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1일 토요일 아침
잘 지내냐는 안부 인사에 친구들이 답한다.
"날씨 때문인지 축 쳐지고 머리가 조금 아프네."
"응, 잘 지내. 그런데 날씨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기 조금 어렵달까?"
독일에 처음 왔을 때 날씨가 마음에 들었다. 여름 외에는 해가 잘 나지 않는 독일 날씨가 반가웠다. 피부가 약한 편이라 항상 자외선을 신경 써야 했는데 독일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독일 사람들이 스몰 토크를 하며 날씨에 대한 불평을 할 때 그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무슨 날씨 불평을 저렇게 하는지! 어느 날은 겨울 날씨 불평을 하는 독일 친구에게 "그래도 독일에는 장마도 없고 지진도 없잖아. 얼마나 좋니!" 말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친구에게 조금 미안하다.
독일에 사는 시간이 한 두 해 늘어날수록 독일인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우중충한 날씨로 5-6개월을 보내는 그들의 마음이 이제 조금 이해 간다. 왜 날씨 불평을 그렇게 하는지,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그들의 성격도.
이런 날씨에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으면 딱이다! 브람스가 겨울에 작곡한 곡인가? 독일 겨울과 정말 잘 어울린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사의 꽃인 집 청소를 해야 하니까 흥이 나는 음악을 골라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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