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 읽는 기쁨

2020. 8. 21. 16:45일상 Alltag/시와 글과 영화와 책 Bücher

2020년 8월 21일 금요일 아침

 

 

벌써 반년이 되었다. 독서 모임을 시작한 지. 

 

나는 책을 사랑한다. 책을 통해 발견한 새로운 생각을 기록하는 것도 즐긴다. 6개월 전부터는 독서 모임에서 함께 책을 읽고 있다. 한 달에 두 권씩 읽고 일요일에 만나 책 이야기를 한다. 혼자 읽을 때는 몰랐던 '책 읽는 나'를 새롭게 발견한다. 

 

 

즐겨 읽는 책

에세이, 인문, 사회 분야를 즐겨 읽는다. 인문, 사회 분야에서도 딱딱하게 쓰인 책 보다 작가의 삶의 이야기가 들어간 책을 즐겨 읽는다. 바티칸 변호사이자 가톨릭 신부인 한동일 작가의 <라틴어 수업>과 <로마법 수업>이나, 의사이자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 수업> 등.

 

에세이, (작가의 경험이 쓰인) 인문, 사회 분야를 즐겨 읽는 이유는 내가 사람들과의 대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소설이 한 편의 영화라면 에세이는 산책하며 나누는 대화 같다. 

 

 

 

소설의 발견

독서 모임을 시작하고 매달 소설을 읽었다. 독서모임을 시작하기 전에는 소설이 멀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나는 실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영화도 실화 영화를 좋아한다). 소설은 '허구의 세계'라고 배우지 않는가. 하지만 소설을 꾸준히 읽으며 알게 되었다. 소설이 절대 '허구의 세계'만은 아니라는 것을. 소설은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있는 곳이자, 시작과 끝이 있는 하나의 극이다. 영화처럼.

 

에세이, (작가의 지식과 생각이 담긴) 인문, 사회 분야 책이 작가와 마주 앉아 대화하는 느낌이라면, 소설은 영화감독(작가)과 제작자(출판사), 배우(등장인물), 촬영 스태프(편집자, 홍보마케팅 팀 등)가 모여 만든 한 편의 영화 같다. 에세이는 친구와 만나서 대화하듯 몇 장 씩 읽는다. 소설은 두세 시간 동안 작가가 만든 세계에 흠뻑 빠져 읽는다. 

 

독서모임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소설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소설 읽는 기쁨이 아주 크다. 

 

 

 

책 읽을 때 색연필로 줄을 그으며 읽는다

 

2년 전부터 막연히 '독서 모임을 하면 좋겠다. 독일어, 한국어 두 언어로 하고 싶다' 생각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한국어 독서 모임이 시작되었다. 독일어 독서 모임도 우연하게 시작될 것이다. 독일어 독서 모임을 찾기 위해 동네 서점 소식을 확인하고 베를린 문학의 집(Literaturhaus Berlin)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며, Meet Up 사이트에서 독서모임(Lesegruppe)을 검색해본다. 다음 주에는 책 낭독회에 간다. 한 독일인이 스페인 순례길에 관한 책을 썼다고 한다. 그곳에서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을 만나면 좋겠다. 

 

 

 

 

정리해보기

 

  에세이, (작가의 경험과 지식이 담겨 있는) 인문, 사회 분야의 책 소설
느낌 대화 한 편의 영화
공간(비유) 산책하며 혹은 카페에서 마주 앉아 하는 대화 작가가 만든 완전히 새로운 공간 (장류진 작가 소설의 세계는 익숙하기도)
읽는 시간 챕터 당 20-30분 정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한다.  2-3 시간 동안 흠뻑 빠져 읽는다.
독서 모임을 하며 새롭게 알게 된 점 대화를 좋아해서 에세이를 즐겨 읽는구나! 소설이 절대 '허구의 세계'만은 아니다.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한 편의 극을 만든 것이다.

 

 

 

 

 

* 독서 모임은 유튜브 바보북스 계정에서 라이브로 진행된다. (코로나 여파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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