아니라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이든 그것을 훌륭하게 재해석해낼 수 있는 힘에 달려있네. (구본형, 마지막 편지 - 전자책 12%)
좋은 책을 만나 정말로 기쁘다. 오늘은 개강 첫날이다. '아주 많은 우연한 사건들' 속에 나를 용기 있게 노출시켜 보겠다.
ps. 요가 이야기를 안 썼네! 하하, 요가 포스팅에 요가 이야기를 안 쓰고 글을 발행할 뻔했다. 오늘도 새벽 요가(6:25)를 했다. 아침 5분 요가 영상을 따라하며 잠에 취해있었다 :-) 덕분에 잠이 조금 깼고 페퍼민트 차를 마시며 포스팅을 작성했다.
이어지는 글: 첫 학기 첫날의 사진 기록, 책 인용구 (같은 날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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