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실종 7시간

2022. 6. 10. 23:15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2022년 6월 10일 금요일 오후 베를린

 

 

오늘 아침 분명히 핸드폰을 들고나갔다. 집에 들어와서 샤워할 때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었는데... 핸드폰이 어디로 갔을까? 몇 시간은 괜찮았다. 오후 4시. 이제 핸드폰이 필요하다. 기숙사 1층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핸드폰이 어디 갔을까? 곰곰이 생각하며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방문을 열었다. 앞방 알렉스 방 문이 열려있다. 알렉스 나갔나 보네 생각하는데 어두운 복도에서 자전거를 점검하고 있는 알렉스를 발견했다. 진짜로 깜짝 놀랐다. 내가 너무 놀라니 알렉스가 미안하단다. 나는 화장실에서 일을 시원하게 보고 와서 다시 방에서 핸드폰을 찾았다. 부엌에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복도로 나가며 알렉스에게

 

나: 혹시 내 핸드폰 봤어? 핸드폰을 집에서 잃어버렸어. 오늘 아침부터 보이지 않네. Hast du mal mein Handy gesehen? Das finde ich nicht. 

 

알렉스가 나에게 묻는다.

 

알렉스: 전화해줄까?

 

나: 응응! 고마워!

 

나는 방에서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다. 흠... 약하게 진동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선풍기 소리와 창문 밖 기차 소리 때문에 잘 모르겠다. 내가 잘못 들은건가?

 

알렉스는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나는 방을 다시 다 둘러보았다. 침대 밑에 있을 것 같았다. 침대를 옮겨보니 보니 거기에는 반바지, 검은색 긴팔티, 양말이 있었다. 몇 주 전부터 찾고 있던 반바지였다. 검은색 긴팔티는 요즘 환절기 날씨에 입으면 좋아서 찾고 있던 터였다. 아이보리 양말 하나가 어디 갔는지 궁금하기도 했었다. 침대 밑 먼지가 가득한 옷을 창문 밖에 한 번 털고 다시 방문을 열고 나갔다. 음? 후안 방문이 열어져 있군. 후안에게 물어봐야겠어. 부엌으로 가니 후안이 있다.

 

나: Juan, Can you call me, please? I lost my Handy at home... 

 

후안이 크게 웃는다. 내 방 앞에 서서 나에게 전화를 거는 후안. 나는 창문을 닫고 선풍기도 껐다. 온 신경을 집중해서 진동 소리를 들어보았다. 이래 봬도 나 음악전공자 아닌가! 응? 응?? 들린다 들려!! 어디지??? 얕은 진동 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가니 보라색 등산 잠바다. 오늘 아침 입고 나갔던 잠바 주머니에 핸드폰이 있었다. 나는 기쁘게 후안에게 핸드폰 찾았다고 말했다. 후안이 웃는다.

 

하... 다행이다. 핸드폰 실종 7시간 만에 찾았다. 

 

 

 

나의 소중한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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