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n am 21. April 2020
지날 3월 초 일주일 동안 매일 Vlog를 올리고 한 달이나 업데이트가 안 되었던 이유는... 딱히 없다. 그동안 짬짬이 영상을 찍기는 했지만 편집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한 번 Vlog를 시작하고 나니까, 일상을 영상으로 남기는 좋은 습관이 생겼다.
글 중에 가장 쉬운 글은 일기다. 나에게는 그렇다. 영상도 하루 있었던 일을 모아보니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일기 쓰듯 Vlog를 만들며 영상 편집에 익숙해지면, 한 가지 주제로 영상을 만들 계획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어제 새벽에 일어나 Vlog 찍고 싶은 주제를 마인드맵으로 그려보니 A4용지가 가득 찼다. 한 번에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하기가 목표다. 블로그도 그랬다. 쓰다 말다 쓰다 말다 하다가 어느 순간 글쓰기가 습관이 되었다.
어제는 온라인으로 레나 Lena와 공부했다. 레나는 학사 논문을 쓰고 나는 소논문을 쓰고 있다. Zoom에서 만나서 공부했다. 레나와는 글쓰기 그룹에서 알게 되었다. 워츠앱에 글쓰기 그룹방이 있다. 며칠 전 레나가 "우리 Zoom에서 만나 같이 공부할래? 혼자 하려니까 잘 안 되네." 그룹방에 글을 남겼다. 하이케가 곧바로 대답을 했고 나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렇게 우리는 그다음 날 바로 Zoom에서 만나 함께 공부했다.
'뽀모도로' 시간 관리법으로 공부했다. 25분 공부하고 5분 쉬고, 25분 공부하고 5분 쉰다. 총 네 번, 그러니까 두 시간이 끝나고는 1시간 휴식을 한다. 점심 시간이다. 그리고 또 두 시간 공부한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오늘 컨디션은 어떤지, 하고 싶은 공부는 무엇인지 등을 말한다. 25분 동안 공부할 때는 마이크는 꺼둔다. 쉬는 시간이 되면 마이크를 켜고 "쉬는 시간이야! Pause!"라고 말한다.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에 가거나 수다를 떤다. 25분 동안 공부가 잘 되었는지(Wie läuft es heute bei dir?)도 묻는다. 혹은 공부가 안 되었다면 (Ich bin nicht gut voran gekommen)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공부 끝나고 수다를 떨다가, 레나가 교회에서 예배 영상을 편집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코로나 사태로 독일 교회, 성당도 한국처럼 유튜브 라이브로 예배와 미사를 중계한다. 나는 레나에게 "오! 나도 영상 편집을 배우고 있어" 말하며 내 Vlog를 보여주었다. 영상을 보는 레나를 보니, 마치 내가 준 생일 선물을 내 앞에서 열어보는 친구 앞에 서있는 것 같았다. 좀 쑥스러웠다.
필기 영상을 만들어 달라던 도도 씨의 요청이 있었다. 그래서 영상 중간에 필기를 넣어보았다. 매일 아침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 계획한다. 소논문에 써야할 내용이 많아서 머리에 온갖 내용이 엉킨 느낌이 든다면 (주로 소논문 글쓰기 초반에 나타나는 현상) 마인드 맵을 그려본다.
공부를 끝내고 저녁 6시 쯤 저녁을 먹었다. 며칠 전 한국 식품 쇼핑몰에서 주문한 비비고 김치만두와 동그랑땡을 오븐에 구웠다. 비비고 김치만두는 정말 너무 매우 맛있있다. 보리 반 쌀 반으로 만든 보리밥은 쫄깃쫄깃 씹는 맛이 있었다. 데친 양배추는 달달하고 아삭아삭했다. 저녁을 먹고 쓰레기 버리러 나가며 산책을 했다. 날씨가 정말 좋은 날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바닥 낙서를 발견했다. 분필로 그림을 그리고 자기 이름도 적어둔 토마스 Tomas와 야니스 Jannis. 나도 어릴 적 바닥에 분필로 그림 그리고 놀았었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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