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8일 월요일 밤 베를린
잠들기 전 책장에서 읽고 싶은 책을 꺼내와 침대 옆 탁자에 올려둔다. 오랜만에 '두 로테'를 펼쳤다. 작년 아마존에서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주문했다. 하지만 잘 읽히지 않았다. 그때는 독일어책을 펼치면 잠이 오는 마법에 걸려있었다 ;-)
열 번도 넘게 보았던 두 로테 만화책. 이명신 작가의 작품으로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함께한 책이다. 만화책을 못 보게 했던 엄마가 유일하게 허용했던 책이 '내친구들'이라는 가톨릭 계열 출판사의 만화잡지였다. 두 로테는 '내친구들'에서 연재되었고 단행본으로도 나왔다. 단행본을 아끼고 아끼며 또 보았다.
(엄마가 허용하지 않았지만, 언니와 나는 만화책을 몰래 빌려 읽었다. 둘 사이 '만화책 바꿔 읽기 동맹'이 결성되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윙크에서 연재되었던 천계영 작가의 '오디션'에 빠졌다. 용돈을 모아 당당하게 단행본을 샀다.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냐고 물으면 새로 나온 오디션 단행본을 부탁했다. 그렇게 전권을 모았다.)
'독일어책을 읽으면 잠이 드는 마법'은 거의 풀린 것 같다. 소리 내 읽으니 한 시간도 읽게 되더라.
중고 책으로 읽다가 새 책을 샀다. 중고 책은 오래전에 출판된 책이라 예전 맞춤법으로 쓰여 있었다. '독일어책을 읽으면 잠이 오는 마법'이 풀린 기념으로 나에게 새 책을 선물했다.
두 로테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디즈니에서 만든 페어렌트 트랩이 정말 재미있어 몇 번이고 봤던 기억이 있다. 2017년에 독일에서도 영화 Fernsehefilm로 나왔더라. TV 방송국에서 만든 영화로, 우리나라의 영화와 단편 드라마 중간의 영상 작품이랄까? 위 페이지로 들어가면 (독일 내에서) 2020년 8월 4일까지 무료로 볼 수 있다.
이어지는 글: 독일어책을 읽으면 잠이 오는 마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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