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우면 된 거야!

2020. 5. 30. 03:49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Berlin am Freitagabend, 29. Mai 2020

 

 

며칠 동안 머무르는 단상 혹은 깨달음이 있다. 학사 논문을 끝낸 날, 제출일 전날 저녁 도서관 계단을 걸어오며

 

'학업과 일상. 그동안 나의 삶에서는 악기와 공부가 더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학업과 일상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학업만큼 나의 일상도 중요하다.'

 

생각이 들었다. 


 

두 달 전부터는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이제 일상이 더 중요해졌다. 일상에는 건강도 포함된다. 우선순위에서 내(일상과 건강)가 먼저고 그다음이 학업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요가와 명상, 산책과 조깅을 한다. 조금 늦게 일어나서 10시에 공부를 시작을 못 하더라도 요가와 명상, 조깅은 꼭 한다. 이것들이 공부보다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몇 주 전부터는 

 

'나는 지금 행복하나? 행복하면 된 거야!'

 

중심을 잡고 살다가도 주변 사람들의 한 마디에 신경 쓰일 때가 있다. 공부를 마치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지, 두 학문을 공부하려다 보니 남들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리는데 혹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아닌지 등.

 

이런 의문이 들 때 나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지금 행복한지.

 

나는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공부 뿐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봄날의 찬란한 햇살을 맞으며 산책하고 조깅할 수 있어 기쁘다. 아침엔 맛있는 과일을 먹고 점심에는 여러 종류의 독일 빵을 먹어볼 수 있어 신난다. 저녁에는 간단하고 맛있는 요리를 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간단 요리 보러 가기)

 

과제를 하거나 소논문을 쓰며 '내가 모르는 게 참 많네. 너무 부족한 거 아닌가?' 생각이 들 때 스스로를 응원하기로 했다. 이 정도 하는 게 얼마냐며. 몇 개월, 몇 년 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어려운 텍스트를 이 정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과장이 조금 들어갔다) 일인지. 이렇게 나를 응원해주면 힘이 난다. 머리가 지끈 하다가도 공부하는 게 즐거워진다. 

 

삶은 순간을 사는 것이라 했다. 나는 이 순간을 즐겁게 살고 있다. 지금 행복하면 된 거다 :-)

 

 

 

 

 

 

 


 

 

* 덧붙이는 이야기: 유튜브 햄민지 채널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읽어주는 시를 들었다. <풀꽃> 시를 쓰신 나태주 시인의 <너를 두고>라는 시였다. 아름다운 시였다. 전자도서관에서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빌려 읽었다. 책을 읽으니 나도 무언가 쓰고 싶어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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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햄민지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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