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6일 저녁 베를린 P
Berlin, Dienstag 6.10.2020
2020년 7월 19일부터 주말마다 베를린에서 시작하는 스페인 순례길을 걷고 있다. 아침 식사로 먹는 사과, 나뭇잎에 바람에 부딪히던 소리가 아름다웠던 어느 오후, 사람보다 동물을 더 자주 만났던 순례길 사진으로 글을 시작해본다.
독일어로 쓰인 순례길 책 낭독하기
순례길을 걷지 않는 주중에는 독일어로 쓰인 스페인 순례길 책을 낭독한다. 책을 낭독하는 걸 영상으로 찍고 다시 보면서 발음이나 문장 멜로디를 체크한다. 좋은 습관과 안 좋은 습관을 발견한다. 책 낭독을 시작한 이유는 독일어로 순례길에 대한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몇 주 전 독일 친구와 공원에서 산책하며 순례길 이야기를 했다. 나는 순례길에 대한 책을 쓰고 싶고, 목차가 어느 정도 정해졌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독일어로 책을 쓸 거야?"
독일어로 책을 쓴다는 건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 순례길 책은 당연히 한국어로 쓸 거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블로그에 한국어로만 순례길 글을 썼기 때문이다. 또 독일어로 글을 써서 무엇인가를 출판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소논문도 겨우 쓰는데!
하지만 생각해보니 못 할 일도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독일어를 계속 배우고 연습하고 쓴다면 언젠가는 독일어로 책을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일단 시작하고 매일 매일 조금씩 해보기로 했다.
독일어 순례길 책을 읽으며 순례길에 대한 독일어 표현에 익숙해지고 있다. 나는 독일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를 독일어로 말하고 쓸 때 미리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글은 말보다 정확한 표현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일인이 쓴 책을 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관심 있는 분야 책을 읽으니 재미있고 낭독까지 하니 지루할 틈이 없다.
시간이 있을 때는 책을 읽으며 줄 그은 문장을 정리해보기도 한다.
오디오북이 있는 책은 섀도잉을 하기도 한다. 나는 글보다 말이 익숙하고, 듣고 말하며 언어를 더 잘 배운다.
아웃풋: 편지 쓰기
책 읽기, 오디오북 듣기, 섀도잉 하기, 낭독하기 등 읽고 말하기 연습을 했으니 이제 쓰기 연습도 필요하다. 내가 가장 즐겨 쓰는 글은 일기와 편지다. 그래서 스페인 순례길도 일기와 편지로 써보기로 했다. 일기만 쓰면 잘 안 하게 될 수도 있으니 친구 G에게 편지를 보내보기로 했다. 친구 G는 내 이야기를 항상 귀 기울여 들어주는 좋은 친구다. 지금까지 두 번의 이메일을 보냈다. 친구 G가 순례길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어한다.
편지가 한 장 한 장 모여 한 권의 책이 되는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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