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새벽 4시 30분 :: 새와 함께 살면

2020. 4. 26. 12:18일상 Alltag/하루하루가 모여 heute

Berlin am Sonntag (früh Morgen), 26. April 2020 um 4:41 Uhr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고 싶었다.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다면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보나 했다. 오늘 우연히 새벽 일찍 일어나게 되었고 그 기록을 남겨본다. (아마 다시 자겠지... 4시간밖에 자지 않았으니까.)

 

 

조금 열어둔 창문 사이로 새소리가 들린다. 새가 일어나는 시간이구나. 나는 새의 언어를 조금 안다. 잘 잤다고 지저귀는 소리,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 사람(나)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소리, 새들끼리 다투는 소리, 어린 새의 소리 등. 아침엔 여기저기에서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은 다르다. 일찍 일어난 한 두 마리의 새가 잘 자고 일어났다는 인사를 한다. 

 

새와 함께 살면 새벽형 인간이 된다. 나는 독일에 오기 전 작은 새 두 마리를 키웠다. 흔히 잉꼬라고 말하는 사랑앵무다. (잉꼬는 일본어라서 사랑앵무라는 표현을 권장한다고 한다.) 두 마리 새는 새벽 여섯 시 정도에 일어난다. 새들이 밥 먹으러 가는 소리, 창살에 붙어 아침 운동하는 소리, 일어났다고 인사하는 소리에 눈을 뜬다.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새장 문을 열어준다. 사랑앵무들은 새장 위로 올라온다. 새장 위가 그들의 놀이터였다. 나는 새장의 물을 새로 갈아주고 야채와 모이도 준비한다. 

 

 

 

어느 아침의 새장

 

 

 

 

 

 

 

새벽 6시 달그락 달그락 벽을 타는 사랑앵무

 

 

 

 

 

 

 

 

새로 달아 준 배추를 먹는 사랑앵무

 

 

 

 

 

 

 

 

놀이터 옥상. 놀고 먹고 목욕 하는 곳.

 

 

 

 

 

 

 

목욕하고 조금 불쌍해보이는 표정을 짓는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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