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더 Wonder Wunder 2017 - 내가 다르게 보이다는 것은

2018. 11. 12. 09:44일상 Alltag/시와 글과 영화와 책 Bücher

2018년 2월 17일 괴팅엔


어느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 아시아인? 여자 아시아인? 중국인? (독일에서 중국인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친구한테 물어본 적도 있었다. "처음에 내가 어떻게 보였어? 너는 나를 보고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먼저 해?"


타국에 살다보니 가끔 내가 남과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아주 가끔 시선을 느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나를 보고 한 번 더 쳐다본다. "어? 저 사람이 왜 날 쳐다보지?" 생각이 들다가도 "아, 내가 다르게 생겼지!"


평소에는 남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것도 잊고 지낸다. 다른 모국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잊는다. 

수업에서도 "왜 교수님이 하는 말씀을 나만 이해 못하는 거지?" 생각하다 

"아! 내가 독일어로 수업을 듣고 있었지!" 깨닫는다 ;) 

그래서인지 영화 원더(2017) 주인공 어기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http://wonder.movie


남들과 다르게 보이는 어기(어거스트)에게는 안면장애가 있다. 

홈스쿨링을 하다 5학년 때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된다. 


영화에서는 어기 뿐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의 관점에서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 사람의 관점에서는 이렇게 보일 수 있는 상황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http://wonder.movie


글 처음에 나왔던 질문: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 

언젠가부터 이 질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답을 알았으니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물을 사러 잠깐 나온 적이 있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리는데 저기 멀리 친구가 지나간다. 

친구의 부모님은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서 독일로 이민 오셨고 그 후에 친구가 태어났다. 그러니까 친구는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독일인이다. 

친구를 보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내 친구 요하네스'였지 어두운 피부를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어기가 친구들에게 더 이상 안면장애를 가진 아이가 아니라 친구 어기인 것처럼

나도 내 친구들에게는 아시아인, 한국인이 아니라 그냥 친구 통로라는 것. 

물론 나를 처음보는 사람들은 나를 아시아인,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이라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http://wonder.movie


미래에 태어날 딸, 아들이 타국에서 살게 된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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